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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7-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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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말팔초(七末八初). 관광업계에선 단순히 7월 말 8월 초의 시간대를 뜻하는 게 아니라, ‘문전성시’ ‘인산인해’를 완곡히 표현하는 사자성어 격으로 쓴다. 실제로 본격적인 휴가철인지라 어디 연락해 보면 두루두루 떠나 있다.
“다음 주까지 휴가야” “어디 갔냐?”는 심드렁한 질문이 오간 후, 으레 붙는 말은 바로 “(그 지역 음식을) 먹겠네, 우와 좋겠다”는 정말 진정성 담긴 감탄사다. 사람들은 해당 지역의 명승에 대한 관심보다, 향토음식(鄕土飮食)을 먼저 떠올리는 까닭이다. 예를 들어 ‘춘천을 간다’ 하면 산, 호수와 폭포무학 주식
등을 얘기하기보다, “닭갈비, 막국수 먹겠네” 하고 아는 척 맞장구를 치는 때가 많다.
여행의 즐거움은 애초 관광(觀光)이란 말처럼 뭔가를 본다는 것(sightseeing)에 그쳤으나, 지금은 많은 트렌드가 생겨나 여행자들은 다양한 즐길 거리를 휴가지에서 누리기를 원한다. 그중 하나가 일상에서 맛보기 힘든 향토 요리나 지역 제철 음식을 온라인돈벌기
맛보는 것이다. 각 지방에는 고유한 전통 음식이 있거나 지역에서 많이 나는 재료를 쓴 특유의 음식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휴가철 관광 도시엔 여느 때보다 향토 요릿집이 붐빈다. 지역 단골손님보다 여행객 비중이 많아진 덕이다. 아예 여행객만 노리는 식당도 있다. 전주 콩나물국밥집이나 부산 돼지국밥집 같은 식당은 여행객이 몰리는 곳과 현지 주에머슨퍼시픽 주식
민들이 찾는 집이 자연스레 나뉘어 있기도 하다. 심지어 주민들은 아예 찾지 않는 메뉴도 종종 볼 수 있다. 전국에 널리 알려진 향토음식이지만 여행객이 그걸 먹으러 간다면 “그걸 굳이 왜 찾아 먹냐”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값도 터무니없이 비싸고 뜨내기 취급이라 불친절하다는 이유다.
정보가 잘못 알려진 경우도 많다. 해당 지역엔 원래 없던 베스트주식아카데미
음식이 원인불명의 인기를 타는 바람에 급조되기도 한다. 유명한 식재료가 나는 지역일수록 이를 얼렁뚱땅 조합해 만든 요리가 많이 생겨난다. 여름철 동해안 강릉의 해변에서 조개구이를 많이 팔지만 사실 그 조개들은 거의 서해안에서 나는 것들이다. 여행객이 영동고속도로를 향하고 있을 때 그 앞뒤에 있었던 물차에 실려 왔다. 사람이 조개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셈이다한광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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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평에도 불구하고 여행객들은 그래도 향토음식을 챙겨 먹지 않으면 왠지 허전하니 아무튼 지역 메뉴를 찾아내 여행지에서의 식도락을 즐긴다. 요즘엔 거기다 더해 지역 맛집이 가세해 손님을 불러 모으고 있다. 지역 맛집은 반드시 향토 요리를 선보이는 식당이 아니다. 보편적 일상적 메뉴를 취급하지만, 해당 지역에서는 독보적 인기를 모은 곳이다.
사실 같은 메뉴 종류라도 지역의 신선한 재료를 도입해 주목을 받는 경우도 많다. 이를테면 제주 흑돼지를 쓴 돈가스나 강릉 초당두부를 넣은 짬뽕 같은 경우다. 멀리서 온 여행객은 도시에 머무르는 동안 한 번쯤이라도 들러 보기를 원한다. 왜? 궁금하니까.
사진 왼쪽부터 강릉 ‘벌집’의 장칼국수, 보령 ‘수정식당’의 밴댕이조림, 단양 ‘어부명가’의 쏘가리회.
무더운 여름 휴가철엔 산과 계곡, 호수, 바다 등으로 피서(避暑)를 많이 떠난다. 지형이 다르고 산물이 차이가 나니 당연히 지역마다 향토음식이 다르다. 일상의 변화를 갈구하는 여행객의 심리상 바다에선 해물을, 강과 호수에선 민물 재료를 주로 찾는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맛보는 생선회는 여행객에게 떠나온 보람을 준다. 강과 계곡이 많은 내륙 지방에선 민물매운탕이나 다슬기국, 어죽 등이 어울린다. 특산물이 곧 메뉴 결정에 영향을 준다는 얘기다. 흑돼지를 키우는 남원과 제주도 등에선 일상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삼겹살도 인기 메뉴가 된다.
서울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면 소고기도 경쟁력 있다. 한우, 육우를 많이 키우는 경북에서 소고기를 맛보기에 좋다. 규모가 좀 있는 도시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은 해당 지역의 맛집을 리스트에 올린다. 그게 분식이든 중식이든 상관없다. 지역에서 이미 입소문이 난 식당으로 ‘실패할 일’이 적은 까닭이다.
역사성까지 있다면 안성맞춤이다. 일찌감치 널리 알려진 향토 요리라면, 또 아직 한 번도 맛보지 못했다면,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 경험 소비 대상으로 퍽 만족스럽다. 진주냉면이나 부산 동래파전, 전주비빔밥, 강릉초당순두부, 광양 불고기 등이 그렇다. 옛 문헌에 오를 정도로 오래된 역사가 아니라도 좋다. 대한민국 외식의 역사가 짧은 까닭에 요즘 파는 메뉴는 대부분 19세기 말엽에야 등장하기 시작했다. 20세기 중반에 생겨난 메뉴도 많다. 서울 신당동 떡볶이, 부산 조방낙지와 돼지국밥·밀면, 마산의 아귀찜, 인천의 냉면과 짜장면, 수원 왕갈비, 대구 육개장과 막창구이, 통영 충무김밥, 군산 짬뽕, 전주 콩나물해장국 등은 이제야 첫 세대로부터 다음 세대로 넘어온 메뉴들이다.
지역성이 강한 메뉴도 있다. 어떤 도시엔 다른 곳에서 이름조차 찾아볼 수 없는 메뉴들이 종종 있다. 보령 라조면, 전주 물짜장, 대구 야키우동, 예천 태평추, 장흥삼합, 통영 우짜, 포항 모리국수, 영암 갈낙탕 등은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한 메뉴다. 처음엔 어느 한 집이 시작했다가 인기에 힘입어 근처로 퍼져나간 형세다.
계절성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제철 해산물이 적어 딱히 마땅한 메뉴를 고르기 어려운 시기다. 다만 횟감으론 농어, 민어, 쥐치가 나오고 민물에선 쏘가리, 다슬기가 있다. 농산물론 감자, 옥수수, 쌈채류와 수박, 참외 등 과일이 제격이다. 연중 가장 무더운 날씨이니만큼 시원한 냉국수를 찾게 된다.
이를 감안하면 이제 휴가지에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대략 정리가 된다. 잘 먹고 오는 것도 훌륭한 휴가다. 우리 삶 중에서 휴식과 보양은 늘 붙어 있다. 이번 글로써 휴가철 필자에게 오던 메뉴 문의 전화가 좀 줄어든다면 그 또한 얼마나 귀한 휴식이 생기는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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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맛볼까
◇부산= 그래도 부산까지 왔는데 생선회를 빼먹을 수는 없다. 관광객들로부터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회 타운은 역시 광안리 민락동. 1층 시장에서 생선을 골라 광안대교가 보이는 초장집에서 느긋하게 회를 즐기면 부산 여행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수변 산책로에 인접한 밀레니엄 프라자 1층 ‘강남상회’는 신선한 횟감과 해물을 취급하는 집. 요즘 좋기론 농어와 쥐치가 있다. 워낙 회전이 좋은 집이라 농어, 숭어 등 횟감도 좋고 신선한 쥐치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간까지 제대로 즐길 수 있다. 5층 초장집까지 배달해 준다.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로 103 1층.
◇목포= 빤히 바다가 바라보이는 곳에서는 고기를 구워 먹기보다는 아무래도 조개가 더 어울린다. ‘목포씨’는 신선한 조개구이를 전문으로 내는 집. 평화광장의 목 좋은 해변에 야외까지 개방된 가게라 여름철 바다 여행의 묘미를 누릴 수 있다. 전골, 구이, 회로 즐길 수 있는 조개 종류도 다양하고 활어회, 어묵꼬치 등 이것저것 곁들이는 안줏거리도 어느 하나 외면할 것이 없다. 화려하지만 가성비 좋은 세트에도 눈이 가고, 값비싼 키조개와 가리비만 따로 빼서 쏙쏙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 전남 목포시 미항로 145.
◇인천= 인천의 자랑인 송도유원지는 아직도 명불허전, 교통 체증 걱정 없이 푹 쉬다 올 수 있는 호캉스 성지로 여전히 그 명성을 지키고 있다. 인천 앞바다의 서정적 바다 풍경을 바라보면서 깔끔한 생선회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일식당 ‘긴자’다. 상호는 일본 도쿄(東京)의 명소에서 가져왔지만 생선회의 구성은 다분히 한식 스타일을 곁들였다. 그래서 메뉴 중 물회가 따로 있다. 사골육수에 흰살생선, 전복, 해삼과 멍게 등을 넣고 새콤달콤한 양념을 곁들인 시원한 슬러시 물회. 여름철 자칫 무뎌진 입맛을 당장 살려놓을 만큼 강력한 인상을 남긴다. 인천 연수구 옥련동 573.
◇강릉= 강릉에는 여러 명물이 있지만 장칼국수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구수하면서도 달큼하고 또 칼칼하기까지 한 장칼국수를 한국인이 외면하기란 쉽지 않다. 맛집 또한 많지만 이 중 시내에 위치한 ‘벌집’은 현지 주민들이 인정하는 맛집이다. 얼큰한 국물에 애호박과 김가루, 고기 다짐 등이 들었다. 직접 반죽을 밀어 칼로 썬 면발은 굵직한 게 억센 강원도의 산세를 닮았다. 국물은 얼큰하면서 제법 묵직하다. 그리 달지도 않은 것이 풍성하면서도 시원하다. 심이 박힌 듯 고들고들한 국수도 씹는 맛이 좋다. 원래 여인숙으로 썼다는 한옥집은 정말 벌집처럼 작은 방들로 마당을 빙 둘렀다. 강원 강릉시 경강로2069번길 15.
◇보령=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은 대천. 머드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당연히 여러 맛집이 몰려 있지만 꼭 하나 추천하고 싶은 것은 바로 밴댕이 조림이다. 대천역 인근 ‘수정식당’은 밴댕이를 ‘벤뎅이 조림’으로 판다. 조림이 거의 밥도둑 수준이다. 산란기를 앞둔 늦봄에 잡아 냉동해 놓은 밴댕이를 양은냄비에 넣고 대파와 마늘, 고춧가루 등을 올려 칼칼한 양념에 조려낸다. 최고의 이벤트가 있다. 작은 대가리를 젓가락으로 집어 두어 번 휘휘 저으면 대가리와 등뼈가 뚝 떨어져 나간다. 뽀얀 살만 남은 밴댕이를 양념에 적셔 쌈을 싸 먹으면 끝이다. 충남 보령시 대해로 8.
◇단양= 내륙이라 뭐가 없다고? 충북은 호수의 고장이다. 남한강이 흐르는 단양팔경의 고장엔 민물고기의 제왕이라 불리는 쏘가리가 있다. 다누리아쿠아리움 앞의 쏘가리 식당 골목에서 싱싱한 쏘가리를 맛볼 수 있다. 이 중 ‘어부명가’는 내수면 어업으로 잡아들인 쏘가리를 횟감과 매운탕으로 즐길 수 있는 집. 수조 속 쏘가리를 바로 올려 잡아 회로 낸다. 살이 단단하고 가시가 적으며 살짝 단맛이 돈다. 서덜로 끓여낸 매운탕도 훌륭하다. 골목은 구경시장으로 이어지고 숙소도 부근에 몰려 있어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강변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 충북 단양군 단양읍 수변로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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