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보틀드 - 플라스틱 생수는 어떻게 우리의 건강과 생명, 인권과 미래를 빼앗는가대니얼 재피 지음, 김승진 옮김, 아를 출판사
[지데일리] 2026년 새해가 밝자마자 유엔대학교 물·환경·보건연구소는 충격적인 선언을 내렸다. ‘세계 물 파산 보고서’에서 인류는 더 이상 물 스트레스나 위기 단계가 아니라 완전한 파산 상태에 이르렀다고 못 박았다.?
유엔이 인류가 ‘물 파산’ 단계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야마토게임 . 대니얼 재피의 '언보틀드'는 병입생수가 이 위기의 주범임을 지적하며, 물의 상품화가 불평등·환경오염·공공성 붕괴를 초래했다고 비판한다. 재피는 공공수도 재활성화, 병입생수 규제, 지역 연대를 해법으로 제시한다. AI생성
릴게임방법 전 세계 인구 75%가 물 불안정 국가에 살고, 40억 명이 매년 최소 한 달 이상 극심한 물 부족을 겪으며, 연간 가뭄 피해가 3070억 달러에 달하는 이 현실은 피상적인 자연재해가 아니다. 이는 정의와 안보, 정치경제의 문제로, 피해가 소농, 원주민, 저소득층, 여성과 청년에 집중된 불평등의 산물이다.?
체리마스터모바일 이러한 물 파산 시대에 미국 사회학자 대니얼 재피의 신간 <언보틀드>가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불과 40년 만에 3000억 달러 규모의 괴물로 성장한 병입생수가 이 위기의 주범 중 하나임을 날카롭게 파헤친 이 책은, 플라스틱 병 속 물이 우리의 건강, 인권, 미래를 어떻게 갉아먹는지 추적한다.
이 책은 병입생수의 기원을 되짚으
체리마스터모바일 며 그 상품화 과정을 논리적으로 해부한다. 1980년대 초 소수 부유층의 사치품으로 시작한 병입생수는 네슬레, 코카콜라, 펩시, 다논으로 불리는 ‘빅4’ 기업의 공격적 확장으로 대중화됐다. 이들은 지역 지하수나 샘물을 헐값에 추출해 로비와 마케팅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재피 교수는 10년 넘는 현장 연구를 통해 미국, 캐나다, 멕시코,
오션파라다이스게임 브라질의 물 위기 지역을 직접 누비며 증언을 모았다. 지역 주민, 기업 관계자, 공무원과의 인터뷰는 병입생수가 환경오염(연간 5000억 개 플라스틱 병 폐기), 생태 파괴(지하수 고갈), 기후 악화(가뭄 증폭)를 넘어 불평등과 공공성 위기를 초래함을 입증한다.?
특히 수돗물보다 22배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병입생수에서 검출된다는 공중보건 데이터는 소비자 불신을 키우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병입생수 산업은 수돗물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셈이다. 저자는 신자유주의 물결 속 물 민영화의 실패 사례를 대비하며 병입생수의 교묘한 상품화 전략을 분석한다. 기업들은 TV 광고와 소셜미디어로 수돗물의 ‘오염’ 이미지를 심었고, 이는 공공 인프라 투자 압력을 약화시켰다. 자금 부족으로 낙후된 수도 시스템이 실제 오염을 빚자 불신이 악순환됐다.?
2014년 미시간 플린트 납 수돗물 사태는 이 악몽의 정점이다. 재정 긴축과 인종·계급 불평등이 결합된 이 재난에서 생수 기업은 이익을 챙겼으나, 지역 주민의 물 인권은 짓밟혔다.?
보고서는 플린트 사태가 단순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부정의임을 강조하며, 병입생수가 공공 시스템 약화의 공모자 역할을 했다고 지적한다. 이 과정에서 물은 공공재에서 사적 상품으로 전락, 글로벌 자본의 축적 도구가 됐다.
이 책의 핵심은 돈과 권력을 좇는 물길을 되돌리는 투쟁이다. 저자는 소비자와 추출 현장의 풀뿌리 운동을 상세히 조명한다. 소비 측면에서 대학과 공공기관의 병입생수 판매 금지 조례는 플라스틱 저항 운동과 연계돼 공공 수도 재활성화를 이끌었다. 추출 현장에서는 네슬레의 공장 건설 계획이 주민 연대로 무산된 사례가 희망을 준다.?
캐나다나 브라질 마을에서 지하수 고갈과 트럭 통행 증가에 항의한 활동가들은 ‘물 희소성은 누구를 위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물은 아래로 흐르는 게 아니라 권력자에게 위로 흘러간다. 이러한 투쟁은 물 정의 운동으로 확장, 병입생수 체인이 인권과 공공 영역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통찰을 준다. 저자는 인터뷰를 통해 기업의 로비가 지역 분열을 조장함을 밝히며, 연대의 힘을 강조한다.
한국 맥락에서 이 책의 메시지는 더욱 절박하다.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 잉거 안데르센은 지난해 제주 세계환경의날에서 “깨끗한 수돗물이 나오는 한국에서 왜 플라스틱 생수를 사는가”라고 질타했다. 1994년 병입생수 시판 후 30년, 매달 마트에서 생수를 사는 일상이 당연해졌다.?
그러나 지난해 강릉 가뭄처럼 재난이 닥치면 주민들은 새벽 줄을 서 생수를 받는다. 저자는 비상 시 대용량 물탱크와 물류 시스템이 우선돼야 하며, 병입생수는 최후 수단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정수기 필터 광고가 은연중 수돗물을 폄하하는 현실도 책에서 되새겨진다. 한국의 수도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마케팅 공세에 휘말려 공공 투자가 소홀해질 위험이 있다.
저자는 실천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공공 음수대 의무 설치, 병입생수 민간 금지 확대,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가 핵심이다. 지역정부가 빈 병 수거 비용을 기업에 부과하면 플라스틱 폐기물이 줄고, 공공 시스템이 강화된다. 글로벌 물 파산 시대에 이는 국가 단위 정책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이 책은 물이 생명과 정의를 상징함을 상기시킨다. 플라스틱 병에 담긴 것은 물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오만이다. 모든 사람이 깨끗한 물에 접근할 권리가 사회계약의 핵심이라면, 시장과 병입생수는 그 해답이 될 수 없다. 책은 이 질문을 던지며 독자를 행동으로 이끈다. 물 파산을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논쟁의 불씨를 지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