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슈세(Lionel Suchet) 프랑스 국가우주연구센터(CNES) 최고운영책임자(COO)가 27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5회 한불우주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박수현 기자





“유럽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다시 한번 우주 강국이 돼야 한다.”
지난 6월 파리 에어쇼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던진 이 발언은 프랑스가 향후 10년간 추진할 국가 우주 전략의 방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저궤도 위성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기업에 의존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며 “인도·캐나다·브라질·걸프 국가 등과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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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가우주연구센터(CNES)는 이러한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구체적 전략으로 구현하는 핵심 기관이다. 1961년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이 창설한 CNES는 프랑스 우주정책의 설계자이자 실행기관으로, 1965년 첫 자력 위성 발사에 성공하며 프랑스를 미국과 옛소련에 이어 세계 3위 우주강국으로 끌어올렸다. 이후 60년 동안 프랑스는 전략적 자율성과 장외거래시장
국제 협력의 균형을 내세워 유럽 우주정책의 방향을 선도해 왔다.
27일 서울에서 열린 ‘제5회 한불우주포럼’에서 리오넬 슈세(Lionel Suchet) CNES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프랑스 우주정책의 네 가지 핵심 축으로 자율성과 과학 연구, 산업 경쟁력, 지속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프랑스는 독립성과 국제 협력을 대립된 개념으알라딘다운로드
로 보지 않는다”며 “두 가지는 하나의 전략적 목표의 양면”이라고 강조했다.
◇자립과 연대, 두 마리 토끼 잡아
CNES는 독자적인 발사 능력 확보와 핵심 위성 개발 역량을 강화하며, 유럽우주국(ESA)과 협력하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자국 기술과 연대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SA와 공동 개발한 차세대 발사체 아리안 카프로 주식
6호(Ariane 6)가 대표적인 예다.
아리안 6호는 지난 3월 프랑스 국방부의 정찰위성 CSO-3을 싣고 발사돼 800㎞ 상공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모듈형 설계를 통해 2~4개의 고체연료 보조로켓(부스터)을 조합할 수 있으며, 소형 위성부터 대형 위성 발사까지 대응 가능한 유연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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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는 “아리안 6호를 쏘아 올린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우주센터도 국가 자율성을 상징하는 전략적 인프라”라고 설명했다. 쿠루 우주센터는 적도 근처에 있어 발사 효율이 뛰어나다. 덕분에 프랑스는 군사·민간 위성을 단독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실제로 프랑스는 CNES 창설 이후 54국과 100건 이상의 협정을 체결하며 국제 협력을 확대했다. ESA 재정에 가장 많이 기여하는 국가로서 유럽 주도의 글로벌 항법 위성 시스템(GNSS)인 갈릴레오와 지구 관측 위성 프로그램인 코페르니쿠스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연구·산업·환경 연결하는 삼중축 구축
과학 연구와 산업 경쟁력 또한 프랑스 우주정책에서 우선순위에 있다. CNES는 미 항공우주국(NASA), 독일항공우주센터(DLR) 등과 협력해 탐사와 기후·환경 연구를 수행하며, 프랑스 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프랑스는 유럽의 우주산업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속가능성 역시 우주정책의 핵심 축이다. CNES는 위성 관측을 통해 온실가스·메탄 농도를 모니터링하고, 우주폐기물 저감과 친환경 발사체 개발 등 책임 있는 우주활동을 제도화하고 있다. 슈세 COO는 “우주개발은 지구 환경과 충돌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프랑스는 오는 연말 새 국가 우주전략을 발표한다. 향후 유럽의 우주 정책과 국제 협력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슈세 COO는 “한국도 우주항공청 창립과 함께 앞으로 우주개발을 야심차게 진행해 나가려는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과 더 협업을 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CNES는 이날 한국 우주청과 포괄적 우주활동 협력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국가별 우주전략 기조발표와 ▲ 전략적 우주 자립성 ▲ 우주탐사 ▲ 차세대 궤도역량 ▲ 우주 서비스 ▲ 상업 우주 등 주제별 기술발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포럼과 함께 열린 기업간거래(B2B) 미팅에는 한국 기업 15곳, 프랑스 기업 17곳이 참여해 발사체, 소형위성, 지구관측 설루션, 궤도상 서비스, 우주상황인식(SSA) 기술, 우주의약 등 분야에서 협력 분야를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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