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양회동’을 만든 고한석 와이티엔(YTN) 기자가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사옥 인근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전종휘 기자
한 남성이 휴대용 소화기를 분무하며 급박하게 뛰어간다. 화면이 바뀌고 출동한 경찰차와 119 소방구급차 주위로 모인 사람들이 웅성댄다. 지난 2023년 5월1일 오전 9시께 춘천지검 강릉지청 경내. 50살 건설노동자가 노동절에 제 몸에 불을 붙였다.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둔 참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그는 병원에서 숨졌다.
다큐멘터리 ‘양회동’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리고 클럽에서 부킹으로
검증완료릴게임 아내 될 이를 만나 5년 교제 뒤 결혼할 정도로 놀기 좋아하고 사람 좋던 전국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제3지대장 양회동(부인 김선희씨 증언)이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렸는지를 30분에 걸쳐 보여준다. ‘폭군’ 윤석열이 건설노조를 폭력배로 몰아붙인 ‘건폭몰이’가 한국사회와 한 가장한테 생생하게 남긴 상처임을 잔잔하게 그린다.
다큐 ‘양회동
오션릴게임 ’을 만든 고한석 와이티엔(YTN) 기자를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와이티엔 사옥 근처에서 만났다. 과학기상부에서 과학을 담당하는 기자가 건설노동자 양회동을 소재로 다큐를 만든 이유가 궁금했다.
다큐멘터리 ‘양회동’의 한 장면. 영상 갈무리
게임몰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뒤 와이티엔이 유진그룹에 강제 매각되고 막 망가지던 때인데, 윤석열이 망가뜨린 건 와이티엔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 있었죠. 양곡법, 간호법 등에 마구 거부권을 휘두르던 때라 애초 ‘거부당한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다큐를 만들려 했어요. 그러다 양회동 분신 사건을 접했는데, 조선일보 보도를 보고 다큐를 만들기
야마토게임 로 결심했어요. 언론 종사자로서 윤석열과 조선일보의 건설노조 악마화의 진실을 밝히고 그 삶을 조명해보고 싶었습니다.”
조선일보는 양회동 지대장 사망 뒤 5월17일치 신문 사회면에‘분신 노조원 불붙일 때 민노총 간부 안 막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당시 양회동과 함께 있던 건설노조 간부가 적극적인 구호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분신 방조
바다이야기룰 또는 기획설을 암시하는 내용이었다. 기사엔 분신 장면이 담긴 강릉지청 폐회로티브이(CCTV) 화면이 ‘독자 제공’이란 이름으로 배치됐다.
전국언론노조 와이티엔지부장이던 고 기자가 와이티엔의 유진그룹으로의 강제 매각 반대 투쟁을 벌이고 유진그룹 인수 뒤 이뤄진 사영화 조처에 저항하던 때다. 그가 노조 일을 맡기 전 팀장으로 일하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탐사보고서 기록’은 양회동 분신 한달 전쯤 폐지됐다.
다큐멘터리 ‘양회동’을 만든 고한석 와이티엔(YTN) 기자가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사옥 인근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전종휘 기자
앞서 2023년 2월21일 국무회의 자리. “아직도 건설 현장에서는 강성 기득권 노조가 금품 요구, 채용 강요, 공사 방해와 같은 불법행위를 공공연하게 자행하고 있다”는 법치를 가장한 폭력의 언어가 대통령 입에서 나왔다. 경찰은 전국적으로 특진을 내걸고 건설노조 일망타진에 나섰다. 조합원 2250명이 경찰에 소환됐고 703명이 기소됐다. 노조의 정당한 교섭 요구는 건설사를 상대로 한 공갈·협박으로 둔갑했다. 양회동은 유서에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랍니다. 제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네요”라고 적었다. 평소 작업반장 등한테 “외국인(노동자) 하고 대화 안 되겠지만, 손짓 발짓 다 해서라도 꼭 안전 관리하세요”라며 현장 안전을 챙기던 양회동으로선 정권의 잡범 취급을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양회동 지대장은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본인이 노조 간부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사람이었고요. 보통 분신했다고 하면 과격한 노동운동가를 떠올리지만,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그의 죽음은 윤석열 정권의 건폭몰이라는 맥락 속에 이뤄진 것일 뿐 양회동 지대장이 엄청나게 강한 신념으로 자기 자신을 불태운 게 아니라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저항이었던 거죠.”
고 기자가 파악한 양회동은 그런 사람이었다. 본격적인 다큐 작업은 그가 지부장을 그만둔 2024년 3월 고인의 아내 김선희씨를 만나며 시작됐다. 양회동의 동료와 노무사, 언론·노동단체 관계자들을 수소문해 만났다. 현직 과학 담당 기자인 탓에 인터뷰와 편집 등 작업은 주로 퇴근 뒤와 주말을 이용했다. 취재비 등 회사의 지원은 물론 없었다. ‘탐사보고서 기록’ 때 함께하다 유진그룹의 와이티엔 인수 뒤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세종호텔 등 해고자 농성 현장을 취재 중이던 김종필 촬영감독과 의기투합했다. 고 기자는 “편집 작업도 밤에만 해야 해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온전히 취재한 기간은 넉달 정도”라며 “양회동 지대장을 잘 아는 이들을 인터뷰하려 해도 주말에만 가능했고, 분신 당시 옆에 있던 동료는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려 인터뷰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양회동’을 만든 고한석 와이티엔(YTN) 기자가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사옥 인근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전종휘 기자
고 기자와 김 감독은 지난달 26일 국내 언론 관련 학회 등이 모인 미디어공공성포럼이 주는 ‘2025 언론상’ 본상을 받았다. 포럼 쪽은 “고 양회동 노동자 분신 사건을 심층 조명해 그 죽임이 개인의 비극으로 봉합될 수 없음을 보여줬고, 동시에 정치·경제 권력과 결탁해 노동자를 부정적으로 재현하고 노조를 범죄화하고 있는 한국 주류 언론의 침전된 관성을 드러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다큐 제작에 관여하지 않은 와이티엔은 이 소식을 단신으로 보도했다.
고 기자는 “강릉지청에서 양회동 분신 사건 폐회로티브이 영상을 유출한 이를 찾아야 해요. 재수사에 들어간 경찰이 이번엔 제대로 하길 바랍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작년 5월 대선 후보 시절 양회동 지대장 유족을 만나 진상 규명을 약속했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이뤄진 건 없네요.”
다큐 ‘양회동’은 단비뉴스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고 기자는 언젠가 와이티엔 상황이 정상화하면 취재를 보강한 다큐 ‘양회동’을 새로 만들 작정이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