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중 사진작가는 음악가의 길을 걷지 못한 아쉬움을 갖고 음악가들을 동경하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10년 차를 넘어선 이제는 음악 그 자체에 경배하듯 카메라를 든다. 박윤슬 기자
“저는 포스터나 음반 커버에 아티스트 얼굴이 전면에 크게 나오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이제껏 제가 아름답다고 생각한 커버나 포스터들은 예술적으로 음악 혹은 음악가를 그 한 컷에 잘 대변한 사진이었어요.”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신보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카네기홀 실황 앨범이 지난 2월 발매됐을 때, 한 사진작가의 ‘꿈’도 함께 이뤄졌다. 김신
오션릴게임 중(36) 공연예술 전문 사진작가는 2025년 4월 임윤찬의 미국 뉴욕 카네기홀 공연에 동행했다. 그때 찍은 임윤찬의 뒷모습을 담은 사진이 이번 데카에서 발매한 앨범의 표지로 선택된 것. 관객도, 지휘자도, 다른 연주자도 하나 없이 그 큰 무대 위에 오직 그랜드 피아노와 생각에 잠긴 듯한 임윤찬, 조명 빛만이 존재한다.
지난 4일 서울 광
바다이야기오리지널 진구 자양동의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사실 이 사진은 반쯤 포기한 상황에서 기적처럼 기회가 마련되어 찍을 수 있었던 것”이라며 뒷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리허설 때 방송국 카메라들이 너무 많이 들어와 있어서 굉장히 혼잡했어요. 제가 사진 구도를 전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큰일 났구나’ 고민하다가 리허설이 끝나 버렸어요. 그렇게 퇴장
골드몽 을 하려던 찰나, 웬걸 윤찬 씨가 다시 들어오는 거예요. 드레스업까지 다 된 상태로, 피아노 테스트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하겠다고요. 마침 다른 카메라들은 모두 나갔어요. 저와 윤찬 씨만 남아 있었죠. ‘지금이다, 딱 좋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셔터를 딱 한 번 눌렀습니다.”
게임릴사이트 임윤찬 ‘바흐:골드베르크 변주곡’ 앨범 커버.
자신이 지향하는 사진을 찍었고, 그게 공연예술 전문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세웠던 꿈인 ‘음반 표지’로도 선정됐다. 김 작가는 “그동안은 피아니스트인 제 아내와 친한 연주자들 앨범에 제가 찍은 사진을 넣어 제작하면서 갈증을 달래 왔다”고 말했다.
릴게임꽁머니 “CD는 플레이어 안에 들어가 버리지만 앨범 커버는 손에 쥐고 계속 보게 돼요. 심지어 온라인으로 음원을 스트리밍할 때도 시각적으로는 커버 이미지를 보죠. 그래서 사진을 업으로 하는 사람에게 이건 진짜 중요하고 뿌듯한 일이에요.”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두산아트센터, 롯데콘서트홀 등 국내 유수 공연장에서 무용, 클래식 연주회 등의 공연 사진을 찍어온 지 10여 년이 된 김 작가에게 카네기홀 경험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특히 클래식이 심한데, 국내는 공연 도중에 사진작가에게 이동의 자유를 단 1m도 허용하질 않는 반면 카네기홀에선 무대 위를 제외하고 어디로든 이동하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면서 “그 차이를 체감하고 나니 국내 클래식 공연 사진들이 전부 천편일률적인 것이 점점 더 아쉽게 느껴지더라”라고 밝혔다.
클라리넷을 오래 배웠지만, 대학교는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기업 취직 전선에는 아예 발을 들인 적이 없다. 군대를 군악대로 다녀오고 공연 기획에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2013년 인사동 쌈지길에서 9개 대학생 단체가 모인 ‘디스 이즈 아리랑’ 오케스트라 플래시몹(여럿이 약속된 시간과 장소에 모여 함께 공연하고 흩어지는 퍼포먼스)을 기획하고 홍보했다. 이때 ‘신중 씨 사진 좋은데, 알바 한번 해 볼래?’라는 공연단체들의 제안으로 시작한 사진 일이 이젠 그의 ‘비즈니스 명함’이 됐다.
김 작가는 공연 실황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들의 프로필 사진 ‘맛집’으로도 소문났다. 모델의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그 사람과 가장 ‘비트’가 어울리는 음악을 선곡해 틀어 두고 사진을 찍는다. 이때 ‘연사’(고속 연속 촬영)는 그의 사전에 없다. “인공지능(AI) 시대라서 일부러 더 반기를 들고 싶어요. 카메라가 찍은 사진을 사후에 제가 선택하는 것은 일을 너무 재미없게 만들거든요. 되도록 제가 순간을 포착하고 이 장면을 담아야겠다는 판단을 한 다음, 셔터를 ‘신중하게’ 한 번 누르려고 합니다.”
이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