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산>??황대연? 객원기자]? ? ??그러구러 상계봉 정상에 올라선다. 바람에 날려온 싸락눈이 얼굴을 때린다. '씨잉~씽' 불어오는 찬 바람이 앙상한 나뭇가지를 마구 흔들어 댄다. 나뭇가지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눈이 후드득 떨어진다. 지난해 풍성했던 나무는 잎을 모두 땅으로 돌려보내고 여윈 가지를 드러낸 채 맨몸으로 찬바람을 맞고 있다.
?닭계자가 들어간 상계봉 정상
바람이 맨살을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고통을 참아내는지 '윙~윙' 신음
릴게임바다이야기 소리를 낸다. 그런 나무들이 안쓰럽기만 하다. 바람에 모자가 들썩이고 추위에 손을 비비면서도 이곳에서 만나는 겨울이 반갑기만 하다.
정상에 우뚝 솟아있는 바위는 타오르는 불꽃처럼, 하늘을 찌르는 창끝처럼 뾰족뾰족 솟아있다. 그 모습이 수탉의 볏을 닮았다고 하여 상계봉(上鷄峰)으로 부른다. 정상석에는 '위대한 북구 유산?40선' 글귀가 쓰
릴게임몰 인 표찰이 붙어있다. 발아래에는 굽이굽이 달려온 낙동강이 바다의 품에 안긴다.
강물은 강을 떠나 무심하게 바닷물과 한 몸이 된다. 하늘에는 흰 구름이 한가로이 노닌다. 강?건너에는 김해시 일대와 낙남정맥 신어산 산줄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능선
온라인골드몽 길을 따라 나아간다. 구불구불 이어진 능선은 세상의 모든 더러움과 허물을 덮은 듯 하얗게 물들었다. 나뭇가지마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 몽실몽실 눈꽃을 피웠다. 목화송이보다 곱게 핀 새하얀 눈꽃은 이 세상 그 무엇보다 곱고 아름답다. 두 눈이 호사를 누리다 보니 가슴속에 행복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바다신릴게임 겨울산행
오 선생은 설경을 배경으로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여기도 저기도 시선 닿는 곳 모두 멋진 배경이 된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오 선생뿐이 아니다. 어떤 이는 삼각대 위에 커다란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연신 셔터를 누른다. 그의 얼굴에는 행복하
릴게임가입머니 다는 표정이 가득하다. 그는 사진을 찍으며 행복해하고 나는 눈 쌓인 산길을 걸으며 행복해한다.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때마침 눈발도 날리지 않고 햇살도 따스하다. 작은 공터에 앉아 도시락을 꺼낸다. 몇 수저 뜨지 않았는데 갑자기 눈발이 날린다. 싸락눈이 아닌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순식간에 밥으로, 반찬으로 눈이 들어가 쌓인다. 어쩔 수 없이 눈에 밥을 비벼 먹는다.
어느새 파리봉이다. 파리봉이라니, 대체 무슨 뜻일까? 아무리 둘러봐도 파리 한 마리 눈에 띄지 않는다. 파리 모양의 바위도, 파리똥이 덕지덕지 붙은 바위도 없다. 정상에 자리한 바위는 이렇다 할 특징 없이 그저 두루뭉술할 뿐이다. 정상석에 쓰여 있는 글귀를 보고서야 그 뜻을 알 수 있었다.
"파리(?璃)란? 불교 칠보 중의 하나로써 수정을 뜻한다."
그렇다면 이 두루뭉술한 바위가 투명하게 빛나는 수정(水晶)을 닮았다는 말이 아닌가. 하산 후 멀리서 자세히 바라봐야겠다. 우리는 고당봉까지 갈 계획을 수정(修正)하여 서쪽 능선 내림 길에 들어선다. 하산 길은 아무도 가지 않은 듯 발자국도 없다. 희미한 길 흔적을 따라 한 발 한 발 발자국을 찍으며 내려간다. 발목까지 쌓인 눈을 밟을 때마다 보드라운 탄력이 온몸에 전해져 온다.
상계봉 능선
발밑에서 들려오는 '뾰드득~뾰드득' 소리는 발걸음까지 경쾌하게 만든다. 어쩌다 자칫 발을 잘못 디디면 종아리까지 빠져들거나 엉덩방아를 찧기도 한다. 그때마다 긴장한 탓인지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하지만 그게 좋다. 오히려 작은 흥분이?일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이 순간만 큼은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없을 것만 같다. 문득 어느 시인의 시 한 구절이 떠오른다.
"눈이 내리면 그냥 보기는 심심하고 뽀득뽀득 발자국을 만들어야 맛이다."
중턱 아래에 이르자 나무에 핀 설화가 따사로운 햇볕에 녹아내리면서 물방울이 되어 투명한 보석처럼 반짝인다. 마치 멋진 크리스털 샹들리에처럼. 그림 같은 풍광에 저절로 발걸음이 멈춰지고 탄성이 터져 나온다. 하지만 녹아내린 설화를 생각하니 가슴 한 귀퉁이에 왠지 모를 슬픔이 밀려온다.
이 세상 무엇보다 찬란하 게 꽃피웠을 터인데, 그 시간이 너무나 짧았던 건 아닐까? 애처롭고 안타깝다. 문득 사람 사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속절없는 아쉬움을 두고 일찍 떠나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보는 듯하다. 박수 칠 때 떠나라고는 하지만, 너무 큰 아픔은 싫다.
파리봉 정상
겨울 산의 품에 안겼다가 따스한 도심으로 내려서니, 대체 내가 어딜 다녀온 건지, 꿈에서 깨어난 것만 같다. 겨울이 겨울 같지 않은 속세를 떠나 잠시 설국에 다녀온 건 아닌지. 꿈인들 어떠며 현실인들 어떠랴. 이게 겨울의 행복인 것을.
글.사진 황대연 객원기자?│ 백두대간?종주 등 2,900여 개의 국내 산과 킬리만자로 등 9개의 해외 산에 올랐다. 저서?『백두대간에 서다』, 『은퇴산꾼 고산에 서다』, 『헤어날 수 없는 사랑』, 『맹물에 조약돌을 삶아 먹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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