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진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술전략연구센터 책임연구원
현대 국제정치이론의 권위자인 사무엘 헌팅턴(Samuel P. Huntington)은 1996년에 'The Clash of Civilization(문명의 충돌)'이라는 명저를 출간했다. '문명의 충돌'에서 헌팅턴은 탈냉전 시대의 국제정치를 문화와 문명 간의 갈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는 탈냉전 세계에서 인류를 갈라놓는 가장 중요한 구분은 이념적, 정치적,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앞으로 글로벌 갈등의 핵심 원인은 이념이나 경제가 아닌 문화적 정체성의 차이가 될 것이라는
릴게임예시 논지를 펴고 있다.
필자는 헌팅턴의 통찰에 근본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21세기의 글로벌 질서가 '문화'뿐 아니라 '기술'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은 이미 '新기술냉전'이나 '디지털 시대의 문명 충돌'로 비유되고 있을 정도다.
헌팅턴은 탈냉전
바다신2 다운로드 세계를 다문명 질서로 설명했지만, 21세기의 세계는 다문명뿐만 아니라 다극화된 기술 질서 속에서 여러 국가들이 자국의 기술 생태계와 기술역량을 지키고자 경쟁하는 세계다.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 5G/6G, 우주항공, 양자컴퓨팅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중 중심의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경제적 경쟁을 넘어 체제 대결의 양상까지
야마토연타 보이고 있다. 즉, '문명의 충돌' 시대를 넘어 '기술의 충돌'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헌팅턴은 미래의 위험한 충돌은 서구의 오만, 이슬람의 불관용, 중화권의 자기주장으로부터 비롯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는데, 특히 미국과 유럽 중심의 서구문명에게 다음과 같은 강력한 경고를 날리고 있다. "서구가 세계를 제패한 것은 자기들의 사상이나 가
사이다쿨접속방법 치, 종교의 우수성 때문이 아니라, 체계적인 폭력 행사 능력의 우위 덕분이었다. 서구인들은 이 사실을 종종 잊지만, 비서구인들은 결코 잊지 않는다." 여기서 체계적인 폭력 행사 능력은 결국 서구문명이 다른 문명권에 비해 월등히 앞서나갔던 과학기술력의 우위에 기반한다. 그래서 비서구문명권들도 그 교훈을 잊지 않고 21세기의 글로벌 정치·경제패권 경쟁에서 과학
사이다쿨접속방법 기술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재 각국은 자국 진영의 기술 블록을 구축해 핵심 기술을 공유하고 타 진영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헌팅턴이 말한 문명권 블록화에 견줄 만하다. 실제로 미·중 경쟁으로 세계가 서방 기술 블록과 중국 기술 블록의 양대 진영으로 분할되기 시작했고, 다수의 국가들이 어느 편의 기술 질서를 따를지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됐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과 경제 분절화를 높여서 글로벌 경제 질서의 안정성을 해치고 있으며, 국제 협력의 기반이었던 경제 글로벌화를 후퇴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많은 전문가들은 21세기 전반부의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을 '신냉전', 'AI 패권경쟁', '반도체 전쟁', '기술블록화', '기업형 초국가 권력', '사이버파워', '상호의존무기' 등 다양한 키워드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석학과 전문가들의 견해에서 공통적으로 흐르는 인식은 "기술이 곧 권력"이며, 이에 대한 선점과 통제가 21세기 국제질서의 향배를 결정짓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기술의 충돌 시대'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 정부, 기업, 조직, 개인들은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인가? 필자는 21세기 글로벌 질서 재편의 핵심 동인이 더 이상 군사력과 경제력만이 아니라 기술과 문명이 융합된 힘이며, 우리가 직면한 '기술 문명의 충돌'을 잘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평화와 번영의 열쇠라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자세일 것이라고 조언하겠다. 심진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술전략연구센터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