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 발달장애가 있는 김도훈(왼쪽)군이 지난달 9일 토프모빌리티의 아시아 최초 상용화 전기비행기에 탑승해 조종사 김해민씨의 안내를 받으며 경기도 고양시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김군과 김씨를 태우고 비행 중인 토프모빌리티의 전기비행기 모습. 토프모빌리티, 김군 가족 제공
지난달 9일 경기도 고양시 수색비행장 활주로. 파란색 모자를 뒤로 눌러쓴 한 소년이 자기 모자와 같은 색 프로펠러를 단 흰색 경비행기를 향해 걸어가다 잠시 멈춰섰다. 장난기가 얼굴에 가득하면서도 낯선 상황에
바다신게임 긴장한 듯 몇 번이나 발걸음을 머뭇거리던 이 소년은 이내 마음을 다잡은 듯 말했다.
“엄마, 전기비행기 타고 하늘로 올라가면 왠지 하나님을 조금 더 가까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더 기대돼요.”
이 소년은 자폐성 발달장애가 있는 중학생 김도훈(13)군. 도훈이가 이날 이곳에 선 건 미래항공모빌리티 스타트업 ‘
뽀빠이릴게임 토프모빌리티’의 아시아 최초 공인 전기비행기 1호 승객이 됐기 때문이다. 토프모빌리티가 도훈이를 역사적인 첫 탑승 순간에 초청한 덴 특별한 이유가 있다. 정재훈 토프모빌리티 팀장은 “발달장애인 가족은 여행이 쉽지 않은데, 도훈이가 아빠와 함께 여행하며 세상과 소통하는 모습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전기비행기를 통해 발달장애인들도
릴게임바다이야기 이동의 제약을 넘어 더 넓은 세상을 만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셨다”고 설명했다.
조용하게, 하늘로 훌쩍… 꿈에 다가서다
이날 김해민(22) 조종사 안내를 받아 2인승 전기비행기에 몸을 실은 도훈이 표정은 한껏 상기됐다. 관제탑 교신
우주전함야마토게임 과 마이크 상태를 점검하며 안전 수칙과 바람 방향을 설명하는 김 조종사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진지하게 경청하는 아들을 활주로 한편에서 지켜보던 어머니 김윤정(45) 집사의 얼굴에도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김 집사는 “낯선 것에 대해 두려움이 크고, 새로운 것을 익히는 데 시간이 필요한 아이라 비행 중 돌발 행동이 있을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평소 교통
바다신2 다운로드 수단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이번 도전은 비교적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잠시 후 도훈이와 김 조종사가 이륙 준비를 마치고, 비행기는 활주로를 따라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화석연료 대신 배터리와 전기 모터로 구동되는 전기비행기는 어느새 프로펠러 소리만 남긴 채 새가 날아오르듯 조용히 이륙했다.
도훈이가 탄 비행기는 고도 약 600m(2000ft)까지 도달했다. 도훈이는 기내 모습도 셀프 카메라로 직접 촬영했다. 관계자들의 우려와 달리 도훈이는 하늘 상공에서도 조종사 설명을 차분히 듣고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전기비행기는 수색 비행장을 출발해 한강을 따라 북쪽 끝, 북한이 내려다보일 정도 지점까지 약 30분간 선회한 뒤 착륙했다.
김도훈(오른쪽)군과 김해민 조종사가 전기비행기 착륙 후 ‘아시아 1호 탑승객’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군 가족 제공
무사히 비행을 마친 도훈이 얼굴엔 성취감이 묻어났다. 그는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고 비행기가 조용해 오히려 졸렸다”면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구름 너머에 하나님이 계실 것 같았다”고 신나게 말했다. 김 조종사는 “호기심 많은 도훈이를 위해 안전에 특히 신경 썼는데, 수칙을 잘 지키고 비행 내내 차분하게 임해줘 고마웠다”며 “이번 도훈이의 도전이 다른 발달장애 친구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린 조금 느리게, 천천히 갈 뿐
김 집사 부부는 결혼 3년 만인 2012년 9월 쌍둥이 남매 도훈이와 도연이를 품에 안았다. 그러나 생후 18개월 무렵부터 도훈이는 여동생과 확연히 달라졌다. 성장 속도가 느렸고 눈맞춤이 주는 반면 누워 노는 시간은 늘었다. 이때만 해도 그저 ‘조금 더딘 성장 과정’으로 여겼다. 그러나 어린이집에 들어가 단체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다름이 확연해졌다. 단순 떼쓰기를 넘어 자해와 고성 등 돌발 행동이 반복됐고 결국 생후 36개월 때 ‘F84 코드’ 자폐성 발달장애 2급 진단을 받았다.
부부는 이날 말없이 서로를 그저 바라봤다고 한다. 아버지 김학인 집사는 “당시 가나안 성도였던 우린 하나님을 의지하고 찾기보단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지’를 놓고 그저 막막할 뿐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때 “함께 기도하고 노력하면 키워낼 수 있다”며 그의 손을 잡고 용기를 건넨 이는 도훈이 할머니인 신복남(77) 권사였다. 신 권사는 맞벌이하는 아들과 며느리를 돕기 위해 40년간 살아온 터전과 교회 공동체를 뒤로하고 도훈이 곁으로 이사 왔다. 그러한 기도와 사랑, 헌신 덕분에 김 집사 부부는 사회적 편견 앞에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고 발달치료를 받는 도훈이의 성장과 변화를 하나하나 기록하며 마음을 기울였다.
부부의 신앙 회복은 둘째인 도연이를 통해 이뤄졌다. 아픈 오빠에게 부모의 모든 관심이 쏠려 있던 동안 도연이는 친구와 교회를 다니며 신앙을 키운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은 다 가족과 함께 교회에 다니는데, 우리도 다 같이 교회에 가면 좋겠어”라는 말로 김 집사 부부와 도훈이까지 모든 가족을 하나님 앞으로 이끌었다.
은평청죽교회에 출석하며 성가대로 섬기는 김학인 집사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 예배드리는 순간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다”며 “하나님께서 맡기신 자녀를 두려움보다 ‘믿음으로 바라보라’는 마음도 주셨다”고 고백했다.
믿음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용기’
도훈이가 전기비행기 1호 탑승객이 될 수 있었던 건 그동안 포기하지 않고 경험을 쌓기 위해 반복한 노력의 결과다.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 교사로 일하던 김윤정 집사는 “소통이 어려운 도훈이를 무조건 감싸거나 특별하게 대하기보다 기다려 주며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마음으로 아이가 스스로 반복하고 경험하며 자라도록 곁에서 동행했다”고 설명했다.
김군이 지난해 8월 경북 경주에서 어머니 김윤정(가운데), 아버지 김학인 집사와 함께한 모습. 김군 가족 제공
반복시킨 경험 중 하나가 대중교통 이용이다. 도훈이는 처음엔 대형버스와 지하철 등의 교통수단을 ‘무서운 바퀴 괴물’로 여기며 모든 탑승을 거부했다. 그러나 김 집사 부부는 도훈이가 세상과 이어져 살려면 교통수단 적응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도훈이가 자동차에 친숙해지도록 차분히, 하지만 꾸준히 여행했다. 그 경험이 쌓인 덕분에 도훈이는 이제 집 앞의 노선 버스 타는 일을 가장 큰 기쁨으로 여길 정도가 됐다.
오랜 시간 인내하며 아이의 작은 변화를 기록해 온 부부는 2020년 ‘도훈아 학교 가자’를 펴냈다.
책에는 특수학급이 아닌 일반 통합과정의 학교에 다니며 느리고 서툴지만 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가고 싶어했던 도훈이와 그 부모의 마음, 도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유튜브 채널 ‘도늬의 호기심 세계여행’은 도훈이와 아빠가 함께 한 여행 기록을 전하는 창구다. 지난해 푸르메재단이 주최한 ‘코스콤 장애인 IT 창업 아이템 공모전’에도 선발돼 여행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을 콘텐츠로 공유했다. 발달장애인 가족에게 여행은 여전히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이들의 여정은 여행이 두려움이 아닌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일상과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용기를 전한다.
김학인 집사는 “여행을 통해 도훈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고, 한계도 구분하게 됐다”며 “촬영과 편집 과정도 아이에게는 중요한 배움의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비행기 탑승이라는 새로운 경험은 도훈이를 한 단계 더 성장시켰다. 김학인 집사는 “전기비행기라는 수단 자체보다 ‘1호 탑승객’이라는 자부심이 남다르게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파일럿이 돼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에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해서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솔직한 답을 내놓기도 했다.
김 집사 부부가 바라는 건 무엇보다 도훈이가 ‘하나님이 자신을 사랑하신다’는 걸 아는 것이다. 김학인 집사는 “성경말씀을 아직 어려워하지만 신앙 안에서 천천히 자라고 있다고 느낀다”면서 “갈 길은 멀어 보여도 하나님을 의지해 한 걸음씩 내딛는 걸음이 세상의 편견과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고양=글·사진 박효진 기자 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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