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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고속 성장 신화는 저절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기술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위험을 감수한 대규모 투자 등은 물론 2012년 제정된 '유통산업발전법'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 이 법에 따라 한국의 대형마트는 월 2회 공휴일 의무 휴업을 해야 하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온라인 배송도 할 수 없다. 대형 유통사들의 손발이 묶여 있는 사이, 그 공백을 쿠팡은 파고들었다.
그리고 올해 우리는 홈플러스의 '법정관리'라는 충격적 현실을 목도했다. 이마트를 잇는 유통업계 2위 알짜기업이 유통산업발전법 시행 13년 만에 휘청거렸다. '공정 경쟁'을 황금성사이트 명분으로 국내 기업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채운 대가는 이런 심각한 부작용을 만들었다.
규제 울타리 밖에서 쿠팡은 대형마트의 강점이던 신선식품 영역까지 장악했다. 지난해 매출이 40조원을 넘어서며 명실상부한 국내 유통 1위 자리에 올랐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미국법에 따라 1주당 의결권 29표짜리 주식을 갖고 있는 등 다방면에서 한국 규제 릴게임꽁머니 를 벗어나 있다. 거미줄처럼 만든 규제는 역외 기업은 풀어주고 한국 기업들만 발목을 잡았다.
최근 개인정보 탈취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 거대 독점 기업의 민낯이 드러났다.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보다 김범석 창업주 방어에 급급했다. 이런 쿠팡에 소비자들은 '탈(脫)쿠팡'을 시도하지만 시장엔 마땅한 대체재가 없다. 기형적 유통산업발전법 등 바다이야기하는법 이 만든 규제의 역설이다.
미국 유통 공룡 월마트는 최근 더 공격적인 자본 조달을 위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결정했다. 온·오프라인 양쪽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주말 영업과 새벽배송 제한 등 한국식 규제 환경에 있는 유통사들은 흉내 내기 힘든 전략이다. 쿠팡을 벌주겠다고 기세등등한 바로 그 국회에선 몇 년 전 유 사이다쿨접속방법 통산업발전법을 통과시켰다. 쿠팡 개인정보 사건이 터지기 전 여야는 규제 일몰을 2029년까지 4년 더 연장했다. 내국 기업 발목을 잡으며 역외 기업에 특혜를 주는 불공정의 족쇄를 도려낼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