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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포트 ▶
지난 1월 초, 약사 A 씨는 평소보다 1시간 늦게 약국 문을 열었습니다.
양해를 구하려고, 같은 건물 2층에 있던 병원에 찾아갔습니다.
의사인 B 원장의 반응은 뜻밖이었습니다.
[B 원장-A 약사] "내려가세요. 나한테 무릎 꿇고 빌어도 안 돼! 내 성격을 모르나 본데, 나 당신네하고 절대 일 안 해, 하지 않아. 가! 가! 가라고!"
약을 못 받게 된 환자들이 진료도 안 받고 돌아가 손해를 봤다는 겁니다.
[B 원장-A 약사] "환자들 다 왔다가 그냥 돌아갔어요. 그 피해금액에 대해서 몇천만 원 갖고 와 안 그러면 나 용서 안 해. 가세요. 진짜야 진짜! (네, 제가 그렇게 하겠습니다.) 가세요. 가시라고요!"
원장은 A 씨의 약국엔 처방전도 내주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B 원장-A 약사] "나한테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면 그 사람 난 가만 안 두거든. (예예…) 가서 빨리 일하세요. 문 열고 (네, 약국 문 열었습니다.) 내가 영원히 약사님하고 일할 일은 없을 거예요. 아 진짜야 빨리 가! 그쪽에 내가 처방전 줄 일은 없을 거예요. 앞으로."
병원 처방전을 못 받으면 약국의 수입은 사실상 끊기는 셈입니다.
[A 약사] "공포심이 들었죠. 내 목숨줄 가지고 쥐고 흔드는 사람이니까요. 우선은 살고 봐야겠다 싶어가지고 제가 무릎 꿇고 빌었어요."
그 뒤, B 원장도 심했다고 느꼈는지, 약국에 찾아와 '충고 아닌 충고'를 하고 돌아갔습니다.
[B 원장] "세상에 살아오면서 힘든 일을 많이 안 겪어 보셨어요? 혹시라도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봐…"
약사 A 씨가 쩔쩔매는 데엔 이유가 있었습니다.
B 원장이 곧 다른 건물로 병원을 옮기면서, 문 연 지 고작 일곱 달 만에 약국도 함께 이전해야 할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A 약사] "병원이 위에 존재하지 않게 되면은 약국 운영이 좀 힘들어진다고 판단해서 따라가는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건물주는 '8년 임대 계약을 위반했다'면서 보증금 일부를 위약금으로 내라고 했습니다.
아니면, 똑같이 월세 3백만 원을 낼 세입자를 구해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병원도 없는 건물에 그렇게 비싼 임대료를 낼 약국은 없었습니다.
또 빌어야 했습니다.
[건물주-A 약사 아내] "(한 번만 봐주세요. 한 번만…) 학교에서 빌면 선생님이 들어주지만, 사회는 그렇지 않다고요. (정말 죄송합니다.) 무릎 꿇지 마요. 무릎 꿇어도 소용없어 내가 강한 사람이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병원의 B 원장과 이 건물의 주인…
두 사람은 친남매 사이였습니다.
취재진과 만난 B 원장은 당시 A 씨에게 했던 말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B 원장] "('처방전을 줄 일은 없을 것이다' 어떤 의미죠?) 그것은 저는 기억이 안 나요.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아무튼 저는 그날 약사님이 연락도 없이 (약국을) 열지 않아서 어쨌든 피해를 봤잖아요."
A 씨는 항의와 읍소 끝에 넉 달에 걸쳐 보증금 2억 원 대부분을 겨우 돌려받았습니다.
A 씨도, 아내도 몸과 마음이 지쳤습니다.
[A 약사] "제가 20대를 바쳐서 약사 면허증을 땄거든요. 약사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싶어요, 이젠…"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http://news.v.daum.net/v/20210714200610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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