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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10-03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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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그 순간까지, 시력은 삶의 거의 모든 순간을 함께한다. 운전, 업무, 독서, 대화, 여가생활까지. 시력은 단순한 ‘감각’이 아닌, 우리의 일상과 독립적인 삶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현대인의 눈 건강은 점점 위협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시력 문제를 겪고 있다. 국내 상황은 더 안 좋다. 아동과 청소년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근시 비율을 보이고, 성인 특히 고령 저소득층 지원 층에서는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안과 질환이 급격히 늘고 있다. 눈 건강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대응해야 할 보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건강한겨레는 오는 9일 ‘눈의 날’을 앞두고, 세브란스 안과병원을 이끌고 있는 김찬윤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지난해부터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눈의 날’은 WHO가 한국투자저축은행서류 정기적인 눈 건강검진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해마다 10월 두 번째 목요일을 지정해 정한 날이다.
정기 안과 검진자 22.7% 불과…“고도근시 실명 질환 위험 높여”
지난 4월 로슈가 발표한 ‘2024 아태 지역 눈 건강 인식 및 관리 현황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97.4%가 눈 건강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1년 적금 이자 그럼에도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사람은 22.7%에 불과했다. 그사이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황반변성·녹내장·당뇨망막병증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이들 3대 질환 환자는 2019년 150만 명에서 2023년 201만 명으로 33% 이상 늘었다. 특히 황반변성 환자는 5년 사이 2.5배 가까이 급증했다. 4insure.or.kr 안과 질환으로 인한 진료비도 2021년 한 해 4조원에 달한다. 대한안과학회는 이처럼 눈 관련 질환이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정기적 안저검사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김찬윤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은 건강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녹내장 등은 결국 나이가 들면 발병 우리은행 마이너스통장 서류 확률이 높아지는 질병이기 때문에 고령층 등 고위험군은 정기 검진이 필수”라고 말했다.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주요 실명 질환인 녹내장의 환자 수가 계속 늘고 있는데,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녹내장은 백내장과 달리 완치가 불가능한 실명 원인이다.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실명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7~10% 정도로 낮지만, 말기에 발견하면 막기 어렵다. 환자 증가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 눈 검진 확대도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고령화다. 40살 이상에서는 약 1~3%, 80살 이상에서는 12%가 녹내장을 앓는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환자도 늘어나는 것이다. 결국 나이가 들면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질병이기 때문에 고령층 등 고위험군은 정기 검진이 필수다.”
-완치법은 없다고 했는데, 병이 발견되면 병원에서 해줄 수 있는 조치는?
“망가진 시신경을 회복시키는 방법은 아직 없다. 현재 녹내장 치료는 안압을 낮춰 질환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목적이다. 약물치료가 1차 방법이고, 필요하면 레이저나 수술을 병행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시력을 평생 유지할 수 있지만, 말기 발견 때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이 반복적으로 검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과학회가 녹내장 등 실명 위험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안저검사를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포함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진척은 있나?
“여러 차례 제안했지만 아직 반영되지는 않았다. 국가검진 항목은 ‘경제성’ 논리에 따라 결정되는데, 현재는 전 국민 검진 비용이 실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보다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본다. 다만 학회는 고위험군(40살 이상, 당뇨, 황반변성 환자 등)에 대한 선별검진 확대를 제안하고 있고, 정부와 논의 중이다.”
-실명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검사가 필요한가?
“안저검사가 가장 효과적이다.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같은 질환도 조기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압검사도 보조적으로 유용하지만, 한국·일본 환자의 70~90%는 정상 안압 녹내장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안저검사는 동공을 통해 보이는 눈 안쪽(안저)의 이상을 살핀다. 안저에는 시력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망막, 망막혈관, 시신경유두 등이 있다. 카메라로 안구 내 구조물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검사도 비교적 간단하다.”
-최근에는 당뇨 등 만성질환과 눈 질환의 연관성도 주목받고 있다.
“맞다. 고혈압·당뇨 환자는 녹내장 발생 위험이 10~20% 높아지고, 당뇨망막병증은 대표적 실명 원인이다.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망막 혈관이 손상돼 출혈, 신생 혈관 발생으로 이어진다. 치료는 레이저나 주사로 진행하지만,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이 있는 환자라면 연 1회 안과검진은 필수다.”
한국 청소년의 근시 유병률은 80% 안팎으로,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어린 시절의 눈 건강 문제는 청년기를 거쳐 노년기의 시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ㅡ의료 현장에서도 내과와 안과의 협업도 활발해지고 있나?
“실제로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학회 간 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학문적 연구뿐 아니라 진료 현장에서도 내과·안과 협진이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당뇨 환자들이 안저 촬영을 통해 망막병증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협진으로 치료하는 시스템이 잘 운영되고 있다.”
ㅡ고령층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의 시력 악화도 심각한 수준인 것 같다.
“아시아 지역 연구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근시 유병률은 80% 안팎으로,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어린 시절의 눈 건강 문제는 청년기를 거쳐 노년기의 시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조기 근시’가 결국 성인기에 고도근시, 망막박리, 녹내장 등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합병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근시는 단순히 안경으로 교정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심한 경우 시력을 잃을 수 있는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아이들의 야외 활동을 늘리고, 책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거리를 조절하는 생활습관 관리가 시급하다. 청소년기에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것은 개인 건강뿐 아니라 국가적 과제이기도 하다. 실제로 싱가포르 등 국가에서는 하루 2시간 이상 야외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ㅡ어린이 근시 억제를 위해 유념해야 할 것은?
“학회에서는 만 3살 이전과 학교에 들어가는 시기인 10살 이전에 검진할 것을 권장한다. 이 시기에 굴절 이상을 교정하지 못하면 약시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청소년기의 과도한 근거리 작업을 줄이고 하루 2~3시간 이상 야외활동을 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치료 측면에서는 저농도 아트로핀 점안액과 드림렌즈(각막 교정 렌즈)의 일부 효과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다만 일부에서 홍보하는 특수 안경이나 특수 렌즈는 근시를 늦춘다는 보고도 있지만 아직 완전히 결론을 내리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ㅡ라식, 라섹 등 시력교정술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있는데?
“국민 관심이 높은 라식, 라섹, 안내 인공수정체 삽입술은 매우 안전한 수술 중 하나다. 다만 합병증 가능성은 분명히 있으므로 충분히 상담 후 결정해야 한다. 최근 화제가 된 노안 증상 완화 안약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것은 노안 증상을 완화해주는 안약이지 질환 자체를 치료하는 약은 아니다. 초기 노안에는 도움이 되지만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ㅡ안과 분야에서 정책적 개선 과제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 실명 장애등급 기준이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너무 높게 책정돼 있다. 저시력으로 생활이 어려운데도 거의 실명에 준해야만 장애등급을 인정받는 어려운 상황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운전면허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녹내장 환자는 야간 시력이 더 떨어져 사고 위험이 큰데, 영국처럼 정교한 운전 제한 규정이 필요하다. 다만 제한과 함께 적절한 보상책도 마련돼야 한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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