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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36도까지 치솟은 26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이동노동자 쉼터에서 마주친 택배기사 안찬배(66)의 티셔츠는 땀에 젖어 들러붙어 있었다.
"앉아서 쉴 시간은 아예 없어요. 그냥 물이라도 받아가면 다행이죠" 안 씨는 쉼터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서 얼음물 한 병만 챙긴 뒤 다시 택배차로 향했다. 차 안에 있던 1.3리터짜리 대형 보온병은 동난 지 오래였다.
안 씨에게 여름은 그저 '버텨야 하는 계절'이다. 오전 6시에 출근해 밤 9시에 퇴근하는 그는 하루 10시간 넘게 땡볕 아래서 일을 정시무료상담 한다. 에어컨 바람을 쐬는 건 사치에 가깝다. 안씨는 "10분만 쉬어도, 나중에 1시간 늦게 집에 가게 돼요. 저녁도 밤 9시 반쯤에야 먹습니다. 그냥 버티는 수밖에 없어요. 옷은 두세 벌씩 갈아입으면 되죠"라고 말했다.?
안씨가 들고다니는 대형 물병. 나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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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쉼터 앞에서 오토바이를 세우고 물을 챙기던 배달 라이더 이승엽(45)씨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 씨는 3년 넘게 얼굴 전체를 가리는 오픈페이스 헬멧을 써 왔지만, 더위를 견디지 못해 최근 반모(반개형 헬멧)로 바꿨다.
도로는 익숙해지지만 더위는 매일 새로운 고통을 준다. 유동화 이씨는 "땀이 너무 많이 나서 헬멧에 물이 고일 정도"라며 "15분이면 헬멧이 뜨겁게 달궈지는데 그 상태로 퇴근할 때까지 계속 돈다"고 토로했다.
땀이 고인 이씨의 반모형 헬멧. 나채영 기자
긴 시간 햇볕에 노출되면 우리은행중소기업대출 화상을 입기 때문에 마스크와 팔토시는 필수다. 서울 관악구 이동노동자 쉼터 관악포레스트에서 만난 배달라이더 김동철(43)씨는 팔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김씨는 "어제 팔토시를 하지 않고 나갔다가 팔에 화상을 입어 병원 신세를 졌다"라고 혀를 찼다.
김 씨는 아침 7시에 나와 새벽 4시까지 전기자전거로 배달을 한다. 김씨는 "얼음물은 금방 부동산 매매시 주의사항 다 녹는다"며 "쉼터가 아니면 마땅히 콜이 들어오는 핸드폰을 충전하거나 쉴 곳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공휴일과 주말에도 쉼터가 운영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씨는 "주말에 콜이 더 많은데 잠시라도 쉴 곳이 없어 아쉽다"고 했다.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경우 노동자에게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보장하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은 지난 17일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택배·배달 노동자들은 일하는 형태와 장소 등이 일반 근로자들과 달라 개정안을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라이더는 특수고용직이기 때문에 개별 플랫폼사의 폭염 대책에 기댈 수밖에 없다.
라이더유니온 구교현 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 폭염 시기마다 일회성 캠페인을 하거나, 고용노동부의 예산을 받아 물품을 나눠주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그보다 중요한 건 실질적인 쉼터를 만드는 일인데 현재는 지자체만 쉼터를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 위원장은 이어 "라이더들의 건당 최저임금이라든지 하한선을 보장해서 (라이더들이) 폭염 시기에 일을 하더라도 스스로 좀 (쉼을) 조절하면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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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나채영 기자 nana@cbs.co.kr
진실엔 컷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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