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9일 오전 타이 방콕을 출발한 제주항공 7C 2216편 여객기가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를 이탈한 사고로 탑승자 181명 가운데 179명이 목숨을 잃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하늘 저편에서/ 네가 돌아오는 중이다// 곧/ 고도를 낮추고/ 활주로 미끄러져서// 떠났던 곳으로/ 우리 곁으로/ 네가 도착할 것이다//…// 여행 가방을 열면/ 우리를 위한 선물도/ 분명 들어 있을 것이다// 선물이 비록 슬픔이어도/ 네가 주면 받아야지/ 기념품처럼 오래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간직해야지// 고개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저편에서/ 네가 계속 돌아오는 중이다// 우리 여기 이렇게 마중 나왔으니// 곧/ 슬픔이 안전하게 착륙할 것이다”
유병록 시인의 시 ‘우리 곁으로 슬픔이 착륙한다’다. 지난해 12월29일 오전 181명을 태운 비행기는 무안국제공항 01번 활주로에 아직 내리지 못했으므로, “굳게 닫힌 입국장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문이/ 슬픔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열릴 때까지/ 우리는 여전히 마중하는 중이다”(맹재범, ‘마중’).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를 기해 시인 마흔명이 울력한 추모 시집 ‘보고 싶다는 말’ 속 시들이다.
보고 싶다는 말 l 김해자·서효인·한여진·황인찬 등 지음, 한국작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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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나 지난 일’이다. 그런가. “앉으면 찰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앉아야 했던 소파가 있었”고 이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소파로 바꾼 다음에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지냈다는 것”을 알라치면 “목덜미를 쓸어내리는 것처럼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려오는
릴게임방법 뒷산”이 진짜 ‘마음’이다. “어쩌려고 이러나. 저녁은 힘이 세고”(임승유, ‘소파’). 1주기는 1년치 저녁이다.
계엄 사태 여파로 그때도 지금도 관심이 애도가 충분하지 못하다. 무안공항 직원으로 일 잘해 받은 포상휴가 티켓으로 여행 보낸 부모를 결국 직원 신분으로 맞아야 했던 이 앞에서 시는 무력하겠으나, “너와 나보다 우리가 더 오
바다이야기합법 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유가족 친척 김남주(권두시를 썼다)의 말대로, 시집은 추모라기보다 남은 자들을 위한 기도라 해야겠다. 지상에 귀착 못 한 179명 앞에 “두 손을 모으는 것 대신/ 두 손을 흔드는 것으로//…// 다시/ 모으는 것으로/ 멀리 멀리/ 흔들다/ 가까이 가까이/ 두 손을/ 다시 모으는”(권창섭, ‘헤어짐값’), 그러니까 “흔들지도 모으지도 못하는 손들의 죄책감”(시인의 말)으로.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내가 없는 지도가 필요하다.” 프랑스 극작가인 장루 리비에르(1948~2018)가 남긴 글귀다. 사후 그가 읽던 책, 보던 드라마를 이어 본다는 일상 속 애도를 통해 작가이자 아내인 나탈리 레제는 죽음과 삶을 재발견한다. 마침 국내 출간된 이 에세이 제목이 ‘창공의 빛을 따라’다.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우리가 없는 지도가 필요하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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