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초 중앙초등학교 학생들 이 설악산국립공원의 마스코트인 ‘서라기’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속초 중앙초제공





속초와 양양의 초등학생들이 바자회에서 고사리손으로 모은 현금을 야생동물을 지키는 데 써달라며 국립공원에 기부해 지역 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9일 본지 취재 결과, 최근 속초 중앙초와 양양 남애초 학생들은 설악산국립공원에 현금 약 140만원, 33만원을 각각 전달했다.

속초 중앙초는 전교 사아다쿨 생 260명으로 20년 넘게 ‘중앙 나눔마당’ 행사를 통해 기부활동을 해왔다. 올해는 전교생 투표를 통해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쓰기로 결정, 지난달 알뜰시장과 먹거리 장터를 통해 모은 성금 140만 8330만원을 설악산국립공원 측에 전달했다. 행사를 주관한 함초롬 교사는 “감동적인 부분은 학교에서는 번 돈의 10%만 내도 된다고 했는데, 많은 아이들이 황금성사이트 야생동물을 지키는 일에 써달라며 전액을 기부하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 양양 남애초등학교 학생들이 설악산국립공원의 마스코트인 ‘서라기’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양양 남애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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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남애초는 전교생 33명의 작은 학교다. 한때 전교생 11명으로 폐교 위기를 맞을 뻔 했지만 농어촌 유학 제도를 통해 2년 만에 학생 22명이 늘었다. 지난달 말 학생회가 플리마켓 ‘남애야 놀장(場)’을 기획해 전교생이 아끼는 물건과 직접 만든 떡 사아다쿨 볶이, 월남쌈 등 음식을 사고 팔며 수익금을 모았다. 남애초 역시 투표 결과 ‘멸종 위기종’을 위해 수익금을 쓰고 싶다는 의견이 가장 많아 설악산국립공원에 수익금을 기부했다.

설악산국립공원 측은 “아이들이 한 푼 두 푼 정성껏 모았을 텐데, 야생동물과 국립공원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기특하고 곱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 바다이야기게임장 다. 공원 측은 최근 마스코트인 ‘서라기’와 함께 두 학교를 찾아 설악산 생태와 야생동물, 국립공원의 역할을 소개하는 특별수업도 진행했다.
모금액은 추후 천연기념물인 산양과 반달가슴곰 등 멸종위기종의 구조, 관리 등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며, 공원 측은 아이들을 초청해 보호 중인 야생동물과 구조장비 등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엄기손 속초 중앙초 교장은 “작은 손길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 스스로 경험한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나눔 문화를 통해 아이들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윤길중 양양 남애초 교장은 “아이들이 사회문제를 자신의 삶과 연관시켜 해결하고 도움을 주려는 모습이 기특하고 뜻깊다”며 “앞으로도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설악산국립공원을 포함한 전국에는 산양 약 2000마리와 반달가슴곰 60여마리가 살고 있다. 산양의 경우, 밀렵과 서식지 파괴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위기종이 됐다. 특히 2023년에는 겨울 폭설로 먹이를 구하지 못하거나 눈 속에 고립돼 785마리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최현정 기자 hj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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