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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식량 안보 단계 분류(IPC)’는 식량 안보와 굶주림 실태를 조사하는 다자간 글로벌 프로그램이다. 세계식량계획(WFP) 같은 유엔 기구, 정부 간 기구, 국제구호단체 등 21개 기관이 협력해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004년 만든 기준에 따라 식량위기를 다섯 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 정상, 2단계 경고, 3단계 위기, 4단계 비상, 5단계 기근.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세계의 식량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도무료황금성
가 올라와 있다. 3단계 이상인 지역을 보면 아프가니스탄과 예멘 일부가 해당하고, 그 외에는 거의 모두 소말리아와 남수단 등 분쟁이 계속되는 아프리카 국가들이다.뼈만 앙상한 아프리카 아이들의 이미지가 여전히 세계 사람들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으나 사실 그런 참혹한 기아는 지구상에서 거의 사라졌다. 유엔과 국제기구들, 각국 정부, 세계 시민들의 오랜 노씨그널정보통신 주식
력 덕분이다. 물론 여전히 하루 세 끼를 못 먹는 이들은 적지 않지만, 식량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내전이나 수급 불안정 때문일 때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최근 이 지도 복판에 ‘명백한 기근’을 나타내는 짙은 빨간 점이 생겼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다.뼈만 남은 가자지구 아이들이스라엘의 통제를 뚫고 어렵사리 세계에 전파된 갓난아이의 모습은 지금이 어느 시대인지를 의캔들챠트
심케 한다. “6주 된 유세프의 무생물 같은 몸이 가자시티의 한 병원에 축 늘어져 있었다. 피부는 튀어나온 갈비뼈 위로 늘어나 있고, 작은 팔에 정맥 주사기가 꽂혀 있었다.” 7월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다. 48시간 새 33명이 굶어 죽었다. 구호기구들이 줄곧 경고했던 ‘기근’의 파도가 마침내 들이닥친 것이다.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야마토게임동영상
공격을 개시한 이래 기아 사망자가 110여명에 이른다. 대부분이 아이들이다. 이스라엘군은 “무장조직 하마스가 인도적 상황에 대해 허위 캠페인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BBC방송 가자 주재원이 촬영한 영상에는 영양실조로 숨진 아흐메드 알 하사나트라는 남성의 앙상한 시신이 담겼다. AFP와 아나돌루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수의에 싸인 13세 소년 하미드의 주대박천황
검이 드러나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 사람들을 문자 그대로 굶겨 죽이고 있다.이스라엘이 가자 공격을 시작한 이래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6만명에 이른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봉쇄해놓고 ‘가자 인도주의 재단(GHF)’이라는 걸 만들어 5월 말부터 미국 민간 보안회사에 식량 배급을 맡기고 있다. 구호품을 받으러 사람들이 몰려들면 거기에 대고 이스라엘군이 총질을 한다. 음식을 미끼처럼 던져놓고 굶주린 이들을 학살하는 것이다. 이 재단이 만들어진 후 7월 21일까지 식량을 구하려다 살해된 사람이 1054명이다. 유엔 인권 대변인에 따르면 766명은 GHF 시설 근처에서, 288명은 유엔 등의 구호 차량 부근에서 살해됐다.
지난 7월 12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원하는 ‘가자 인도주의 재단(GHF)’의 배급소에 식량을 구하러 갔다가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은 팔레스타인 피해자들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적십자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1054명, 식량 구하려다 피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가자를 “지상의 지옥”이라고 묘사했다. 세계의 난민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은 공식적인 조직은 유엔난민기구(UNHCR)이지만,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래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그 관할 대상이 되지 못했다. 다른 난민들과는 차별적으로, UNRWA가 가자지구의 난민들을 지원해왔다. 그마저도 이스라엘은 “유엔 직원들이 하마스를 돕는다”며 공격하고 마비시키려 애썼다. 이스라엘은 ‘유엔 인도주의 시스템의 실패’를 주장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도 거기 편승했다. 그러면서 GHF를 만들었지만, 기근을 막기는커녕 학살의 도구로 삼고 있다. 7월 23일 100여개 국제구호단체는 “유엔 주도 인도주의 시스템은 실패하지 않았다. 그 시스템이 기능하지 못하도록 방해받았을 뿐이다”라는 공동성명을 냈다.위협과 통제 속에서도 가자 상황을 알리던 기자들조차 굶어 죽고 있다. “1944년 설립된 이래로 우리는 분쟁에서 기자를 잃었으며 부상자와 포로가 된 기자도 있었지만, 동료가 굶어 죽는 것을 본 적은 없다.” 프랑스 통신사 AFP 소속 기자들이 7월 21일 발표한 글이다. 가자지구에 사는 이 통신사 사진기자 바샤르 탈레브는 소셜미디어에 “내 몸은 말라가고 더 이상 일할 수 없다”라고 썼다. 회사 측은 이스라엘 정부에 통신원과 기자들이 출국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기아 전문가들은 가자의 위기를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악의 의도적인 제노사이드(인종 말살)’라고 비판한다. 알렉스 드발 미 터프츠대 법학 교수는 알자지라방송에 “40년 넘게 기근을 연구해왔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처럼 세밀하게 설계되고 통제된 기근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유엔 식량권 특별보고관 마이클 파크리도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인위적’ 기아는 전쟁 범죄”라고 못 박았다. “이스라엘은 구호물자를 민간인 유인 수단으로 이용해왔고, 구호물자를 찾아 나온 민간인을 살해해왔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의 20개월에 걸친 굶기기 작전에서 가장 끔찍한 단계다.” 게다가 그 여파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배고픔에 시달렸던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조사를 해보니, 어릴 적 영양실조가 인지 능력에 장애를 가져오고 어른이 된 뒤에도 질병에 취약하게 만든다는 연구가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미래마저 죽이고 있다.구호식량 트럭 수백대 창고에 방치제노사이드, 반인도 범죄, 전쟁 범죄, 침략 범죄.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이 네 가지 카테고리의 범죄를 처벌하기 위한 국제법정이다. 대량학살, 의도적인 민간인 살상, 전시 성폭행과 전쟁포로 학대 및 처형, 민간인 지역과 보건·의료·교육 시설 등 인프라 파괴 등을 가리켜 흔히들 반인도 범죄라 부른다. 이스라엘의 행위가 ‘전쟁 범죄’이고 ‘반인도 범죄’임을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ICC는 지난해 가자 주민들을 살해하고 기아로 몰아넣은 혐의로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와 전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 체포 명령을 내렸다. 국제사법재판소(ICJ)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제기한 집단학살 고발 재판을 검토 중이다. 나치 유대인 학살 피해자라는 정체성을 존재의 근거로 삼고 온갖 잔혹 행위를 정당화해온 이스라엘은 ‘제노사이드’라는 표현에 몹시 민감하고, 국제기구들이나 학자들도 이스라엘의 행태에 대해 그 표현을 쓰기를 몹시 꺼렸다. 하지만 가자 전쟁 이후 이스라엘의 행위는 제노사이드로 공론화됐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지난 7월 2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마와시 지역의 한 자선 급식소에서 식량 배급을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특히 굶어 죽는 가자 주민들의 모습은 세계의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다. 가자지구 중남부의 데이르알발라는 그동안 직접 공격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구호 기관들도, 의료시설도 거기 몰려 있었다. 그런데 이스라엘군은 7월 21일 전쟁 후 처음으로 탱크와 장갑차로 밀어붙이는 지상 공격을 감행했고, 세계보건기구(WHO) 구호품 창고를 부수고 직원들을 구금했다. 이 공격이 알려지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가자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남은 마지막 생명선이 붕괴하고 있다”고 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다음 날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는 “가자에서 벌어지는 공포의 현장”을 거론하며 “최근 역사상 유례없는 사망과 파괴 수준을 보여준다”고 했다. “인도주의 시스템의 마지막 숨결을 목격하고 있다”는 표현도 썼다.얀 에겔란 노르웨이 난민위원회 사무총장은 로이터통신에 “우리가 보낸 마지막 텐트, 마지막 식량도 모두 동났다. 수백대의 트럭이 유럽의 창고나 이집트 등에 방치돼 있는데 들여보내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분노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옥스팜 책임자는 “가자 국경 밖에 주민 전체를 두 달 동안 먹일 수 있는 식량이 있는데 이스라엘이 반입을 막고 있다”고 했다. 유럽국들과 호주, 캐나다 등 27개 나라는 7월 21일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냈고,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 카야 칼라스는 이튿날 “구호 지원을 요청하는 민간인 살해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스라엘에서조차 비판이 나온다. 현지 언론 하레츠는 7월 22일 텔아비브 시내에 수백명이 모여 “아이들의 주검 위에서 승리를 얻을 수는 없다”며 가자지구 작전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하지만 ‘의미 있는’ 조치는 보이지 않는다. 유럽의 호소는 공허한 메아리다. 이스라엘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인 미국 트럼프 정부는 ICC 검사를 제재하고, 유네스코조차 ‘반이스라엘’이라 비난하며 탈퇴했다. 유엔 활동을 막기 위해 미국은 이스라엘과 손잡고 GHF를 만들어 구호품 통제를 거들고 있고, 미국 기업들은 그 와중에 수익을 챙긴다. GHF를 운영하기 위해 만들어진 보안 용역회사 ‘세이프 리치 솔루션스’와 시카고의 사모펀드 회사 ‘맥널리 캐피털’이 대표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용역회사가 미국 정부로부터 무려 1억달러를 받았지만, 구호소 밖에서 이스라엘군이 1000여명을 죽이는 걸 방치했다고 폭로했다.미국의 방해 앞에 유엔은 무력하다. 이미 지난해 7월 유엔 식량 전문가들이 가자지구 기아 사태 긴급 구조요청을 발령했다. 이제 가자지구는 IPC 5단계 ‘기아’에 들어갔음이 분명해졌다. IPC의 기아 선언을 위한 기준은 명확하다. 특정 지역에서 20% 넘는 가구가 극심한 식량 부족을 겪을 때, 어린이 30% 이상이 급성 영양실조를 보일 때, 그리고 사망률이 1만명당 하루 2명을 초과할 때. 그러나 정작 유엔은 기아 사태를 선언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유엔 전문가나 ICC 검사 등을 제재하고 인신공격을 하는 걸 보면서 유엔 관리들이 몸을 사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하지만 유엔 팔레스타인 특별보고관 프란체스카 알바네세가 무보수로 위험 속에서도 직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을 보면, 개인적인 이유보다는 유엔 집행부가 미국의 돈줄 끊기를 걱정해 미루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2015년 시리아 난민 소년 아일란 쿠르디의 주검이 튀르키예 바닷가에 떠밀려 왔을 때 알자지라방송은 “이 사진이 세계를 바꾸지 못한다면 무엇이 세계를 바꿀 수 있을까”라고 했다. 뼈만 남은 가자지구 아이들의 사진이 세계를 바꾸지 못하면 무엇이 세계를 바꿀 수 있을까. 영국 저널리스트 수마야 가누시는 온라인 뉴스 사이트 ‘미들이스트아이’ 기고에서 “가자지구는 세계의 치욕을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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