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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1일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는 ‘제2의 대구 지하철 참사’가 될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22년 전인 2003년 대구 지하철 1호선에선 열차 안 방화로 지하철 12량이 불타고 승객 1코데즈컴바인 주식
    92명이 숨졌다. 사고 원인은 방화로 같았지만 이번엔 승객 400여 명 중 23명만 연기를 마시는 등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안전 전문가들은 “지하철의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시민 의식 등 모든 게 달랐다”며 “22년 전 대구 지하철 참사의 교훈이 승객들을 살렸다”고 평가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대구 참사 이릴게임환전
    후 약 3400억원을 투자해 객실 내장재를 불에 잘 타지 않는 불연성·난연성 소재로 바꿨다. 이 때문에 방화범이 객실 바닥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지만 불이 좌석 등으로 옮겨붙지 않았다.



    그래픽=양인성


    기관사는 인텍플러스 주식
    대응 매뉴얼에 따라 곧바로 관제실에 상황을 알리고 승객들에게 안내 방송을 했다. 곧이어 승객들과 함께 소화기로 불을 진압했다. 관제실은 뒤따르던 열차를 세워 승객들이 지하 터널을 통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게 도왔다. 서울교통공사는 대구 참사 이후 3~4달마다 한 번씩 객실 화재 대응 훈련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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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 의식도 달라졌다. 승객들은 방화범이 불을 내자 곧바로 객실 안 비상 전화로 기관사에게 상황을 알렸다. 좌석 아래에 있는 비상 개폐 장치를 이용해 직접 문을 열고 탈출했다.



    대피하는 승객들 - 지난 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해 승객들이장전거래
    대피하고 있다. 승객들은 비상 개폐 장치를 이용해 열차 문을 열고 지하 터널을 통해 근처 역으로 대피했다. /영등포소방서


    반면 22년 전 대구에선 폴리우레탄 폼 등 불에 잘 타는 내장재가 불을 키우고 유독가스를 내뿜었다. 이 때문에 숨진 192명 중 대부분이 질식사했다. 기관사는 관제실에 상황을 알리지 않고 자기 먼저 대피했다. 객실에는 소화기와 비상 개폐 장치가 있었지만 승객들은 이용하지 못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31일 오전 8시 43분쯤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을 출발해 마포역 방향으로 달리던 열차 안에서 발생했다.
    ◇대구 때와 달리… 열차내 소화기 위치, 출입문 비상개방 방법 알았다
    넷째 칸에 타고 있던 60대 남성이 갑자기 객실 바닥에 모자와 양말 등을 놓고 휘발유를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불은 순식간에 타올라 연기를 내뿜었다. 당시 목격자들은 “불이 붙은 지 10초도 되지 않아 열차 안에 연기가 꽉 찼다”고 말했다.



    그래픽=양인성


    그러나 불길이 좌석 등으로 번지진 않았다. 사고 열차의 내부를 불이 잘 붙지 않는 불연성·난연성 소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벽체는 알루미늄, 바닥은 합성고무로 만들었다. 좌석에는 폴리카보네이트를 썼다. 오토바이 헬멧, 여행용 캐리어 등을 만드는 데 쓰는 폴리카보네이트는 겉으로 보기엔 보통 플라스틱 같지만 훨씬 단단하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도 불이 붙지 않는다. 공사 관계자는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도시 철도 차량 안전 기준에 관한 규칙’ 등이 개정돼 열차 내부에 불연성·난연성 재료를 쓰는 것이 의무화됐다”고 했다.
    반면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때는 열차 안 곳곳이 불쏘시개였다. 바닥은 염화비닐로 코팅했고 좌석은 푹신한 폴리우레탄 폼을 써서 만들었다. 벽체는 강화플라스틱 재질이었다. 모두 불에 쉽게 타는 소재라 화재가 순식간에 확산했다. 승객들이 대피할 겨를이 없었다. 유독가스도 문제였다. 당시 소방 당국은 “사망자 192명 중 대부분이 유독가스 때문에 질식해 숨졌다”고 발표했다.
    대구 참사 이후 화재 대응 매뉴얼과 시스템이 생겼다. 주기적으로 훈련도 한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기관사 A씨는 승객들이 건 비상 전화를 받고 보안 카메라 영상을 확인했다. 이어 매뉴얼에 따라 곧바로 관제실에 상황을 보고한 뒤 ‘5호차에 화재가 난 것 같으니 신속히 이동해 주시고 대비해 달라’는 내용의 안내 방송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불이 난 객실로 달려가 승객 3~4명과 소화기로 불을 껐다.
    승객이 비상 전화로 기관사에게 신고하면 그 내용이 관제실에도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대구 참사 이후 새로 만든 시스템이다. 덕분에 관제실은 뒤따라오는 열차를 곧바로 멈출 수 있었다. 탈출한 승객들도 지하 터널을 걸어서 안전하게 대피했다.



    지난 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방화 사고 발생 직후 객차 내부에 진입한 소방대원들이 잔불 정리와 상황 점검을 진행하고 있고 바닥에는 소화약제가 가득 뿌려져 있고, 소화기 여러 대가 놓여 있는 모습이 영등포소방서 제공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영등포 소방서


    기관사 A씨는 사고 발생 한 달 전인 지난 4월 29일 실시한 훈련 내용에 따라 움직였다고 한다. 당시 훈련은 객실 안에서 연기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실시했다. 이날 사고와 거의 똑같은 상황을 대비해 훈련한 것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이 같은 훈련을 3~4달마다 한 번씩 하고 있다. A씨는 사고 직후 조사에서 “질식해 죽는 건 아닐까 정말 두려웠지만 육안으로 화재 현장을 확인하고 진압해야 한다는 생각에 소화기를 들고 재빨리 달려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대구 지하철 참사 때는 이러한 매뉴얼이나 시스템이 없어 피해를 키웠다. 당시 기관사는 사고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화재가 났으니 잠시 기다리라”는 안내 방송을 했다. 기관사는 관제실에 사고 사실을 알리지 않고 먼저 대피했다. 당시엔 관제실과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비상 전화도 없었기 때문에 관제실은 역무원의 신고로 뒤늦게 상황을 알 수 있었다. 관제실은 후속 열차를 세우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고 후속 열차는 화재가 발생했는지도 모른 채 이미 불구덩이가 된 선로에 진입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당시엔 ‘불이 나면 사령실(관제실) 지시에 따른다’는 정도의 지침만 있었다”며 “구체적인 매뉴얼이 없으니 다급한 상황에서 모두가 우왕좌왕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고에서 승객들은 불이 나자 객실 내 비상 전화기를 들고 기관사에게 사고 사실을 알렸다. 덕분에 기관사가 사고 사실을 바로 파악해 조치할 수 있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승객들과 기관사가 소화기로 불을 꺼 출동한 대원들이 끌 불이 없었다”고 했다. 승객들은 좌석 아래쪽에 있는 비상 개폐 장치를 이용해 스스로 문을 열고 사고 현장을 탈출했다. 비상 개폐 장치로 문을 열면 열차가 자동으로 멈춰 서게 돼 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승객들이 비상 개폐 장치를 활용해 침착하게 대피했다”며 “할머니를 업고 현장을 탈출하는 승객도 있었다”고 했다.
    대구 참사 당시에도 객실 안에 소화기가 있었지만 승객들은 활용하지 못했다. 비상 개폐 장치도 있었지만 일부 승객만 이를 활용해 대피했을 뿐 대부분은 객실 안에서 숨졌다. 당시 소방 당국은 “시신 상당수가 닫힌 열차 문 앞에서 발견됐다”고 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번엔 전체 출입문 64개 중 60%를 승객들이 직접 열었다”며 “비상 개폐 장치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빨간색으로 칠해 눈에 띄게 만든 것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다만 “이번에는 다행히 문제가 없었지만 열차 문을 함부로 열고 지하 터널로 탈출하다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 지하철 참사는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5분쯤 발생했다.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도착한 열차 안에서 방화로 화재가 발생했다. 승강장과 후속 열차로 불이 번지며 총 192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로 기록됐다. 이후 ‘재난 안전 기본법’이 제정되고 소방방재청이 출범하는 등 국가 안전 시스템을 정비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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