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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한 연예인들의 부동산 투자는 대부분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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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례1. 연예인 ○○○씨는 수년 전에 서울 ○○구에 노후주택을 55억5000만원에 매입해 주차장으로 만들었다. 최근 그 지역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 해당 주차장을 팔면 100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볼 것으로 보인다.
    ■ 사례2. 연예인 ○○○씨는 10여년 전 서울 ○○구의 공장 부지를 매입해 2층 건물을 취업한 세웠다. 최근 이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공사를 하는 중인데, 매입 시점과 비교하면 350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 사례3. 연예인 ○○○씨가 최근 서울 ○○구 ○○동의 고급 오피스텔을 28억원에 분양받았다. 해당 오피스텔 매입을 위해 22억원을 대출받았다. 분양가의 80%에 달하는 금액으로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부동산 매입) 현대자동차노동조합 ' 매수다.
    ■ 사례4. 연예인 ○○○씨는 5년 전에 서울 ○○구에 있는 8층짜리 빌딩을 사들였다. 75억원가량을 대출로 마련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끌' 매수를 통해 매입한 빌딩 가치가 오르면서 41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올해 2월에 나온 연예인들의 부동산 투자 뉴스입니다. 그만큼 연예인의 부동산 뉴스는 차고 저신용대출상품 넘칩니다. 실제 부동산을 매각해서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내용도 아닙니다. 투자액과 평가액을 따져 보니 시세차익이 그만큼 된다는 뉴스가 대부분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그 지역 부동산에 투자해야 당신도 잘살 수 있다'는 광고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런 뉴스를 접할 때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나도 그들처럼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어 성공 대 부동산저축은행 열에 합류하겠다"고 다짐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겁니다.
    물론 '눈 감고 귀 막으면 그만'이긴 합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애써 모른 척하는 사이 '연예인 부동산 뉴스'가 한국 경제를 좀먹는다는 사실은 알아야 할 듯합니다. 극단적이라고요? 글쎄요,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
    ■ 나쁜 효과? 상대적 박탈감과 노동 기피 = 먼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의 상황부터 볼까요? 앞에 나열한 뉴스를 접한 사람들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건 돈의 액수일 겁니다. 앉은 자리에서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봤다고 하니 현실일까 싶은 거죠.
    그럴 만도 합니다. 최근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4~5% 수준이니 대출금리는 4%로 잡고, 30년 만기를 기준으로 세번째 뉴스(사례3)에서 언급한 '22억원의 대출'을 가정해보겠습니다. 원리금균등상환을 택한다면 매월 1050만원을 갚아야 합니다. '75억원의 대출'이라면 매월 3581만원을 감당해야 합니다.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뉴스는 노동 의욕을 떨어뜨린다.[사진|뉴시스]





    그런데 2023년 기준 전국 가구중위소득은 3757만원(처분가능소득 기준)입니다. 가구중위소득은 가구별 소득을 일렬로 놨을 때 정중앙에 있는 값을 뜻하는데, 월 313만원 수준입니다. 국내 최고의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전자 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이 1억2800만원(월 1066만원)이었으니 얼마나 비현실적인 대출액인지 쉽게 실감할 수 있습니다.
    노력을 통해 현실을 개선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면 '일을 해서 돈을 번다는 것'이 부질없게 느껴질 겁니다. 경제적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불만도 커지지만,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일을 외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공교롭게도 노동시장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25∼34살)의 '쉬었음' 인구는 2023년 3분기 33만6000명에서 2024년 3분기 42만2000명으로 8만6000명(25.4%)이나 늘었습니다. 여기서 '쉬었음' 인구는 질병ㆍ장애 등 특별한 사유나 교육 훈련 없이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이들을 의미합니다.
    더구나 이들은 노동시장 진입한 적이 있는 경험자였죠. 단순히 구직에 실패해서가 아니라 일하고 싶은 의욕이 없는 겁니다.[※참고: 청년들에게 기본소득을 주면 일할 의욕이 줄어든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기본소득을 주지 않고 있는 지금 이미 청년들은 일할 의욕을 상실한 것 같네요.]
    이런 상황은 생각보다 더 심각합니다. '일'하려는 사람보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이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실제로 로또복권 연간 판매액은 2019년 4조3181억원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23년엔 5조652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사기범죄도 2021년 29만4075건에서 2023년 34만7901건으로 18.3%나 늘어났죠(경찰청).
    로또복권 판매액과 사기범죄가 이렇게 동반 늘어난 건 우연이 아닐지 모릅니다. 김정식 연세대(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열심히 일해서 부를 축적할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 우리 경제에 상당히 좋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쯤 되면 혹자는 '로또나 사기와 부동산을 비교해선 안 된다'고 반론을 펼지 모릅니다. 정말 그럴까요?
    ■ 나쁜 효과? 투기 광풍과 가계대출 증가 = 물론 투자를 한다는 건 돈이 흘러간다는 뜻이니까 긍정적인 면이 없진 않습니다. 문제는 그 투자가 일부 지역에만 한정적으로 이뤄진다는 겁니다. 바로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에 국한하죠. 연예인들이 샀다는 그 건물과 아파트도 서울, 특히 강남에 집중돼 있습니다.



    부동산 투기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는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꼽힌다.[사진|뉴시스]





    투자가 한곳에 집중되면 과열 현상이 나타납니다. 경제 발전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이 아니라 특정 지역의 가격만 폭등하는 거죠. 시장에서의 가치가 고평가되면서 거품이 생기고, 그러다 보면 그 거품을 누군가 떠안아야 하는 '폭탄 돌리기' 문제가 불거집니다. 이쯤 되면 투자가 아니고 투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중엔 무리한 투자를 하는 이들도 생깁니다. '오직 강남뿐'이라는 마음으로 사채까지 끌어다 부동산을 매입했다가 빚을 감당하지 못해 부동산이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는 숱합니다.
    이는 통계로 입증할 수 있습니다. 올해 1월 부동산 경ㆍ공매 데이터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강남3구(서초ㆍ강남ㆍ송파)에서 나온 경매 물건은 150건이었습니다. 2015년 2분기(184건)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굳이 경매까지 언급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인 가계부채 문제가 도사리고 있으니까요. 한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대출(판매신용 제외)은 2014년(1025조0762억)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은 이후 꾸준히 늘어나 2024년엔 1806조997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년 78조원 이상 증가한 셈입니다.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걸 우려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채무자가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연체할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연체자가 늘면 은행의 부실채권이 증가해 은행의 자금 흐름이 약해집니다. 그러면 대출 문턱이 높아져 기업들도 위기에 봉착하고, 몇몇은 도산 직전까지 밀려날 겁니다.
    가계대출에서 시작한 '도미노 현상'이 기업에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불안에 쌓인 예금주들이 너도나도 예금을 찾으려 몰려들면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가 터질 수도 있습니다.
    가계대출의 또다른 우려는 소비 침체입니다.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고 해보죠. 그럼 매월 일정액을 대출금 상환에 써야 합니다. 그만큼 소비 여력이 줄어들겠죠. 그 말은 국내 기업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서비스를 내놔도 구매할 이들이 적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소비 부진이 그대로 내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소매판매액지수는 2023년보다 2.2% 줄었습니다. 2022년(-0.3%), 2023년(-1.5%)에 이어 3년 연속 감소 중입니다.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와 함께 가계대출이 최근의 소비 부진과 내수 부진의 원인으로 빠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금리를 낮춰서 가계의 대출금 상환 부담을 줄여주면 소비가 살아나지 않겠냐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단견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금리를 낮추면 가계대출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오히려 대출을 더 조여야 한다는 거죠.



    경제 성장 없는 부동산 시장 과열은 한국 경제에 좋지 않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한은도 지난해 12월 "가계부채와 주택담보대출은 부채 상위 20%가 전체 가계부채의 78.1%, 주택담보대출의 93.7%를 차지한다"면서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대출은 받는 사람이 늘 받는다는 겁니다. 그러니 가계대출에 원인이 있더라도 해법은 조금 달라야 한다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이처럼 연예인의 부동산 투자 뉴스는 위험한 연쇄효과를 일으킵니다. 누군가는 박탈감을 느낄 거고, 누군가는 일할 욕구를 잃은 채 '영끌'을 시도할지 모릅니다. 별별 이야기가 다 뉴스가 되는 시대라지만, 연예인들의 부동산 투자 소식을 전할 땐 '공익'을 먼저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 여파는 결국 민생을 얼리기 마련이니까요.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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