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내 인하대학교 HK연구교수


현시내 인하대학교 HK연구교수 = 최근 캄보디아에서의 한국인 납치 및 사망 사건으로 스캠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의 배경에는 태국을 둘러싼 오래된 국경분쟁과 범죄 산업화라는 쉽게 해소될 수 없는 문제들이 있는데, 그중 태국과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의 국경이 만나는 '골든 트라이앵글'과 '에메랄드 트라이앵글' 지역에서 범죄의 산업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2편으로 나누어 골든 트라이앵글과 에메랄드 트라이앵글을 둘러싼 국경분쟁과 범죄의 연결성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오 야마토게임장 늘은 그 전반부, 골든 트라이앵글이다.
1950년대 초 냉전체제가 본격화하는 시기 태국-라오스-미얀마의 국경이 만나는 골든 트라이앵글은 아편 무역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골든 트라이앵글로 흘러 들어오는 아편의 주생산지가 태국, 미얀마, 중국을 연결하는 고산지대였는데, 이곳에서 마을을 꾸리고 화전으로 생계를 유지했던 사람들의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다수가 중국에서 17세기 이후 이주한 사람들이거나 그들의 후손이었다. 이미 오랜 시간 태국이나 미얀마, 라오스에 살았지만,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중국 공산당을 지지하여 동남아시아에서 공산주의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 의심받는다. 이에 태국 정부는 골든 트라이앵글을 우범지대로 규정하고, 아편을 불법화하여 이주와 범죄 확산을 막으려 했다.
황금성사이트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태국이 포함된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아편 무역을 비롯한 다양한 국경 범죄에 대한 완전한 통제가 불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이 지역이 접경지역이기 때문이다. 국가 간의 마약의 합법성에 대한 정의와 범위가 다르고, 이주민의 정체성에 대한 통제와 규제 역시 달라, 삼국의 영토와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엉켜있는 골든 트라이앵글에서의 범 야마토게임장 죄 단속은 국가 간의 공조 부재로 실효성이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내부 공조자의 기여 역시 무시할 수 없다.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배한 다수의 중국 국민당 잔류군이 미얀마와 태국으로 이주하게 되는데, 이들은 중국에 대한 투쟁을 이어나가는 데 필요한 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편 운송, 매매 등을 주도하게 된다. 당시 태국의 경찰청장 바다이야기게임2 은 이를 눈감아 주면서 아편 밀수와 매매에 태국의 경찰을 동원해 자신의 권력을 축적하는 데 필요한 재원과 인적 네트워크를 마련했다. 이렇듯 골든 트라이앵글에서의 국경 범죄는 공공연한 비밀이자 권력 유지와 확장의 자원이었다.
라오스도 아편 재배와 무역이 중국 고산지대에서 동남아시아로 이주한 민족 공동체에 의해 주로 이루어졌는데 그중에는 '몽'으로 알려진 고산지대 사람들이 있었다. 몽은 주로 씨족 단위로 공동체를 이루는데, 라오스와 베트남의 국경이 맞닿아있는 시앙쾅주에 주로 거주했다. 태평양 전쟁 시기부터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 때까지 프랑스군을 지원했던 시앙쾅주 출신 몽인 왕 빠오는 다수의 전투와 승리를 기반으로 전쟁영웅으로 성장한다. 왕 빠오의 권력욕을 눈여겨 본 미 중앙정보국(CIA)은 라오스에서의 공산주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비밀 작전에 그를 합류시킨다.
CIA가 왕 빠오에게 원했던 것은 단순한 전투원 수급뿐만 아니라 고산지대에서 몽인들이 재배했던 아편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이었다. 그렇게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시앙쾅의 고산지대에서 흘러 들어온 아편으로 헤로인을 만들어냈고, 이는 베트남 전쟁에 참여했던 미군 사이에 유통되기 시작한다. 1971년 6월 17일 리차드 닉슨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게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여기에 있다. 베트남 전쟁의 장기화로 전쟁에 지친 미군 중 10~15% 사이가 마약에 중독되었고, 미국으로 귀환한 뒤에는 밀수나 밀매를 통해 마약을 구하면서 미국 내 마약 중독률뿐만 아니라 관련 범죄율이 현저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동남아시아의 헤로인 무역에 CIA가 연계되었다는 점이 공공연히 묵인됐는데, 1972년 1월 미국 시인인 앨런 긴즈버그가 잡지에 기고한 'CIA Dope Calypso'라는 시를 통해서 대중에게 알려진다. 결국 닉슨의 마약과의 전쟁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의 미군 철군과 후퇴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었다.
1978년 중국의 개혁 개방, 그리고 1992년 공산권 붕괴와 함께 세계화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중국 정부의 해외개발원조사업들이 '경제특구'(SEZ)라는 이름으로 동남아시아에 자리 잡기 시작한다. 특히 비교적 감시의 끈이 느슨한 골든 트라이앵글과 같은 접경지역에 만들어진 경제특구에는 관광업과 관련한 신종 사업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라오스 국경 지역에 들어선 카지노 사업이 그 대표적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캄보디아의 시아누크빌 경제특구는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후원한 사업이지만, 라오스 국경 지역에 들어선 소위 '골든 트라이앵글 경제특구'는 2007년 홍콩 출신의 자오 웨이라는 도박왕이 전 라오스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라오스 정부와 99년 임대계약을 하면서 만들어진 곳이다. 이곳에 세워진 킹스 로만스(Kings Romans) 카지노를 비롯한 '리틀 차이나'는 중국과 라오스에서는 불법인 도박, 매춘, 밀수, 밀매의 온상지로 알려져 있다. 라오스 경찰이 있지만, 그들과 함께 사영 경비 업체 직원들도 함께 상주하고 있어 불법행위가 일어나도 통제가 되지 않는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 다수가 중국인이기는 하지만, 점차 라오스, 미얀마, 태국, 러시아 관광객도 늘어나게 된다. 그러면서 이 지역에는 중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자본이 흘러들게 된다. 하지만 2020년 글로벌 팬데믹 선언으로 해외여행의 길이 막히자, 골든 트라이앵글의 카지노 사업도 위기를 맞게 되었다. 관광객이 찾지 않아도 도박을 할 수 있게 하고 돈을 쓸 수 있게 하는 사업, 즉 온라인 도박 사업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그렇게 골든 트라이앵글 경제특구는 라오스 최대의 스캠 사업 중심지로 거듭나게 된다.
19세기 중국의 비(非)한족계 민족이 청황조의 탄압을 피해, 혹은 20세기 중반 국민당 잔류군이 중국 내륙에서 후퇴하면서 미얀마를 거쳐 태국에 정착한 것처럼,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의 이주는 국경 검문소를 세우고 비자 협정을 체결한다고 해서 통제가 되지 않는다. 특히 미얀마처럼 장기화한 내전으로 군벌이라 불릴만한 세력들이 지역 내 이권을 장악하면, 이들과의 공조를 통해 사업을 불리려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오기 마련이다.
지린성 창춘시에 기반한 야타이 그룹(Yatai Group) 회장 쉐 지지앙(She Zhijiang)은 중국 후난성 출신인데, 2012년 중국에서 온라인 도박 사업을 하다가 쫓겨난 뒤, 2015년 캄보디아에 자리를 잡고 중국 기업의 도박 사업을 도우면서 2017년에 캄보디아 시민권을 획득하게 된다. 그리고 같은 해 태국 딱주의 맞은편인 미얀마의 미야와디 주의 슈웨 꼭꼬(Shwe Kokko) 지역 주택 개발 단지 사업을 따낸다.
2019년 캄보디아 정부가 시아누크빌 중심으로 퍼져나가던 온라인 사기 범죄 단속을 강화하자, 쉐는 미얀마로 이주해 슈웨 꼭꼬에서 자신만의 스캠 제국인 야타이 신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역시 온라인 사기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던 미얀마 정부도 2020년 슈웨 꼭꼬에서 야타이 그룹의 개발사업을 중단시킨다.
곤경에 빠진 쉐를 구해준 것이 바로 2021년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이 일으킨 군부 쿠데타였다. 이미 장기화한 내전과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로 해외투자가 줄고 관광객이 줄어들자, 군부는 중단되었던 야타이 그룹의 개발사업을 재개하도록 허락한다. 그렇게 다시 슈웨 꼭꼬 개발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온라인 사기 범죄는 급속도로 성장했고, 인신매매 및 스캠 범죄는 태국과 미얀마 국경을 따라 급속도로 확대되기 시작한다.
2024년 12월 중국 배우 왕싱이 취업사기로 납치당해 슈웨 꼭꼬 근처 미야와디 주의 또 다른 스캠 센터인 KK 파크에 감금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올해 1월에 극적으로 구출되면서 태국-미얀마 국경 지역 범죄가 전 세계적 관심을 받게 된다. 이를 계기로 중국과 태국 등이 공조하여 미얀마-태국 국경 지역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스캠 센터에 감금된 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 작전을 펼쳐 7000여 명을 구조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10만~12만여 명의 아시아인과 아프리카인이 KK 파크 스캠 센터에 감금된 상태라고 추정한다.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 지역의 스캠 사업이 도마 위에 오르자, 12월 28일부터 총선을 치러야 하는 미얀마 군부는 마치 솔선수범하듯 KK파크에 대한 급습과 단속을 시행한다. 그리고 2022년 태국 경찰에 의해 방콕에서 구속된 쉐는 올해 11월 12일 중국으로 인도된다. 같은 날 미 법무부는 동남아시아에 스캠 센터 기동타격대(strike force) 조직을 선언했고, 이에 11월 17일 미얀마 정부는 스캠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태국 경찰이 중국으로 보낸 쉐 지지앙의 행방은 묘연한 가운데, 11월 18일 미얀마 정부군과 국경경비부대(Border Guard Force)는 슈웨 꼭꼬의 스캠 센터에 대한 대대적인 급습을 시작했다.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졌듯, 미얀마 정부가 폭파한 건물 몇몇 곳을 제외하고 KK 파크 사업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마치 올해 2월에 미얀마 정부가 슈웨 꼭꼬를 급습해 4000여 명의 연루자를 검거했지만, 그제까지도 스캠 센터의 불이 꺼지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국경지대의 범죄는 그렇게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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