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는 오랫동안 이야기를 통해 감정을 조직해왔습니다. 무엇을 말하는지, 왜 지금 필요한지, 어떤 맥락 위에 놓여 있는지 설명하는 방식이 기본 문법이었습니다.
관객은 장면을 따라가며 의미를 정리했습니다.그러나 그 방식은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습니다. 감정은 이미 과잉 생산되고 있습니다.
설명은 넘쳐나고 공감은 즉각 형성되지만 오래 남지 않습니다.다음 달 6일 서울 을지로 스페이스유닛플러스에서 시작하는 ‘비활성 연극 무대’ 전은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전시는 4막 구조를 취합니다. 유희, 강박, 위트와 가면, 잔혹이라는 장치가 제시되지만 사건은 전
바다이야기게임 개되지 않습니다. 인과는 작동하지 않습니다.연극의 외형은 남겨두고 플롯은 제거했습니다.
이 전시는 서사를 줄인 것이 아닙니다. 서사가 감정을 통제하던 구조 자체를 비워냈습니다.감정은 설명되지 않습니다. 화면 안에 배치됩니다.
지금 회화가 서 있는 자리입니다.■ 이해를 유예하는 무대관객은 안내받지 않습니다. 중심 인물도,
릴게임골드몽 고조되는 갈등도 없습니다. 이해를 돕는 장면 역시 배치되지 않습니다.
관객은 구조 속에 놓입니다. 무엇이 먼저이고 무엇이 결론인지 쉽게 정리되지 않습니다.전시는 공감을 유도하지 않습니다. 감정이 형성되는 조건을 드러냅니다.
설명 과잉의 시대에 이 선택은 형식이 아니라 태도입니다.
바다이야기릴게임2 문은주 作 ‘군침이 싹 도노’ (2024, Neon sign and oil on canvas, 130.3x130.3㎝)
■ 문은주, 이미지의 속도를 멈추다화면에는 익숙한 대중 이미지의 문법이 등장합니다. 선명한 색채와 과장된 표정, 가볍게 읽힐 법한 형상들
무료릴게임 입니다.그러나 화면은 정지해 있습니다. 웃음은 흐르지 않고 귀여움은 어긋나 있습니다.
이미지는 즉시 소비되지 않습니다. 관객은 균열 앞에 머뭅니다.작가는 이미지의 속도를 늦춥니다. 감정이 반응으로 소모되지 못하도록 붙들어둡니다.
제주에서 성장한 작가의 작업에는 중심을 향한 동경이 없습니다. 바깥에서 바라보는 거리의 감각
알라딘릴게임 이 화면에 긴장을 남깁니다.
유희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멈춰 서 있습니다.
안소희 作 ‘On shore’ (2023, Oil on canvas, 100.0x65.1㎝)
■ 안소희, 설명을 거부한 얼굴인물은 정면을 응시합니다.하지만 감정을 말하지 않습니다.
눈은 열려 있지만 이야기는 시작되지 않습니다. 폭발 대신 지속이 선택됩니다.화면에서 감정은 분출되지 않고 체류합니다. 완성되지 않은 상태가 유지됩니다.제주에서 출발한 작가의 작업은 장소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습니다.
대신 외부를 응시하는 거리의 감각이 인물의 표정 깊숙이 자리합니다.즉각적인 공감은 차단되고 긴 여운이 남습니다. 설명되지 않기에 더 오래 기억됩니다.
유승환 作 ‘야간 데이트 2’ (2025, Oil on canvas, 41x53㎝)
■ 원인을 지우고 상태를 새기다유승환의 화면은 인과를 제거합니다. 무엇이 있었는지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안은 이미 형성되어 있습니다.관객은 원인을 찾으려다 멈추게 됩니다. 그 멈춤이 구조가 됩니다.
설명이 사라질수록 상태는 또렷해집니다.■ 잔혹을 조건으로 남기다이민영의 작업은 폭력을 직접 묘사하지 않습니다. 폭력이 가능해지는 관계의 구조를 배열합니다. 어긋난 시선과 긴장된 공간이 서서히 예감을 형성합니다.잔혹은 사건이 아니라 조건으로 존재합니다. 감정은 과장되지 않고 구조 안에 머뭅니다.
이민영 作 ‘Fearytale01’ (2011, Pencil on paper, 78.8X109㎝)
■ 이 전시가 기준이 되는 이유‘비활성 연극 무대’는 작가를 나열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감정을 설명하는 회화가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공감이 속도로 소비되는 시대에 감정을 배열하는 회화는 어떤 역할을 갖는가.회화는 감정을 전달하는 통로에서 감정을 조직하는 장치로 성격을 바꾸고 있습니다.이러한 변화는 취향의 문제가 아닙니다.감각을 받아들이는 틀이 다시 구성되고 있습니다.제주에서 성장한 두 작가의 작업은 중심을 모방하지 않습니다. 거리를 확보한 채 구조를 해석합니다.지역은 주변이 아니라 다른 시야를 만들어내는 토대가 됩니다.이 전시는 한국 동시대 회화의 현재 좌표를 또렷하게 드러냅니다.
■ 스페이스유닛플러스라는 실험의 자리을지로의 산업적 층위 위에 자리한 스페이스유닛플러스는 형식 실험을 지속해온 공간입니다. 이번 전시는 그 정체성을 또렷하게 보여줍니다. 메시지를 앞세우지 않고 구조를 실험합니다. 설득보다 배열을 택합니다.공간은 작품을 감싸지 않습니다. 긴장을 공유합니다.
■ 감정 이후의 회화전시는 무엇을 말하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떻게 감정을 설계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이해는 즉각 완성되지 않습니다. 잔여가 남습니다.
그 잔여가 관객을 다시 화면 앞으로 돌아오게 합니다.서사가 감정을 조직하던 시대는 끝나고 있습니다.
‘비활성 연극 무대’는 그 이후의 회화를 증명합니다.전시는 4월 18일까지 서울 을지로 143 스페이스유닛플러스에서 열립니다.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운영됩니다. 오픈식은 3월 6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진행됩니다.을지로 예술공간과 예술가 네트워크 ‘을지아트트레일(EAT)’ 오픈 주간이 있는 매달 둘째 주 목요일인 3월 12일과 4월 9일에는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됩니다. 기획은 송준영, 총괄은 강지선과 손원영이 맡았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