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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이 안되면 미국처럼 종신형을 도입해야죠. 왜 아무 대책없이 사형을 폐지합니까.”
충남 당진에서 작은 딸의 남자친구 김모(34)씨에게 하룻밤 새 작은 딸과 큰 딸까지 모두 목숨을 잃은 자매의 아버지 나종기(62, 사진)씨는 30일 서울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선고가 있던 날은 한숨도 못 잤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전고법 형사3부(부장 정재오)는 지난 25일 항소심에서 1심처럼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나씨는 “그놈(김씨)이 20년 간 징역을 살다 나오면 권재찬처럼 다시 사람을 죽이지 않겠느냐”며 사형선고가 나지 않은 것에 분통을 터뜨렸다. 권재찬(53)은 2003년 인천에서 전당포 업주를 살해해 무기징역이 선고됐으나 15년 만에 출소해 최근 또다시 중년 여성과 사체유기를 도운 공범을 살해했다. 나씨는 “자식이 두 딸 뿐인데 모두 잃었고, 우리 부부와 손주들까지 모두 산송장으로 만들었다”고 침통해했다.
현재 큰 딸의 세 자녀는 충남 홍성 할아버지 집으로 갔고, 작은 딸의 자녀 한 명만 나씨가 데리고 있다고 했다. 나씨는 “작은 딸네 고 2년생 손녀는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다”며 “반에서 1~2등 하는 아이였는데 엄마가 죽고 우울증이 생겨 학교와 병원을 오가다가 결국 입원했다”고 전했다. 이어 “큰 딸네 손주들도 트라우마로 병원 치료를 받다 할아버지 집으로 갔는데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나씨는 “두 딸의 장례식장에서 손주들이 ‘(복수한다고) 엄마 죽인 놈한테 데려다 달라’고 해 ‘그놈은 죽었으니 우리 잊어버리자’고 달랬지만 그 게 잊히겠느냐”며 “손주들도 평생 상처를 안고가게 생겼다”고 했다. 나씨는 “범죄로 온가족이 무너지고 내동댕이처졌는데 정부가 뭐 하나 살피는 게 없다“며 ”범죄자는 살려주고 피해자 유족한테는 이래도 되는 거냐”고 울분을 토했다.
나씨의 두 딸은 2020년 6월 25일 오후 10시 30분과 이튿날 오전 2시 30분 각각 살해됐다. 김씨가 당진시 모 아파트에서 ‘여친’인 작은 딸(당시 38세)을 목 졸라 살해한 뒤 같은 아파트 언니(39) 집에 들어가 4시간 동안 기다리다 귀가한 언니를 같은 방법으로 살해한 것이다. 김씨는 범행 후 언니 휴대전화로 106만원어치 게임 아이템을 결제했고, 언니 차를 훔쳐 울산으로 도주하다 교통사고를 낸 뒤 ‘뺑소니’를 치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 및 살인강도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김씨는 여친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취해 잠들자 목 졸라 살해했고, 언니가 ‘살려달라’고 계속 애원하는 데도 목을 졸랐다”며 “언니를 살해하고 벤츠 승용차 키와 신용카드, 명품가방을 탈취한 뒤 태연히 또다른 애인을 불러내 술을 마시면서 훔친 가방과 목걸이를 팔아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은 형법상 없는 처벌이고, 사형은 1997년 12월 집행 이후 사실상 폐지됐다”며 사형 선고를 못한 고민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나씨는 “경찰 수사 때 (김씨) 신상공개를 요구했는데 당시 박원순(전 서울시장) 사건으로 시끄러워서인지 하지 않더라”면서 “우리 가족이 당한 이런 참혹한 사건을 막을 수만 있다면 청와대 앞에서 분신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판사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해도 행정처분으로 이뤄지는 ‘가석방‘을 막을 강제력이 없고, 사형도 집행이 안돼 사실상 폐지된 상황이 계속된다면 형법 개정을 통해 사문화된 사형 대신 종신형 도입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81/0003248363?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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