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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6-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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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새 정부 장관 30%는 여성이 될 거라고 기대하던 시절이 있었다. 2016~2017년 ‘촛불’이 연 19대 대통령 선거 때 이야기다. 지금은 국민의힘 소속인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는 “30년 맞벌이로 살면서 성평등이 체화됐다”며 “임기 초 내각 여성 비율을 반드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0%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여성 장차관 비율을 30%로 시작해 늘리겠다”고 맞섰다. 추가담보대출 당시 연합뉴스(2017년 5월4일)에 따르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마저 초대 내각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반면 2024~2025년 응원봉 광장이 연 21대 대통령 선거에선 내각 여성 할당처럼 정책 결정 과정에서 여성 참여 등을 확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공약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겨레는 지난 20여년간 여성 주택금융공사 중도상환수수료 ·성소수자 단체가 줄기차게 요구했으나 아직도 현실이 되지 못한 공약 5가지를 추려 그 역사를 짚었다. 정치권이 성평등과 차별 철폐 요구를 받아안지 못하고 뒷걸음질 친 기록이다.
남녀 동수 내각
여성 장관 30% 할당에서 더 나아가 50%로 하겠단 공약은 2017 행복드림 년 대선에서 처음 나왔다.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임기 내 남녀 동수 내각을 만들기로 약속했다. 문재인 정부 시기, 여성 장관 비율은 역대 최고치 33.3%(18명 중 6명)를 기록했지만 50%엔 못 미쳤다. 하지만 2022년 대선에서 남녀 동수 내각을 약속한 건 심상정 후보 한명이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여성 몇 퍼센 sbi홀딩스 트를 약속하기보다 인재 발굴에 힘쓰겠다”고만 했다. 안 후보는 대선 막바지 여성할당제에 반대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한다. 지난해 12·3 내란사태 당시 장관 19명 중 여성은 3명(15.7%)에 그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해마다 여성 국회의원 및 관리자 비율 등 10가지 지표로 평가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2013년부터 2024년까지 중고차쇼핑몰 최하위였다, 올해 한 계단 상승했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내각 여성 할당을 비롯해 여성 대표성 강화를 위한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반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남녀 동수 내각을 약속했다.
성평등 임금공시제
2017년 대선주자 다수는 심각한 성별 임금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임금공시제를 공약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중위임금 기준)는 31.2%로 오이시디 회원국(평균 11.4%) 가운데 부동의 1위다. 그중 문재인 후보가 공약한 성평등 임금공시제는 각 사업장의 임금격차 정보 공시를 의무화해 개선안을 마련하는 제도다. 성별 임금격차는 노동시장 구조를 비롯해 장시간 노동 체제와 그로 인한 경력 단절, 직장 내 성차별, 무급 돌봄노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러므로 명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정보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추진했으나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사업장 스스로 채용·근로·퇴직 같은 고용 항목별 성비 등을 공개하는 성별근로공시제를 제시해, 2023년 하반기부터 공공부문에서 시행 중이다. 그러나 현행 법·제도만으론 성별 임금격차 구조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많다.
권영국 후보 쪽은 “직군·직급별 임금격차 비율 등을 공시하게 하고 공시 대상도 5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하는”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성평등 임금공시제와 비슷한 취지의 고용평등 임금공시제를 약속했다.
직장갑질119 젠더특위,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젠더팀 관계자들이 지난 8월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3·8 여성의 날 기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동의 강간죄
상대방 동의 없이 이뤄진 성관계를 성범죄로 처벌하자는 요구는 2007년부터 이어져왔다. ‘#미투’(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거셌던 2018년 20대 국회에선 다수의 여야 의원이 비동의 강간죄 도입을 위한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22년 심상정 후보가 비동의 강간죄 도입을 약속했고, 안철수 후보는 공약으로 내놨다가 “고민해야 할 지점이 존재한다”며 철회했다. 비동의 강간죄를 반대하는 대표 논리는 ‘억울한 사람이 가해자로 몰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비동의 강간죄를 도입한 영국·독일·스웨덴·일본 등의 사례를 보면, 상대방 동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다양한 규정을 더해 우려점을 보완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권영국 후보만 비동의 강간죄 도입을 약속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거대 양당의 후보가 모두 “차별 금지”를 외쳤던 때도 있었다.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학력, 성별, 나이, 신체조건 차별을 엄격히 금지하는 법·행정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모든 유형의 차별을 예방·시정하기 위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공약했다. 노무현 정부는 2007년 공약보다 후퇴한 차별금지법안을 입법 예고해 비판을 받았으며 이듬해 1월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17대 국회 임기 종료 직전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했으나 법 제정엔 이르지 못했다. 문재인 후보는 2012년 대선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했지만 5년 뒤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공약에서 제외했다.
유엔 기구는 2007년부터 2025년까지 14차례에 걸쳐 한국 정부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했다. 이 법은 차별 행위가 무엇인지 구체화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차별 예방과 시정 책임을 부여한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선동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집단이 생겨나면서 이 법의 필요성은 더 커졌다. 이재명 후보는 “방향은 맞다고 보지만 현안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논쟁 갈등이 심화되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하기 어렵다”(5월18일 후보자 티브이 토론)며 유보적인 입장이다. 권영국 후보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4월10일 광화문광장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성평등 전담부처 강화
최근 수년간 폐지 주장에 휩싸인 여성가족부지만, 1997년 대선에선 이회창(한나라당)·김대중(새정치국민회의)·이인제(국민신당) 후보 모두 여성부(옛 여가부) 신설을 약속했다. 당시 여성 정책을 관할하던 정무 제2장관실은 법을 만들 수도, 다른 부처를 움직일 권한도 없었다. 성평등 전담부처에 대한 요구가 커진 배경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신설된 여성부는, 보육·가족 업무를 맡아 여성가족부로 개편(2005년) → 이명박 정부의 통폐합 시도 뒤 여성부로 축소(2008년) → 청소년·가족 업무 포함 여성가족부(2010년)로 다시 바뀌는 등 부침을 겪었다.
2017년 대선에서 유승민 후보는 여가부를 폐지하고, 국가 양성평등위원회를 만들어 성평등 컨트롤타워로 삼자고 주장했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여가부 강화와 함께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를 만들자는 입장이었다.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는 설치되지 않은 채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여가부 폐지’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이 그해 10월 여가부 폐지 내용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여가부가 폐지되면 성평등 정책 전반적 후퇴가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 전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는 지난해 6월 한국 정부에 “여가부의 인적, 기술적, 재정적 자원을 크게 늘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 성평등 정책을 총괄하는 전담부처로서 제구실을 하도록 뒷받침하라는 의미다. 권영국 후보는 여가부 이름을 성평등부로 바꾸고 성평등부총리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여가부 폐지를 내세웠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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