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연평도에서 해병대 연평부대 포7중대 장병들이 K9 자주포 비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해병대 제공)
(연평도=뉴스1) 허고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4일, 북한과 가장 인접한 우리 영토인 연평도는 고요 속에서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적막한 섬에 울려 퍼진 건 해병대 장병들의 힘찬 구령 소리였다.
"하나포 사격 준비 끝!"
해병대 연평부대 포7중대 장병들은 이날도 어김없이 K9 자주포를 활용한 비사격 훈련에 돌입했다. 자주포 옆으로 달려가는 병사들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었고, 각자 맡은 임무에 대한 손놀림은 노련했다. 단순한 훈련이 아닌 실전을 가정한 연습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럭키세븐 몇 초 후, 포반장으로부터 "목표 지점 타격 완료"라는 보고가 이어졌다. 실제 포탄이 날아간 건 아니었지만, 장병들의 눈빛은 실전을 마주한 군인과 다를 바 없었다.
'서북도서 절대사수'가 임무인 연평부대 예하 각 포병중대는 매일 전투배치 및 비사격훈련을 하며 사격 능력을 다진다. 이들은 불시에 조성된 상황에 대응하는 훈련을 반복하며
신천기릴게임 언제든지 5분 안에 초탄을 발사할 수 있는 즉각사격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김문기 하나포 포반장(중사)은 평시에도 언제든지 쏠 준비가 될 수 있게 장비 정비를 철저히 하고, 만약 실제 사격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언제 어디서든 사격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릴게임 온라인 씨엔조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 중국 어선들이 조업하고 있다. 사진은 망향전망대에서 촬영.
이날 훈련은 공교롭게도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오전 11시 22분쯤 진행됐다. 정치적 격변이 휩쓸고 있는 육지와 달리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불과 1.5㎞ 거리인
로그챠트 연평도에는 오직 '서북도서 절대 사수'라는 명령만이 존재했다.
포7중대는 실제로 북한과 교전해 승리한 경험이 있는 부대이기도 하다. 2010년 11월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이후, 해병대는 K9 자주포로 즉각 대응했다. 북한군의 포탄이 떨어졌던 곳 중 하나인 3포상은 현재까지도 원형 그대로 보존돼 안보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승전의 기
증권서비스 억이 해병대에게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의 사명'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날 북한은 '청명절' 휴일로, 전방에서의 특별한 활동은 없었다. 그러나 우리 군은 사소한 징후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대북 감시 수위를 높였다. 연평부대는 365일 24시간 전군 최고 수준의 대비태세를 유지 중인 상태에서 해안 경계초소의 인력 배치와 감시 강도를 강화했다.
포7중대 방문 후 연평도 내 다른 지역의 해안 초소에 올라가니 해무로 시야가 좋지 않았으나 북한 땅인 석도가 흐릿하게 보였다. 초소에서 약 3㎞만 가면 북한의 내륙 지역이다. 다행히 북한군 인원이나 선박의 해상활동은 눈에 띄지 않았다.
4일 연평도에서 해병대 연평부대 장병들이 해안경계를 하고 있다.(해병대 제공)
해상에선 10여 척의 중국 어선이 NLL 인근에서 조업 중인 게 뚜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중국 어선은 "경고! 경고! 당신은 한국의 영해에 가까이 왔다"라는 방송에 아랑곳하지 않고 조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남북 양측 모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해역에서,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중국 어선의 행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고 한다.
해안경계근무 병사를 격려하던 소초장 장호영 중위는 "꽃게 성어기를 맞아 대응해야 하는 상황들이 많아졌다"라며 "그러나 우리가 수행하는 임무는 언제나 한결같다"라고 말했다.
장 중위는 "이곳에서 생활하며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는 자부심을 느끼며 크게 만족하고 있어 육지로 나가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남았다"라며 "적의 도발과 위협으로부터 연평도와 안보의 최전선 NLL을 절대 사수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이 거주하는 연평도의 번화가도 이날은 평소보다 훨씬 조용했다. 주중 낮 시간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장병들의 활동을 영내로 제한한다는 국방부 지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4일 오후 연평도의 모습. 장병들의 외출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연평도 주민인 상인 A 씨는 "오늘 저녁엔 손님이 많이 없을 것 같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안보 상황을 모두 이해하고 있고, 연평부대가 없으면 우리의 생활도 없기 때문에 늘 고마움을 느끼며 상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평도는 과거 수 차례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이 있었던 '한반도의 화약고'다. 제1·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등의 아픔이 지금도 남아있다. 북한의 도발 이후엔 포병과 레이더 등의 전력을 보강하고, 대피호를 만들고 통로도 요새화했다. 현대식 시설을 갖춘 주민 대피시설도 섬 곳곳에 있다.
부대를 나서며 한 해병대 장교에게 '적이 도발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느냐'라고 묻자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것보단 낮을 것"이란 답이 돌아왔다. 연평도 포격전 당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강력한 전력을 구축한 만큼 적이 감히 도발할 엄두도 나지 않을 것이며, 교전이 벌어지더라도 반드시 승리한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다른 해병대 장교는 "지금 이 시간에도 감시 및 즉각 대응 장비들이 대기 중이고, 우리는 야외 체력단련을 할 때도 해안을 눈으로 경계하며 뛰는 군인들"이라며 "그 어떤 상황이 있더라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