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임상교수가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성장학교별에서 아동 청소년의 무기력 문제를 해결할 환대의 주체로 교회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항정신병 및 항우울제를 처방받는 초등학생이 10만명을 넘어섰다.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사회에선 이들을 받아줄 품이 부족하다. 한국교회가 환대와 연결을 통해 마음 아픈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돌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성장학교별에서 김현수(60)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를 만났다. 성장학교별은 느린 학습 속도와 심리적 어려
야마토릴게임 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대안교육기관으로 김 교수가 교장을 맡고 있다. 김 교수는 “청소년들의 우울과 무기력함을 공감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사회가 이들을 비난해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서울시자살예방센터장, 안산 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코로나19심리지원단장을 역임했다. 우리 사회 아픔이 머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릴게임무료 공감 사라진 사회, 연결 끊긴 아이들
김 교수는 병원 진료실과 학교 현장을 오가며 마주하는 다음세대의 현주소에 대해 지극히 위태롭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울감과 무기력이 개인의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보는 인식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바다신2 다운로드 김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이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우울감을 느낀다”며 “공감받지 못한다는 감정은 개인과 세상의 연결성이 끊어졌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세대는 초경쟁사회 속에서 성장했지만, 인공지능(AI) 시대가 오면서 설 자리를 잃게 됐다”며 “‘열심히 하면 된다’는 부모세대의 패러다임이 통하지
사아다쿨 않는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청소년과 청년들은 쉽게 무기력해진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만난 한 대학생 청년은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 이력서만 40장을 썼다”는 경험담을 털어놨다.
아동·청소년 우울 4년 새 2배
지난해 말
바다이야기디시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하는 아동과 청소년은 2배 증가했다. 항정신병 및 항우울제를 처방한 청소년 환자 역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초등학생(7~12세) 환자는 2021년 5만963명에서 4년 만에 10만4510명으로 늘었으며, 청소년(13~17세) 연령에서도 4년 만에 7만6148명이 늘어났다.
김 교수는 “단순 수치를 넘어 실제 의료 현장에서 우울감 등 정신 건강에 이상을 느끼는 미성년자의 증가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토록 거대한 우울감의 원인을 돌봄의 결핍에서 찾았다. 가족과 이웃 공동체의 규모가 줄어들었고, 코로나19를 겪으며 사회적 교류는 급속하게 감소했다. 그는 “공동체가 약화하며 아이들이 받는 돌봄의 총량이 줄었고, 학업 중심의 일상 속에서 쉬고 회복할 시간마저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환대 공간으로서의 교회
김 교수는 “지금이야말로 교회가 문턱을 낮춰 누구나 쉽게 쉬어갈 수 있는 환대의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예배에 참석하지 않아도, 또 아무 말 없이 머물다 가도 괜찮은 공간이 교회에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의 저서 ‘요즘 아이들 무기력의 비밀’(해냄)에서도 무기력한 아이들을 돕는 방법으로 환대와 격려를 제시했다.
모태신앙인이기도 한 김 교수는 교회가 이러한 어려움을 돌파할 주체로서 나서주길 요청했다. 김 교수는 “오늘날의 교회가 세속적인 기준으로 승자를 좋아하고 낙담에 빠진 이들은 외면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며 “살아갈 힘을 충전하고 삶의 자리를 나갈 수 있도록 환영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지니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회가 공동체 회복의 주체로서도 적절한 위치에 있다고 김 교수는 평가했다. 그는 “다양한 연령과 배경의 구성원들, 유휴 공간을 두루 갖춘 공동체”라며 “달리기 모임, 사진 동호회, 요리 모임처럼 열린 교제의 장이 돼 사회적 연결을 지속하는 곳으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고립과 단절로 모임이 사라지는 사회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사회 프로그램에 교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표어를 넘어 생명존중 실천으로
‘생명을 살린다’는 가치를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옮기고 있는 교회들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서울 A교회는 지난 2년간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대표 조성돈)와 함께 생명존중교육을 진행했다. 교회 전체가 우울과 무기력 등 정서적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면서 캠페인과 강사양성 과정으로 활동을 확장해왔다.
우울과 무기력이 개인의 신앙 문제로 치부되기보다는 공동체가 함께 감당해야 할 현실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교회 내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자 은둔 자살 유가족이나 우울증을 앓고 있는 교인들이 정서적 어려움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이러한 주제에 대해 교회 안에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간다.
이 교회 교육 담당 B목사는 심방 현장에서 변화가 가장 먼저 드러났다고 전했다. 그는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청소년 우울이나 은둔 위험 신호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배웠다”고 말했다.
인천의 C교회 청년부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교회 청년부 목사는 “겉으로는 큰 사건이 없어 보이지만, 청년들의 고립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지역”이라며 “아이들 말 한마디에 더 오래 머물러 숨은 뜻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