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정부의 주식시장 과세 기준 강화 방침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타결한 한미 관세 협상의 영향을 주시하는 가운데 발표된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면서 승승장구하던 국내증시가 8월 첫 거래일인 1일 3%대 급반락을 연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전날 내놓은 '2025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춘다. 이는 윤석열 정부 때 완화한 것을 다시 되돌리는 수준이다. 대주주가 되면 양도차익의 20~25%를 세금으로 내야하는데, 그 대상을 넓혀 양도세를 비상장주식담보대출 더 걷겠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조건부로 내린 증권거래세율도 금투세 폐지에 따라 0.15%에서 0.20%로 환원된다. 코스피는 0%에서 2023년 수준인 0.05%로 올린다. 농어촌특별세(0.15%)를 고려하면 0.15%에서 0.20%로 오르는 셈이다. 코스닥 거래세도 0.15%에서 역시 2023년 수 영세민전세자금대출자격조건 준인 0.20%로 올리기로 했다. 증권거래세율 인상에 따라 앞으로 5년 동안 2조3,345억원의 세수가 추가로 걷힐 것으로 추산됐다. 고배당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은 종합소득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분리과세하는 제도도 내년 도입된다. 고배당기업은 전년에 비해 현금배당이 줄어들지 않은 상장사(공모·사모펀드 노량진자연산 , 부동산리츠 등 제외) 가운데 '배당성향이 40% 이상인 기업'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보다 5% 이상 배당이 늘어난 기업'을 말한다. 이번에 발표된 안은 주식 배당으로 번 돈을 다른 소득과 합치지 않고 따로 떼어내 세금을 매겨, 현재보다 낮은 세율로 과세하는 방식이다. 고배당기업 배당소득에 제1금융권 ▲2천만원 이하 14% ▲2천만원 초과~3억원 이하 20% ▲3억원 초과 35%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는 배당소득이 연간 2천만원을 넘는 금융소득종합과세자는 현재 최고 45%(지방세 포함 때 49.5%)의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배당소득을 따로 떼어내 분리과세하면 그만큼 세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대부이자율 하지만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이 되는 상장사 기준이 까다로운 데다 분리과세 최고세율이 35%(지방세 포함 때는 38.5%)로 시장 예상치보다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보수적으로 책정해 대주주 배당 유인을 꺾었다는 것이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해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았는데 기대와 달리 적용 요건이 다소 까다롭고 일부 구간의 세율도 높은 수준으로 설정됐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개정안이 시장의 예상과 다소 괴리가 있다"며 "향후 가치주와 배당주에 대한 주가 조정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양도세 기준 변화는 거시경제, 기업 실적, 글로벌 유동성 등 펀더멘탈 요인보다 후순위"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연말 매도와 수급 악화, 일시적 주가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방침이 '코스피 5천' 목표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여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어 실제 적용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대주주 기준 '원복'에 반대 의견을 내며 "서울 아파트 한 채 가격도 안 되는 주식 10억원어치를 가지고 있다고 '대주주가 내는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게 상식적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보선기자 sunris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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