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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웅, 끼익, 끼이익”
차량이 급정거할 때처럼 아스팔트를 우악스럽게 할퀴는 괴성이 울려 퍼지더니 곧바로 고무 타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한밤 중 일반 도로였다면 고막을 찢는 듯한 소리에 인상을 찌푸리고 악취에 코를 가리며 욕설을 한바탕 내뱉어야 할 상황인데도 오히려 쾌감과 도파민이 터졌다.
도넛이 그려진 아스팔트는 거장의 추상화를 닮았고, 괴성은 파도소리만큼 시원했으며, 매캐한 손오공 릴게임
냄새는 막 피기 시작한 라일락 꽃의 향기만큼 달콤했다.
드리프트 묘기에 욕설 대신 환호 터졌다
박상현 아자대 교수가 선보인 드리프트 장면 [사진제공=한국토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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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 수준의 일부 몰지각한 마니아들이 한밤 중에 도로에서 저지르는 횡포로 극혐의 대상이 됐던 모터스포츠 종목이 ‘환골탈태’했다. TPO(Time, Place, Occasion)에 충실해서다.
충남 보령의 대천해수욕장 바로 옆 머드 엑스포 광장. 이어린이주식
곳에서는 지난 3~5일 2025 보령·AMC 국제 모터 페스티벌이 열렸다.
메인 행사는 선수들과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이라는 국내 모터스포츠에서도 ‘마이너’로 여겨지는 종목들이다.
서킷에서 열리는 자동차 경주대회가 아니다. 장애물이 있는 코스를 빠르게 통과하는 ‘짐카나’,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며 컨트롤 실력을 겨루는 ‘드리풍산홀딩스 주식
프트’, 지형·장애물 통과 능력을 평가하는 ‘오프로드’다.
아스팔트 위에 도넛을 그리는 드리프트 묘기 [사진촬영=매경 디지털뉴스룸 최기성 기자]
비인기 모터스포츠 중에서도 마이너 종목을 중심으로신텍 주식
행사를 구성했지만 관람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4일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머드 엑스포 광장의 아스팔트에 도넛을 그리는 ‘묘기급’ 드리프트 공연이 펼쳐지자 욕설이 아니라 환호가 터졌다.
모터스포츠 차량이 선보이는 짐카나·드리프트·오프로드 동승 체험 행사와 튜닝카 전시공간에도 관람객들이 몰렸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들 위해 마술쇼, 버블쇼, 코스프레 체험 등도 마련했다.
그 결과,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성과를 거둬들였다. 3일 간 관람객 수는 15만명에 달했다. 역대 최다다.
수도권과 부산에서 열리는 모터쇼와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진행되는 자동차 경주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찾았다.
비수도권에서 열리는 모터스포츠로 국한하면 ‘대박’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준이다. 모터스포츠 아웃사이더(아싸)에서 인사이더(인싸)로 차생역전을 실현했다.
아자대 축제에서 국제 자동차 행사로
토요타 가주 레이싱 부스 [사진제공=한국토요타]
보령·AMC 국제 모터 페스티벌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든 일등공신은 한국토요타와 국내 유일 자동차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대학인 아주자동차대학교(아자대)이다.
보령·AMC 국제 모터 페스티벌은 지난 2011년 아자대의 봄축제 ‘배제 학술제’ 부대행사가 시초다.
축제 일정 중 재학생과 동호회의 튜닝차량 120여대를 모아 시작한 ‘튜닝카 페스티벌’이 입소문을 타면서 규모를 조금씩 키우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모터스포츠전공을 개설한 아자대와 지난 2020년 첫 인연을 맺은 한국토요타가 뛰어들면서 자동차 축제로 커지기 시작했다.
모터스포츠를 통해 자동차 기술과 문화를 발전시키고 있는 토요타 본사의 지원을 받아 한국토요타도 국내 자동차 기술과 모터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대상을 물색했다.
아이를 동반한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끈 이벤트 부스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한국토요타는 아자대를 낙점했다. 국내 자동차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2020년 아자대와 T-TEP(TOYOTA Technical Experience Program) 업무협약을 체결햇다.
이후 전동화 트레이닝 아카데미 개설, 실습용 차량·부품 기부, 장학금 전달 등으로 아자대를 국내 최고 수준의 자동차 전문가 양성소로 육성시키고 있다.
한국토요타는 ‘모터스포츠를 통해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든다’는 토요타의 철학을 국내에서도 실천하기 위해 보령·AMC 국제 모터 페스티벌 지원에도 나섰다.
아자대와 함께 국내 모터스포츠 저변을 넓히고 훌륭한 자동차 인재를 육성하면 국내 자동차산업은 물론 한국토요타에도 이득이 된다는 판단도 후원 결정에 한몫했다.
한국토요타의 참여로 국내에서 ‘그들만의 리그’에 그쳤던 모터스포츠 행사는 국제적 수준의 자동차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관람객-2021년 2만명, 2025년 15만명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한명석 아자대 총장(왼쪽)과 박상현 아자대 교수 [사진제공=한국토요타]
한국토요타가 가세하고 지난 2022년부터 보령시와 충청남도도 적극 지원하면서 다른 자동차 브랜드는 물론 자동차 관련 기업들도 참여와 후원에 적극 나섰다.
선수들과 마니아들을 위한 행사에서 일반인을 위한 참여·체험 프로그램도 늘어났고 해외 선수들과 인플루언서들도 찾기 시작했다.
대학 축제에서 보령을 대표하는 자동차 행사로 성장하고 볼거리도 풍부해지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관람객 수는 지난 2021년에 2만여명 수준이었지만 2023년에는 10만명을 돌파하더니 올해는 15만명으로 늘었다.
올해 행사에서도 한국토요타는 모터스포츠 브랜드인 가주 레이싱(GAZOO RACING, GR) 부스를 설치하고, GR 수프라, GR 86 등 라인업을 전시했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모터스포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서킷 시뮬레이터 체험, RC카 레이싱 등 체험형 이벤트도 진행했다.
플래그십 SUV인 렉서스 LX 700h를 타고 인공 오프로드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와 RX·NX 로 해안도로를 달릴 수 있는 시승 행사도 열었다.
한국토요타 가주 레이싱 부스를 찾은 외국인 관람객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한명석 아자대 총장은 지난 4일 열린 보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아주대는 자동차 특성화 대학으로 한국토요타와 함께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활약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며 “보령·AMC 국제 모터 페스티벌은 자동차 산업의 일부인 모터스포츠의 저변을 넓히고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총장은 이어 “이번 행사는 모터스포츠 대중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관광도시인 보령의 경제 활성화, 아자대 가치 상승, 토요타 인지도 제고 등 1석4조 효과도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행사를 기획하고 키운 박상현 아자대 모터스포츠학과 교수도 “토요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국제’ 타이틀에 어울리는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며 “모터스포츠 풀뿌리 종목인 짐카나와 드리프트를 중심으로 세계인들이 찾는 글로벌 축제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