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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개 언론·시민사회단체가 꾸린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와이티엔(YTN)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와이티엔과 연합뉴스티브이 회사 쪽의 사장추천위원회 무력화 시도를 규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과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등 언론·시민단체가 보도전문채널 와이티엔(YTN)과 연합뉴스티브이(TV)를 상대로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 무력화 시도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언론노조와 민언련 등 90여개 언론·시민단체가 꾸린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와이티엔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두 방송사 경영진을 상대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 원칙을 준수하고, 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송법 취지를 충실히 받들어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이호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개정 방송법에 따르면 보도전문채널 와이티엔과 연합뉴스티브이는 (법 시행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사장추천위원회를 설치·운영해야 하고 보도책임자에 대한 임명동의제를 실시해야 한다”며 “그런데 3개월이라는 그 시한이 보름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와이티엔과 연합뉴스티브이 사 측은 협상 타결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시간을 질질 끌면서 불법적 사태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방송법은 지 상파 방송 3개사와 보도전문채널 두 곳에 사장추천위원회를 설치·운영하도록 하고, 보도책임자를 임명할 때에도 보도 분야 직원 과반수 동의를 얻도록 했다. 또 개정 방송법은 부칙을 통해 법 시행 3개월 안에 개정 규정에 따라 보도전문채널 대표자와 보도책임자를 새로 임명하도록 했다.
개정 방송법이 지난 8월 말 시행된 만큼, 그 시한이 약 보름 앞으로 다가왔으나 두 방송사 노사는 사추위 구성에 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와이티엔 사 쪽은 개정 방송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하기로 지난 3일 결정했다. 방송법의 사추위 설치 의무 규정이 민영방송의 경영 자율성을 훼손하고 자유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개인의 재산권과 주주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 사 쪽이 내세운 이유다.
사추위 구성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는 건 연합뉴스티브이 노사도 마찬가지다. 언론노조 연합뉴스티브이지부는 방송의 독립성 및 사장 선임 절차의 투명성 확보 등을 위해 노사 동수 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사 쪽은 ‘주주 권리’를 내세워 이에 맞서고 있다. 연합뉴스티브이의 최대주주는 연합뉴스다.
정현욱 연합뉴스티브이지부장은 “사외이사와 외부 전문가, 시청자위원회, 노조가 균형 있게 참여하는 사추위 체제를 구성하는 것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연합뉴스티브이를 만드는 첫걸음”이라며 “하지만 사 측은 주주 권리를 내세워 이를 거부하고 있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오로지 상법 논리로 언론의 공적 책임을 해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