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의 오페라 '지크프리트' 중 전설의 검 '노퉁'을 든 지그프리트. 출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바그너의 <지크프리트-Siegfried, 1876>는 그의 거대한 4부작 악극인 <니벨룽겐의 반지> 중 제2일에 해당하는 세 번째 작품이다. 1부 <라인의 황금>과 2부 <발퀴레>가 신들의 이야기였다면, <지크프리트는> 인간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배경뿐만 아니라 <지크프리트>는 전작보다 음향학적으로도 더욱 고도화를 이루었다. 지금까지 성악부의 멜로디 선율과 관현악 반주부가 서로를 배려하며 균형을 갖추었으나 <지크프리트>는 오로지 극 중심의 과감
릴게임몰 한 바그너만의 음향을 선보인다. 대규모로 커진 오케스트라가 오페라의 중심이던 성악과 동등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었다. 이런 변화의 가운데 서 있는 <지크프리트>는 바그너가 겪은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이 그의 철학과 버무려져 음악에 녹아있다. 시련의 시기에 그는 특히 쇼펜하우어의 심취했고, '인간의 의지와 욕망 그 자체가 인간의 존재 의미'라는 사상에 박수를 보냈
뽀빠이릴게임 다. 특히 니체는 <지크프리트>를 통해 자신이 주창하는 인간의 '자유 의지'에 관한 작품의 주된 사상을 설명하는데 최고의 예술 작품으로 손꼽았다. 평소 자신이 인간 본능과 감정이 권력과 제도에 억압되는 현실에 분개했던 바그너에게 <지크프리트>는 음악적으로 자신이 담은 철학을 승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하는 소재였다.
<지크
야마토게임연타 프리트>는 이 악극의 주인공인 지크프리트의 이름이다. 그는 전작 <발퀴레>에서 볼 수 있었던 쌍둥이 오누이였던 지크문트와 지클린데 사이에 태어난 아들로 신의 왕 보탄의 손자이기도 하다. 용감하며 괴력을 지닌 인물로 '두려움이 없는 자'로 불리는 지크프리트는 바그너 자신을 투영한 인물이다. 3막의 구조로 이루어진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편의 <라인의
야마토무료게임 황금>과 <발퀴레>에 관한 내용 이해가 필요하다. 영화 <반지의 제왕>이나 여타 시리즈처럼 하나의 긴 이야기 안의 등장하는 주요 인물과 서사가 사람의 혈관처럼 연결되어 작품 전체를 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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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크프리트가 전설의 검 노
온라인릴게임 퉁을 복원하는 장면. 출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1막은 숲속의 동굴이다. <발퀴레>에서 브륀힐데에 의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지클린데는 자기 아들 지크프리트를 부러진 칼 노퉁과 함께 <라인의 황금>에 등장했던 니벨룽겐족인 난장이 대장장이 미메에게 맡긴다. 미메는 지크프리트를 이용해 절대 반지를 찾을 속셈으로 그를 양육한다. 지크문트의 유품인 부러진 검 전설의 노퉁은 두려움을 모르는 남자만이 복원할 수 있는데 두려움을 모르는 자, 지크프리트가 노퉁의 복원에 성공한다. 그리고 그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무엇인가 알고 싶어, 미메의 소개로 절대 반지를 지키는 전설의 뱀 파프너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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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크프리트 중 신검 노퉁을 완성한 지크프리트와 그것을 보고 있는 미메. 요한네스 게르츠(1901) 작
2막은 깊은 숲속으로 지크프리트는 파프너가 있는 '미움의 동굴'에 도착한다. 동굴로 들어간 지크프리트는 노퉁으로 파프너를 처단하고, 파프너의 피를 뒤집어쓴다. 파프너의 피로 인해 새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된 지크프리트는 새에게 "반지와 투구를 챙기고, 너를 배신하려는 미메를 조심하라"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를 듣고 동굴 안으로 깊이 들어가는 지크프리트, 그리고 두려움에 떨며 따라 들어가는 미메를 볼 수 있다. 이때 갑자기 미메의 형제인 알베리히(기획 연재 '라인의 황금' 참조)가 갑자기 등장하여 미메와 투구와 반지를 놓고 싸우고 있다가 새가 알려준 투구와 반지를 손에 넣은 지크프리트가 동굴 밖으로 나가자 이를 본 두 난장이 형제는 지크프리트에게 위협을 느끼고 몸을 숨긴다. 동굴에서 나오는 중 미메는 지크프리트에게 아부하며, 그를 죽이기 위해 수고했다며 피곤할 테니 이 약을 먹으라며, 강제로 몽혼약을 먹이려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새의 속삭임으로 알게 된 지크프리트는 미메의 목을 단칼에 베이어버린다. 그리고 동굴을 큰 뱀의 사체로 막는다. 피곤함에 지쳐 쉬고 있는 지크프리트는 외로움을 느낀다. 그리고 새에게 자기의 짝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새는 불타는 바위산 속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브륀힐데의 이야기해 주고 그녀는 오직 두려움을 모르는 자만이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새의 인도를 받아 그곳으로 향하는 지크프리트의 모습과 함께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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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뉴욕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된 바그너의 오페라 '지크프리트' 3막 중 지크프리트와 브륀힐데가 함께 하는 장면. 출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3막은 바위산 기슭의 거친 들판으로 한밤중에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나그네로 변장한 보탄은 지혜의 여신 에르다를 부르고 그녀와 자신과 사이에서 낳은 브륀힐데와 지크프리트를 결혼하게 해서 신들의 유산을 받게 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에르다는 두 사람을 니벨룽겐의 저주에서 벗어나게 하고, 반지를 라인의 처녀에게 돌려주라고 이야기한다. 보탄은 지크프리트가 오는 것을 예감하고 에르다를 잠들게 한 후 바위에 기대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새가 이끄는 지크프리트와 조우한, 나그네로 변장한 보탄은 창으로 가로막으며 지크프리트를 시험한다. 지크프리트는 거침없이 보탄의 창을 노퉁으로 부러뜨린다. 이후 보탄은 은근히 기뻐하며 사라지고, 지크프리트는 브륀힐데가 잠든 산에 오른다. 그는 여태껏 여자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는 브륀힐데의 갑옷을 벗기고 그녀의 가슴을 본 뒤 남자라고 생각했던 그녀가 여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혼돈에 빠져 그녀의 가슴 위에 쓰러진다. 정신을 차린 지크프리트는 이성으로 인해 드디어 두려움을 배우고,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브륀힐데를 깨우려다가 그만 입을 맞추고 만다. 깨어난 브륀힐데는 신성을 잃었음을 알고 슬픔과 두려움에 빠진다. 지크프리트는 브륀힐데를 달래면서 사랑을 고백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브륀힐데는 발퀴레와 발할라의 일들을, 지크프리트는 좀 전에 배운 사랑 때문에 느낀 불안함과 두려움을 잊어버리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니체(Friedrich Nietzsche, 1844~1900)는 '망치를 든 철학자'라 불리며 기존의 종교, 도덕, 가치관을 완전히 뒤엎으려 했던 현대 철학의 선구자로 바그너의 <지크프리트>를 고찰하는데 그의 철학은 이 작품을 더욱 용이하게 볼 수 있는 해설서와 같은 역할을 한다. 니체와 바그너는 한때 깊은 우정을 나누었으며, 니체는 바그너의 음악에서 그리스 비극의 부활을 보았다고 언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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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뉴욕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 '지크프리트'의 프로그램 북.
특히 오페라 <지크프리트>의 주인공은 니체가 주창한 '위버멘쉬'(초인)의 원형적인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캐릭터로 평가받는다. 니체가 말하는 '초인'은 기존의 가치관이나 도덕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존재로 지크프리트는 스승 미메의 가르침을 사회적 관습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무시하는 독립적 존재로서의 그를 볼 수 있다. 또한 신들의 왕 보탄의 권위라 할 수 있는 종교적 전통질서에 굴복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본능과 힘으로 '노퉁'을 제련하고 그 칼을 사용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운명을 개척하는 초인의 모습을 보였다. 니체가 외쳤던 "신은 죽었다"라는 명언 역시 <지크프리트> 3막에서 시각적으로 구현된다. 지크프리트가 자신의 길을 막는 보탄의 창을 부수는 장면은 그가 신들의 법과 질서의 상징을 무너뜨리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신적 권위가 지배하던 시대가 끝나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주체적인 인간'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하며, 니체 철학의 중심인 말한 '자유 의지'를 상징한다. 또한 '두려움을 모르는 자' 지크프리트를 니체 철학을 대입해보면 자기 삶을 긍정하는 태도로 '두려움'이라는 감정 자체가 없는 인물로서 위험과 고난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 안으로 뛰어들어 자신의 운명을 완성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고통까지도 사랑하며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니체의 '아모르 파티' 사상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지크프리트는 두려움을 모르는 자로 거침없이 자신의 앞에 놓인 역경을 헤쳐나간다. 괴수 파프너을 죽이고 신의 왕이라는 보탄을 넘어서며, 나약한 인간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가를 바그너는 이 악극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는 절대 의지를 통해 앞에 놓은 장벽을 무너뜨리고, 도약해가는 모습이야말로, 독일 민족과 역경에 취한 바그너 자신에게 던져주는 선조들의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필자가 2011년에 뉴욕에서 만난 <지크프리트>, 이 작품을 통해 세상에 고하고 싶다. 미래를 두려워 말라고, 바로 당신의 멋진 미래는 당신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광주시립오페라단 예술감독·문화학박사
니체와 바그너의 결별
니체는 나중에 바그너와 결별하며 다음과 같이 그를 격렬히 비판했다. "바그너는 영웅(지크프리트)을 만들어놓고는, 결국 마지막 작품인 <파르지팔>에서 기독교적 구원과 금욕주의로 돌아가 버렸다"라고 했다. 니체는 바그너가 지크프리트처럼 끝까지 당당한 인간 중심의 철학을 유지하지 못하고, 다시 '신의 발치'로 돌아갔다고 생각하여 크게 실망했다는 것이다. 니체의 저서 <이 사람을 보라>나 <바그너의 경우>에서는 지크프리트적인 건강함을 잃어버린 바그너를 비판하는 내용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