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19일엔 공정거래위원장까지 나서 쿠팡에 영업정지 처분을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여야 정치권에선 김범석 쿠팡 의장을 소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강공책이 효과를 낼 수 있느냐다.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아쉽게도 법적 공백도, 현실적 제약도 많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한 방송에 출연해 쿠팡에 영업정지 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사진｜뉴시스]
골드몽 "쿠팡이 피해회복 조치를 적절히 시행하지 않을 경우엔 영업정지 처분을 부과할 수 있다." 지난 19일 KBS 뉴스라인W에 출연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의 말이다. 쿠팡이 고객 개인정보 3370만건이 유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한달여가 흘렀는데도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자 나온 경고성 발언이다.
일례로 지난 17일 국회 과학
오션릴게임 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쿠팡 청문회를 열고 창업자이자 실질적 의사결정자인 김범석 쿠팡 Inc(쿠팡 모회사) 의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김 의장은 '해외 체류'를 이유로 불출석했다.
여기에 더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 당시 책임자였던 박대준 대표가 사임(12월 10일)하면서 해당 청문회엔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쿠팡 Inc
바다이야기꽁머니 최고관리책임자 겸 법무총괄)가 출석했다. 로저스 임시대표가 한국어를 모른다는 이유로 답변을 회피하거나 통역으로 시간을 끌면서 '맹탕 청문회'가 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쿠팡에 강력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진 배경이다.
■ 변수① 쿠팡 영업정지 가능할까 = 관건은 주 위원장의 말처럼 쿠팡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느냐다. 불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가능한 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론 쉽지 않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전자상거래등에서의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에 따르면, 쿠팡과 같은 전자상거래 사업자는 소비자 정보가 도용돼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만약 시정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소비자 피해 예방ㆍ구제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
모바일야마토 을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1년 이내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영업정지를 내리기까지 절차와 요건이 까다롭다.
우선 현재 진행 중인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정보 도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입증돼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정위가 시정명령을 내리고, 쿠팡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만약 시정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 한해 영업정지 처분을 결정할 수 있다.
[※참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월 30일부터 한국인터넷진흥원,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가동하고 있다. 사고 원인 분석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진｜뉴시스]
현실적 요건도 있다. 쿠팡을 영업정지했을 때 소비자, 입점업체, 배달기사 등에 미칠 영향도 따져봐야 한다. 쿠팡은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의 22.3%(2024년 기준)를 차지할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고용 인원은 8만명(2024년 기준), 쿠팡에 입점한 소상공인은 23만명(2023년 기준)에 육박한다.
쿠팡 PB(Private Brand) 상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 직원도 2만3000명(2024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배달기사까지 포함하면 쿠팡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노동자의 숫자는 수십만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쿠팡을 영업 정지할 경우 시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영업정지를 두고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민병덕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22일 S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소비자)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데 피해 회복이나 재발 방지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영업정지가 가능하다"면서도 "하지만 전면적인 영업조치는 소비자, 입점업체, 배달기사 등에 파장이 클 우려가 있어 조건부 영업정지나 영업제한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변수② 김범석 출석 가능할까 = 이런 현실적 우려 때문인지 여야 정치권에선 쿠팡을 더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열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적 제재를 당하고, 잘못하면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오는 30~31일 이틀에 걸쳐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총망라해 다루는 '연석 청문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허영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22일 "국회 5개 상임위(과방위ㆍ정무위원회ㆍ국토교통위원회ㆍ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ㆍ기획재정위원회)가 공동으로 청문회를 개최할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에도 참여를 요청하겠지만 여야 합의가 불발되더라도 민주당 단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관건은 김 의장의 출석 여부다. 민주당은 김 의장이 17일 열린 국회 과방위 청문회에 이어 이번에도 불출석하면 쿠팡 국정조사를 불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김 의장을 증인대에 세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행법(국회에서의증언ㆍ감정등에관한법률)상 국회의 증인 출석 요구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할 경우 '동행명령'을 내릴 순 있다. 하지만 미국 국적을 가진 김 의장처럼 외국인이거나 해외 체류자인 경우 동행명령 집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불출석에 상응하는 징계나 벌금이 엄한 것도 아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지만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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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인지 김 의장이 두려워하는 건 국내 상황이 아니라 미국의 집단소송이란 말까지 나온다. 실제로 지난 18일(현지시간) 쿠팡 Inc 주주들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법인과 김 의장 등을 상대로 증권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쿠팡이 고객데이터 유출 사실을 인지하고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하지 않은 건 증권거래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주주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한 중대한 사이버 보안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4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쿠팡은 11월 18일 사고 사실을 인지하고도 미국 증권당국엔 한달 후인 12월 16일 신고했다.
집단소송의 특성상 소송에 참여하는 주주들은 앞으로도 늘어날 공산이 크다. 김 의장이 한국보단 미국에서 벌어진 법적 소송에 민감하게 대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우린 쿠팡에 지금의 피해에 걸맞은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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