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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뉴스1) 김성식 기자 = '시작합니다. 꽉 잡으세요'란 무전 소리와 함께 항구에 정박했던 14톤짜리 배가 뱃머리를 오른쪽으로 돌리며 후진하기 시작했다. 조종실에 선장 1명이 앉아있지만, 그의 두 손은 조타 장치가 아닌 무릎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그 시각 항구의 지휘통제소에선 연구원이 컴퓨터 화면 지도 위에 배의 목적지를 설정했다. 왼쪽 마우스로 좌표를 찍고 오른쪽 마우스를 누른 뒤 목적지 설 부동산 복비 계산 정 버튼을 누르기까지 총 세 번의 클릭 소리만 울렸다. 목적지 정보는 LTE 안테나를 거쳐 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조종실 내 컴퓨터로 전송됐다.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이 배의 위치와 주변 정보를 파악해 배를 바다로 나아가게 했다.
지난 13일 오후 경남 거제의 장목항에서 한화시스템(272210)이 제작한 무인수상정 '해령'(Se 금융계산기다운로드 a GHOST)의 임무 수행 시연을 관람한 뒤 직접 승선했다. 장목항에서 출발해 약 1.5㎞를 직선으로 운항한 뒤 돌아오는 코스였다. 해령에 동승한 이필엽 한화시스템 무인체계팀장은 "기술상으로는 선장이 필요 없다. 완전 무인으로 운항할 수 있지만, 만일에 있을 원격통제소와의 통신 두절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관련 법에 반드시 선원을 두고 운항하도록 규정돼 있 자호체 다"고 설명했다.
해령은 연안에서의 수색구조 및 감시정찰 임무수행을 하는 수색정찰용 무인수상정이다. 길이 12m에 중량은 14톤이며, 디젤-하이브리드 엔진이 국내 최초로 적용됐다. 최고 속도 40노트(약 74㎞/h)까지 주행할 수 있지만, 시연 장소인 장목항이 오목 거울 모양의 내항인 데다 조업 중인 어선들이 있어 항적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행복론 20노트 이하로 운항했다. 20노트로 운항 시 최장 12시간까지 운용이 가능하다.
13일 오후 경남 거제 장목항에 자리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에서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정찰용 무인수상정 '해령'(Sea GHOST)이 자율주행 기술로 항구를 벗어나는 모습. 2025 대출 거치기간 연장 .05.13/뉴스1 김성식 기자
13일 오후 경남 거제 장목항에 자리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에서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정찰용 무인수상정 '해령'(Sea GHOST)이 자율주행 기술로 항구를 벗어나는 모습. 2025.05.13/뉴스1 김성식 기자
해령이 뱃머리를 90도로 완전히 돌리자 갑판에 놓여있던 거대한 '팔'이 기립하며 '손끝'을 바닷물에 담갔다. 멀티빔 소나가 다중 음파를 주사해 수중 지형지물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 팀장은 "소나는 최대 깊이 200m에 폭 500m까지 사방으로 수중 지형지물을 스캔할 수 있다"며 "수집된 정보는 원격지휘통제소로 전송돼 통제소에서 분석한다"고 말했다.
승선하기 직전 항구 위 원격지휘통제소를 찾았다. 소나가 실시간으로 보낸 로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컴퓨터가 바닷속 지형지물을 3차원(3D) 그래픽으로 구현했다. 바닷속 유난히 연두색으로 표시된 2곳이 눈에 띄었다. 공영훈 한화시스템 무인체계센터 전문연구원은 연두색의 정체에 대해 "시연을 위해 수중에 미리 설치해 둔 2m짜리 원통형 표적과 구형 표적"이라며 "수색 작업 시 해령이 이처럼 표적을 식별해 통제소로 보내온다"고 부연했다.
이날 시연의 하이라이트는 '파랑 회피 자율운항'이었다. 국내 최초로 주변의 해상 상태를 자동으로 인식해 뱃머리를 돌리는 신기술이다. 10톤 어선이 시연을 도왔다. 안전을 위해 드론이 실시간으로 보낸 영상을 원격지휘통제소 화면을 통해 지켜봤다.
장목항 연안에 나가 있던 해령이 복귀하던 도중 항구를 빠져나오는 어선과 맞닥뜨리자, 약 300m 앞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었다. 어선은 가던 길을 그대로 갔지만 해랑이 우측으로 빠진 덕분에 두 선박은 충돌하지 않았다. 공 연구원은 "두 선박 모두 5노트로 이동하고 있었다"며 "속도가 빠를수록 더 원거리에서 기동 회피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이 지금까지 검증한 파랑 회피 자율운항 기술 최고 속도는 25노트다. 이론상으론 40노트에서도 가능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장목항에 들어오던 해령이 구명장치탄을 발사하는 장면도 관람했다. 해상에 사람이 보이면 해령 카메라가 이를 인식해 요구조자가 있다고 원격지휘통제소에 알리는 형태다. 이날은 물에 빠진 사람이 없어 지휘통제소에서 항구 앞 60m 거리에 구명장치탄 1발을 발사하도록 조치했다. 바다에 닿은 구명장치는 부풀어 올랐다. 실제 상황에서도 요구조자 식별은 AI가 하지만, 구조탄 발사 최종 명령은 사람이 내린다고 한다. AI가 사람의 명령 없이 탄을 발사하는 건 현행법상 불법이기 때문이다.
한화시스템은 해양경찰청 무인수상정 체계개발사업자로 선정돼 2021년 6월 해령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착수 4년 만인 올해 말 해령 완제품을 해경에 납품한다. 무인수상정이 양산되는 건 국내 최초다. 이날 시연은 해령 1대만 진행됐지만 최대 10대의 무인수상정을 군집 형태로 운항하는 기술도 한화시스템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갖고 있다.
13일 오후 경남 거제 장목항 연안에서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정찰용 무인수상정 '해령'(Sea GHOST)이 멀티빔 소나를 바다에 내리는 모습. 2025.05.13/뉴스1 김성식 기자
(한화시스템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4/NEWS1/20250514180022425gfgs.jpg" data-org-width="1400" dmcf-mid="qf8gKevaH0"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4/NEWS1/20250514180022425gfgs.jpg" width="658">
한화시스템 정찰용 무인수상정 '해령'(Sea GHOST)이 마주 오는 선박을 식별하고 자동으로 뱃머리를 돌리는 '파랑 회피 자율운항'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자료사진>(한화시스템 제공).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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