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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5203조원의 주문이 몰린 LG에너지솔루션 기관 청약에서 10곳 중 8곳이 청약 최대치인 9조5625억원을 써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방치 속에 허술한 제도를 파고든 사모펀드의 ‘묻지마 뻥튀기 청약’이 공모가 상승 등 큰 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13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대표주관사인 KB증권이 윤창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LG에너지솔루션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자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680개 기관 중 585곳이 각각 9조5625억원어치의 공모주를 주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기자본금이 5억원인 투자자문사나 5조원에 달하는 자산운용사가 모두 청약 최대치(3187만5000주)를 적어내는 허수 청약이 이뤄진 셈이다. 최대한 많은 금액을 적어내야 한 주라도 더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허수 청약으로 인해 높아진 공모가와 시초가는 개인투자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지적이다.
‘고무줄 배정’ 문제도 사실로 드러났다. LG에너지솔루션 수요예측 자료에 따르면 자기자본, 펀드순자산 등 공모주 배정에 기초가 되는 기관투자가의 정량 자료와 실제 배정 물량이 직접 연동되지 않은 사례가 다수 있었다.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의 형평성에 대한 논란도 거세다. 순자산이 3억원인 운용사는 9조5625억원어치를 주문해 78주를 배정받았다. 같은 금액을 청약한 개인투자자에게는 5~17주가 배정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허수 청약으로 인해 시장에 혼란이 초래되는 것은 물론 높아진 공모가에 따른 피해가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적절한 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억 운용사도 LG엔솔 9兆 청약…'증거금 50%' 개미와 형평성 논란
순자산 1억원짜리 펀드를 운용하는 A운용사(자본금 5억원)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진행된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9조5625억원(3187만5000주)의 주문서를 제출했다. 공모주 4250만 주 가운데 기관에 배정된 75%(3187만5000주)를 모두 받아가겠다는 내용이었다. 역대 가장 치열한 청약이 예고됐던 만큼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한 ‘꼼수’였다. 실제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 680개 운용사 가운데 A사처럼 최대치(9조5625억원)를 적어낸 곳은 총 585곳. LG에너지솔루션 기관 수요예측에서 1경5203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주문금액이 나온 배경이다.
뻥튀기 청약 실체 살펴보니
LG에너지솔루션 청약에는 1908곳의 국내외 기관투자가가 참여한 수요예측 경쟁률이 2023 대 1.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상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이 써낸 돈은 1경5203조원에 달했다. 업계에선 기관투자가의 묻지마 베팅이 빚어낸 촌극이란 비난이 쏟아졌다. 정상적인 주문이 이뤄졌다면 달성이 불가능한 수치라는 지적이었다. 참여 운용사의 86%가 9조5625억원을 적어내 벌어진 일이다. 680곳의 자본금 총액은 11조5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뻥튀기 청약을 통해 A사가 받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은 26주. 정직하게 주문했다면 받아내기 어려운 수량이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이 뻔한 상황에서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꼼수임을 알면서도 최대치를 적어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680곳의 기관투자가는 평균 8641주를 배정받았다. 가장 많은 공모주를 받은 기관은 펀드순자산 1조571억원의 하이일드펀드 운용사로 20만6715주가 할당됐다.
들쭉날쭉한 배정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주관사, 금융투자협회는 “공정하게 배분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해하기 힘든 배정이 많았다. 수요예측 자료에 따르면 9조5625억원의 주문서를 낸 자본금 1억원, 펀드 순자산 27억원 규모의 B운용사는 900주를 받았다. 같은 주문을 낸 C운용사(자본금 35억원, 펀드순자산 15억원)는 500주를 받았다. 반면 30억원어치밖에 주문하지 않은 C운용사(자본금 25억원, 펀드순자산 57억원)에는 487주가 배정됐다. 자본금과 순자산, 주문금액 등 정량적 평가 기준 가운데 어느 것도 실제 배정에 일관되게 적용되지 않은 셈이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신청 수량과 순자산 규모에 비례한다고 하지만 주관사 재량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공모가 산정, 주식 배정까지 이틀 만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관들의 허수 청약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ttp://n.news.naver.com/article/015/000466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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