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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CBS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경제연구실'에 매주 월/화/수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아래 녹취는 일부 내용으로, 전체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
주식쟁이들의수다
◆ 홍종호> 스테이블 코인 관련 미국의 지니어스 법안이 통과된 이후 돈이 또 한 번 코인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지금 그 중심에 있는 게 이더리움인데요. 보통 코인 하면 기후 이슈와는오션릴게임
대척점에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여기에도 새로운 가능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합니다. 오늘 이더리움이 왜 오르는지부터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이더리움을 활용할 방법까지 알아보겠습니다. 김동환 가상화폐 컨설팅 기업 원더프레임 대표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동환> 안녕하세요.
◆ 홍종호대한방직 주식
> 기후랑 코인이 무슨 상관이냐 하는 정서가 있거든요. 코인 채굴하는데 어마어마한 전기 쓰는 거 아니냐, 그럼 탄소 배출 많이 하는 거 아니냐고들 하죠. 이더리움은 다른 코인에 비해 탄소 배출을 적게 한다고 하는데요. 제가 자료를 찾아보니 암호화폐 탄소 배출을 종목별로 순위 매기는 연구소가 있더라고요. 압도적 1위 종목인 비트코인이 사용하는 전기량과 이더리바다이야기 pc용
움이 사용하는 전기량을 비교해 보니까 수만 배 차이가 날 정도로 이더리움은 전기를 적게 사용하더라고요. 탄소 배출량도 거기에 비례해서 수만 배 적고요. 최근 미국의 법안이 통과되고 이더리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얘기들이 있습니다. 일단 왜 이더리움이 갑자기 다시 주목받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김동환> 직접적인 원인은 최근 지니어스넥스지 주식
법안이 통과된 게 큰 것 같고요. 지니어스 법안의 통과를 본질적인 측면에서 들여다보면요. 지금까지는 달러가 디지털 화폐로서 통용되지 못했는데 지니어스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디지털 달러를 스테이블 코인의 형태로 통용시키겠다는 선언을 미국이 한 겁니다.
지니어스 법안은 그 초입부에 있는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하는 것이죠. 지금 돌아다니는 스테이블 코인의 절반 정도가 이더리움을 매개로 합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한국에 크게 인터넷 공급사 3개, SKT, KT, LGU+가 있죠. 굳이 따지자면 이더리움이 SKT 같은 거고 그 망 위에서 디지털 달러가 돌아다니게 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사용량도 많아질 거고요. 그리고 돌아다니는 대가인 수수료를 이더리움으로 지급하게 돼요. 이더리움을 많이 사용하게 되니까 가격이 올라가겠구나, 라고 투기적인 투자를 하시는 분들이 먼저 예상을 하고 지금 매집을 하는 상황이죠.
◆ 홍종호> 비트코인은 그런 식의 플랫폼을 제공하지 않나요?
◇ 김동환> 비트코인은 그런 용도로 사용되기는 어려운 네트워크입니다.
◆ 홍종호> 그 두 개가 기본적으로 그런 차이가 있군요.
◇ 김동환> 비트코인은 제가 갖고 있는 비트코인을 교수님과 제가 서로 주고받는 정도, 그리고 비트코인을 보내는 장부에 간단한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정도의 용도로는 사용이 됩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기능이죠. 전화 통화를 할 때 제일 중요한 거는 음질이 좋고 전화가 잘 터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전화에 비유하자면 비트코인은 전 세계 어디에서 쓰더라도 내 통화를 방해할 수 없는 네트워크라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지 않습니까? 문자도 보내고 은행 앱도 쓰고 게임도 하는 등 여러 용도로 쓰는 데 이런 네트워크는 이더리움을 사용하는 것이죠.
◆ 홍종호> 이더리움, 즉 스테이블 코인이 앞으로 활성화될 거라는 걸 미리 예견한 건 아닐 텐데요.
◇ 김동환> 네. 하다 보니까 이렇게 됐습니다.
◆ 홍종호> 그렇군요. 법안 통과 이후에 비트코인보다는 이더리움에 투기 수요 투자자들이 몰리는 현상은 분명합니까?
◇ 김동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사람들이 많이 사고 있고요. 두 가지의 가격이 같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아주 지엽적인 문제지만 이더리움이 그전까지 가격이 눌려 있었다 보니 최근 7월 정도에 굉장히 많이 올랐고요. 그래서 더 주목이 많이 가는 상황이죠.
기후하고 가격 상승은 그렇게 큰 관련이 없고요. 기후 관련해서 이더리움 얘기를 하려면 아까 제가 얘기했던 메시지 전달이 가능한 플랫폼이라는 측면이 반드시 이해되어야 합니다. 비트코인은 단순히 자산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주 용도로 하는 플랫폼인데 이더리움은 다양하게 사용할 수가 있어요.
가령 비트코인은 자산이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전송 버튼을 눌러줘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더리움은 그것이 자동으로 되도록 하는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지금 11시 20분인데 11시 25분에 홍종호 교수님한테 이더리움 1개를 보내달라고 제가 프로그래밍을 하면 그게 자동으로 실행될 수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사용되는지 기후위기와 관련한 예시를 들어 볼게요. 태양광 발전을 하는 사람은 보통 보조금을 받잖아요. 이때 보조금을 주는 사람이 태양광 발전기가 계속 사용됐으면 좋겠다고 한다면, 여기다 센서를 하나 달아서 누적 사용 연한이 3년이 되는 시점에 보조금이 지급되도록 컨트랙트라는 프로그램을 짤 수가 있습니다. 이더리움을 그렇게 보조금의 형태로 주게 되면 아무도 관리하지 않아도 자동 관리가 되는 것이죠.
◆ 홍종호> 태양광 발전을 하는 사업자에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더리움이 제공되도록 하는 것이군요. 이더리움이 메시지 전달을 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탄소 배출을 적게 하는 것과 관련성이 있는 것인가요?
◇ 김동환> 상당히 관련성이 크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 프로그램에서 제3자적 입장이잖아요. 제가 볼 때는 지금 기후위기 대응이 거의 망한 것 같아요. 그동안 기후위기 대응이 거의 국가 단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국제 협약의 경우 미국 대통령이 바뀌면서 미국이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니까 힘을 못 쓰고 있습니다. 각국이 지금 AI 경쟁을 하고 있어서 기후위기 대응은 다 내팽개쳐지고 있고요. 그렇다 보니 기후위기에 관심이 많은 시민은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 같거든요.
그런데 아까 얘기했던 메시지 전달이 가능한 네트워크라는 게 무슨 뜻이냐면요. 이더리움은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서 국적과 상관없이 협동조합 같은 것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되어 있어요.
◆ 홍종호> 시스템 내에 그런 게 준비가 돼 있군요.
◇ 김동환> 네. 다오(DAO, 탈중앙 자율조직)라고 부릅니다. 제가 지금 이해를 돕기 위해서 아주 거칠게 얘기하고 있는데요. 일종의 협동조합을 만들고 회비를 이더리움으로 내달라고 할 수가 있어요. 이더리움이 네트워크에서 통용되는 돈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합에서 사업을 위해 집행하려고 하는 것도 이더리움으로 할 수 있고요. 이 모든 환경이 이더리움이 많이 사용되어야 가능한 거거든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최근 이더리움 가격이 엄청나게 오르면서 사용량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고 스테이블 코인 영향 때문에 그것이 더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국가 단위의 기후 대책이 배제됐을 때 나머지 부분은 약간 지리멸렬한 느낌이 있는데요. 이더리움을 통해 국가의 의존도를 낮추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고자 하는 시민끼리 국적을 떠나서 충분히 자생적으로 뭉칠 수 있어요. 좋은 네트워크이자 도구로 사용될 수 있죠.
◆ 홍종호> 대표님이 말씀하시니까 퍼뜩 드는 생각이 있는데요. 지적하신 대로 국가 간 기후 협상은 30년 동안 해왔지만 획기적인 모멘텀이랄까 실행력은 별로 담보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최근에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이라고 해서 기업이 기업을 상대하는 민간 주도의 대응책이 나왔죠. 예를 들어 애플 같은 회사가 삼성전자로부터 반도체를 구매할 때, 삼성전자에 탄소 배출을 적게 하는 방식으로 전기를 사용해서 물건을 만들어 우리에게 팔려 하는 식인 거죠. 국가가 개입하지 않고 민간 대 민간, 기업 대 기업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죠. 지금은 국가 간 글로벌 공급망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이제는 가상 공간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의 하나로 보상을 주고받는 시스템이 구축될 가능성을 지적해 주시는 거 같아요.
◇ 김동환> 그렇죠. 또 프로그래밍이 되니 IoT 기술이랑 결합할 수가 있어요. RE100을 얘기하셨는데 B2B가 아니라 B2C 단위에서도 충분히 탈탄소 혹은 탄소 저감 노력을 하는 기업의 상품이냐에 대한 인증을 할 수 있죠. 인증을 하려면 누가 찾아가서 검사하는 비용 등의 문제가 따를 텐데, IoT 기술을 이용해서 인증을 간단히 받을 수 있어요. 그러면 기후위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탄소에 특화된 상품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그 상품을 위주로 소비하는 식의 변화도 가능하죠.
◆ 홍종호> 알겠습니다. 상당히 유용하고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 김동환> 그렇죠. 저는 네트워크라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보통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돈이 되게 많이 들어요. 국가에서 이런 걸 하자고 할 때 제일 먼저 나오는 게 인증이지 않습니까?
◆ 홍종호> 맞아요.
◇ 김동환> 인증하려면 일단 인증을 개발해야 하고 심사하는 기관도 있어야 하는 등 절차가 되게 복잡하거든요. 비용도 많이 들어가고요. 그런데 독립적인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인증을 복잡하게 하지 않고도 쓸 수 있죠. 과거에 국가 주도의 탄소배출권 거래를 중요하게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잖아요. 그때 이더리움 위에서도 탈중앙화적인 방식으로 탄소배출권 거래를 하고 그것을 개량해 보자, 공정한 환경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의 프로젝트들이 여러 가지 나왔었습니다. 지금은 또 지금에 맞는 프로젝트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홍종호> 이더리움이 2022년 이전에는 이른바 작업증명 방식(PoW, Proof of Work)이라는 것을 이용해서 전기 소비량이 상당히 많았는데 그 이후에 지분증명 방식(PoS, Proof of Stake)으로 바뀌면서 전력 소비가 99% 이상 줄었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의 기술 전환이 탄소 저감 노력에 보상을 해주는 것과 관련이 있는 걸까요? 이더리움을 창안하고 주도하는 분들이 어떻게 이런 생각에 이르게 된 건지도 상당히 궁금해요.
◇ 김동환> 이더리움이 지분증명으로 전환될 당시에 기후위기가 핫한 주제이긴 했습니다. 비탈릭 부테린이라는 이더리움 창시자가 환경적인 이점이 있다고 얘기를 하긴 했어요. 그러나 그것 때문에 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고요.
제가 볼 때 증명 방식이 바뀌었던 이유는요. 비트코인은 왜 이렇게 전력을 많이 쓰냐고 물으셨는데 이 부분과 관련이 있어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교했을 때 이더리움은 미국이 부수려고 마음먹으면 부서지는 네트워크입니다. 탈중앙화 방식의 네트워크이기는 한데 미국이 저거 못쓰게 만들어야지 하면 못쓰게 만들 수가 있어요. 왜냐하면 기능이 되게 많고 그 기능을 구현하는 데 들어가는 많은 인프라 기업이 대부분 미국 기업이거든요. 그래서 미국이 기업들에 압력을 넣으면 이더리움을 멈추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트코인 같은 경우는 미국이 멈추려고 해도 멈춰지지 않는 네트워크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래서 네트워크를 작동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비트코인의 경우에 훨씬 큰 거예요.
작업증명 방식과 지분증명 방식은 코인 잘 모르시는 분들이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운데요. 지분증명은 말하자면 굉장히 좋은 컴퓨터를 효율적인 방식으로 쓸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이니까 블록 안에 거래를 넣는 작업만 컴퓨터에게 시키기 때문에 에너지를 조금 쓰는 거예요. 근데 작업증명은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는 내용이에요. 굉장히 좋은 고성능의 컴퓨터를 가지고도 풀기 어려운 문제를 내고 그걸 가장 먼저 푸는 컴퓨터에게 블록체인을 만들 수 있는 권한과 보상을 주는 시스템이거든요. 그 두 가지의 용도가 다르고 철학도 다른 것이죠.
즉 비트코인은 네트워크를 독립적으로 기능하게 하는 데 공력을 많이 들이는 것이고, 이더리움은 그 부분에 힘을 뺀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에너지를 조금 쓰는 것이죠.그런데 아까 말씀드렸던 중요한 변화 중 하나가 지니어스 법안 통과잖아요. 미국은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달러를 디지털화해서 전 세계로 밀어내려고 하는 구상을 품고 있는데요. 그런 구상과 상황을 봤을 때 이미 디지털 자산의 많은 영역이 중앙화됐다고 볼 수 있어요. 미국에 어느 정도 점령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더리움이 굳이 비트코인 수준의 독립성을 갖추지 않아도 되게 된 겁니다.?어떻게 보면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기후위기를 고민하시는 분들에게는 이미 있는 도구를 잘 사용하는 게 중요하고 이더리움 정도면 도구로서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비트코인이 필요하지 않다는 거죠. 물론 어떤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필요하죠. 미국 중심의 질서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특히 그렇죠. 가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금융 제재를 엄청 받았잖아요. 금융 제재를 받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거든요. 그 상황에서 어찌됐든 갖고 있는 자원을 팔아야 하고 이때 달러 대신에 비트코인을 받겠다라고 선언한 것이 그런 예겠죠.
◆ 홍종호> 그래서 대표님은 이더리움의 수요 증가 또는 시장 확대 가능성의 확장 쪽에 어느 정도 점수를 주십니까?
◇ 김동환> 저는 확장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요. 왜냐하면 어쨌든 달러를 확산시키는 과정에서 이더리움이 많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고 이더리움이 쓸모가 되게 많거든요.?
제가 아는 프로젝트로 예시를 한번 들어볼게요. 한국 프로젝트인데 끝까지 진행되지는 않았었어요. 그걸 감안하고 들어주세요. 지금 EU, 유럽 지역은 기후위기가 굉장히 고도화되면서 기후가 빠르게 바뀌고 있잖아요. 그래서 원래는 수백 년 된 가옥에서 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던 사람들인데, 집도 해야 되고 난방도 해야 되는 등 지금 요구가 생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는 전기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지역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송전망이 되게 낙후되어 있대요.
아시겠지만 전기를 만들어서 멀리 보낼수록 비용이 증가하잖아요. 그런데 최근에는 태양광 패널 같은 게 너무 잘 돼 있죠. 이 프로젝트가 한 것은 마을 단위로 송전망을 만드는 일을 했어요. 마을 단위로 발전소를 만들고 마을에서 만든 전기를 마을에서 쓰고, 남는 것은 옆 마을에서 부족하다고 하면 주고 남는 거는 다른 데에 수출하자는 거였죠. 이걸 하려면 인센티브도 들어가고 초기 펀딩을 해야 되는 부분이 있잖아요. 이 부분을 암호화폐로 해결하려고 했던 거죠.
◆ 홍종호> 유럽에서 진행한 한국 프로젝트인 거죠?
◇ 김동환> 한국 프로젝트인데 유럽에서 일들을 하다가 규제나 부분들이 너무 급격하게 변하는 바람에 아마 지금은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상상력을 실제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거죠. 그리고 한국의 송전망이 굉장히 낙후되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다른 나라 비교해 보니까 비할 데가 아니더라고요. 당장 미국도 거의 100년 전에 만들어진 송전망을 사용하고 있어서 전기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해가 크다고 하더라고요. 지역별로 그 지역에서 나오는 전기를 쓰게끔 해서 재생에너지로 하는 작업을 하고요. 여기에 들어가는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하고 펀딩을 하는 데에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것이 이더리움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기후위기와 연관 지어서 작업을 접근하는 방식인 거죠.
◆ 홍종호> 시장에서 그런 식의 수요가 자연스럽게 생기는 면도 있고, 동시에 암호화폐를 주도하는 사람들에게는 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이더리움에 대한 수요도 더 늘 수 있겠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지금 말씀하신 게 이른바 가상발전소라는 뜻의 VPP(Virtual Power Plant)인 거죠. 유럽에서는 마을 단위도 그렇고 개별 가구에서 태양광을 만들면 그 자체로는 적지만 다 합치면 많은 발전량이 되니까 다 모아서 필요한 곳에 보내자는 것이죠. 연결해 주는 중개업자를 VPP라고 부르거든요. 지금 말씀하신 걸 들어보니까 이더리움과 같은 그런 네트워크를 통해서도 보상 시스템이 이루어지고 연결될 수 있다는 거군요.
◇ 김동환> 네. 조금만 첨언을 해도 될까요? 지금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 VPP가 아마 개별 가구에서 비롯된 개념인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 이 프로젝트는 두 가지를 염두에 뒀었는데, 그리드의 재건을 통한 전기의 효율적인 사용이 있고요. 또 하나는 마을 단위의 커뮤니티를 재건하는 것도 사람들의 관심사였습니다.
가상발전소를 세우려고 하면 유럽의 가옥들은 전혀 스마트 홈이 아니기 때문에 보통은 특정한 장소 혹은 공용 공간에 패널을 까는 방식으로 발전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죠. 그럴 때 돈이 들어가잖아요. 가옥에다가 패널을 붙이는 건 각자 붙이면 되는 건데 그것을 마을 단위에서 하자는 것은 마을 공동의 펀딩이 들어가야 되는 거죠. 큰 목돈이 들어가고 나중에 이거를 조금씩 나눠서 갚는 금융 개념이 또 추가가 되죠.
제가 볼 때는 그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이 하나의 공동체로 묶이게 된다는 측면이 주요하게 들어갔었던 것 같아요. 국가가 손을 놓으니까 기후위기 대응이 힘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 부분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참고할 만한 사례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스마트홈을 이용해서 남는 전기를 효율화하자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이지만 기후위기에 동의하는 사람끼리 모여 살 수도 있는 거예요. 그리고 이것이 정치적인 권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고, 조금 더 상상력을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 홍종호> 커뮤니티화하는 과정에서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를 사용하고, 보상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주 분명한 장점인 건가요? 보통은 태양광을 한다고 하면 아까 말씀하셨듯이 정부에서 보조금을 줘서 활성화하려는 노력들을 하잖아요. 받는 입장에서 태양광을 좋은 의도 혹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한다고 했을 때 이더리움으로 보상받고, 자발적으로 해주는 것들에서 사회적 비용의 저감이라든지 효율성 측면에서 장점이 확실히 있다고 보시나요?
◇ 김동환> 저는 있다고 보죠. 왜냐하면 지금 국가 단위의 대응이 무너진 상태라고 보거든요. 국가 단위에서 대응해 줄 때는 그런 문제가 상관이 없습니다. 어차피 한국은 보조금이 원화로 나올 거니까 그냥 원화로 뿌리면 되고요. 그런데 기후위기에 관심이 있는 국가들은 대부분 선진국이 많잖아요. 가령 관심이 많은 선진국이 후진국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경우가 있을 수 있죠.
◆ 홍종호> 거기서 탄소 배출을 많이 하니까요.
◇ 김동환> 그렇죠. 선진국 통화를 여기다가 보낼 수가 없잖아요.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중간자가 들고 나를 수도 있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할 수 없는 문제도 있죠. 일일이 확인하자니 거기에 수반되는 비용이 의미 없게 날아가 버리는 문제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도 사용할 수 있고 저기서도 사용할 수 있는 공용 화폐가 필요한데 암호화폐를 사용하면 어느 정도 해결된다는 것이죠.
실제 사용할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이 이미 암호화폐 업계 쪽에서는 상당히 실증이 돼 있습니다. 한참 기후위기 환경 대응이 핫했던 2020년 전후에 프로젝트들이 되게 많이 나왔어요. 실제로 실용 단계에 들어갔던 프로젝트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쓸 수 있느냐에 대한 증명은 끝났다고 보고요. 다만 이걸 해보자고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에 대한 문제가 있죠.
◆ 홍종호> 앞으로 기후피해가 얼마큼 더 심각해질지와 지구에 사는 의식 있는 시민들이 얼마나 절실하게 느끼고, 행동으로 옮겨야겠다는 의지를 가질지가 중요하겠네요. 그 과정에서 이더리움이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고요.
◇ 김동환> 가장 안타까운 게 뭐냐면요. 개인한테 일일이 다 물어봐서 숫자를 세면 머릿수가 상당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여기 CBS 녹화하러 대중교통 타고 왔는데 엄청 덥단 말이에요. 작년에 비해 확실히 더워요. 기후 환경학자분들이 얘기하시는 거 들어보면 지금이 가장 안 더운 시기라고 말씀 많이 하시잖아요.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뉴스에서 본 것은 외부 기온이 45도, 50도를 넘어가면 에어컨의 효율이 급격히 떨어져서 작동하지 않는 수준까지 된대요. 저조차도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이죠.
기후를 생각하는 사람의 수가 굉장히 많은 것 같은데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이 숫자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거에요. 지구상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얼만큼인지 보여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기후를 하는 분들이 사용하는 네트워크가 없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 홍종호> 사실 국제적인 시민단체 같은 것들이 국내외에 많이 있죠. 그린피스 같은 단체들이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시죠. 그런데 지금 말씀하시는 이더리움은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이고, 즉각적으로 보상이 되니까 더 열심히 할 동인도 생기고요. 이 가능성을 보시는 거군요.
◇ 김동환> 그렇죠. 가령 저희가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다오를 만들었어요. '회비를 1년에 1만 원 정도만 이더리움으로 납부해 주십시오' 했는데 가령 한국에서 한 천만 명이 납부했어요. 그러면 여론을 가진 게 증명이 되잖아요. 1만 원을 낼 의향이 있는 사람이 천만 명이 있다고 하면 정치인들이 지금처럼 행동할까요? 저는 아닐 거라고 봅니다. 물론 기후 단체도 많지만 일반 시민의 관점에서 보자면 저 사람들은 항상 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는 게 사실이에요. 어느 정도의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는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죠. 그걸 보여주기에 굉장히 적합한 도구 중의 하나가 이더리움을 포함한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네트워크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홍종호>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 김동환> 한국 같은 경우는 인터넷이 굉장히 저항이 없는 경로로 왔거든요. 2000년대 초반에 학교에 깔아서 그때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유행했어요. 그 게임을 PC방 같은 곳에서 다 같이 했죠. 물론 인터넷 네트워크를 이용해야 가능한 일이었죠. 그렇게 왔기 때문에 굉장히 저항감 없이 누구나 당연하게 진행하는 측면이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생각할 때 암호화폐나 코인 쪽은 아직도 투기적인 투자 대상으로 보고 있어요.
◆ 홍종호> 그런 인식이 많죠.
◇ 김동환> 그런 인식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그런데 사용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쏠쏠하게 쓸 수 있는 게 많습니다. 특히 정부와 NGO 입장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이건 새로운 도구인 건데 과거에도 제가 암호화폐 설명하면서 이 예시를 많이 들었습니다. 2009년에 한국에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2G폰이 좋다며 저런 것까지 필요 없다는 분들이 되게 많았어요. 그런데 결국 어떻게 됐습니까? 나중에 2G를 쓰는 사람들이 너무 적어져서 주파수 자체가 없어졌어요.
지금의 암호화폐를 위주로 한 변화가 그런 종류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이거를 어떻게 하면 내가 도구로서 잘 써먹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돼요. 어떻게 하면 양자가 윈윈 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셨잖아요. 코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윈윈을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 홍종호> 기후는 무관심이겠죠.
◇ 김동환> 왜냐하면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무관심이에요. 코인 가격만 오르면 좋은 경우가 많을 거에요. 그렇지만 기후위기를 하는 입장에서는 새로운 도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적극 활용한다고 해서 코인 가격이 오르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이런 부분이 있다는 거를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 홍종호> 그래요. 알겠습니다. 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동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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