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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23일 오전 서울대에서 노정혜 연구처장이 황우석 교수 연구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로 데이터와 자료 확보가 시급합니다." "출입을 제한해야 해요." "그러면 실험을 아예 금지할까요?"
서울대 조사위원 회의

2005년 12월 16일 오후. 이날은 황우석과 노성일이 10분 간격으로 기자회견을 연 날이었다. ‘줄기세포를 바꿔치기 당했다’ ‘미즈메디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난투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전을 벌였다.
모두의 눈길이 두 사람에게 쏠려 있을 때 서울대 조사위는 조용히 가동을 시작했다. 조사위원들이 모여 조사계획을 짰다. 노정혜 연구처장은 기자들에게 "황우석 교수가 스스로 허위라는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조사위 활동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자신만의 속도로 움직였다. 검증 건의(12월 8 황금성릴게임사이트 일)부터 결정(12월 11일), 조사위 구성(12월 15일)까지 일주일이 걸렸으나 일단 조사에 돌입하자 전광석화 같았다. 조사의 범위와 강도도 거칠 게 없었다.

검찰 수사 방불케 한 고강도 조사
12월 18일 일요일 오전 10시 조사위는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실험실을 전격 폐쇄했다. 교수와 연구원들의 릴게임종류 PC 본체를 뗐다. 실험노트도 확보했다. 노트는 부실했다. 쪽지들을 모아놓은 것도 있었다. 모두 걷어갔다. 줄기세포 등 시료 보관통을 모두 봉인하고 감시카메라를 달았다. 흡사 검찰 수사를 방불케 했다.
연구원들은 거부하지 못했다. 황우석이 요청한 조사를 학교가 수용한 형식이었기에 거부할 명분이 없었다. 정운찬 총장과 노정혜가 황우석을 야마토게임무료다운받기 설득하는 먼 길을 택한 이유였다.
조사위는 증거를 좇았다. 황우석 팀이 그토록 피했던 DNA 검사부터 했다. 서울대와 미즈메디연구소에서 냉동·배양 중인 줄기세포, 줄기세포로 만든 테라토마, 체세포, 복제 개 스너피의 시료를 모조리 확보해 총 37종을 3개 DNA 검사기관에 넘겼다.
조사위는 서울대, 한양대, 미즈메디병 릴게임추천 원, 한나산부인과병원, 피츠버그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총 54명을 면담조사했다. 사이언스 논문 공저자가 모두 포함됐다. 가장 먼저 황우석을 12월 18일에 조사했다. 그의 태도는 협조적이었으나 진술 내용이 앞뒤가 안 맞고 헷갈리게 만들어 더 이상 부를 수 없었다고 한 조사위원은 말했다. 김선종은 12월 24일 밤 귀국하자마자 조사위에 출석해 25일 자정부터 새벽까지 밤샘조사를 받고 26일 추가 조사를 받았다. 이메일로 조사받은 섀튼은 "황우석에게 속았다"고 주장했다. 한학수도 만났다.
조사위원들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두 끼 식사를 배달시켜 먹으며 강행군했다. 실험노트가 체계적으로 기록되지 않아 시료와 실체(줄기세포 번호)를 매칭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26일 만에 두 편의 논문 조작과 줄기세포 실체뿐 아니라 난자 기증과 사용 실태, 기술력 평가, 스너피 진위, 금품 전달까지 의혹 전반을 규명했다. 영롱이 의혹은 세포가 없어 밝히지 못했다.
신변 위협이 우려돼 조사위원 명단(정명희 오우택 김홍희 박은정 이용성 이인원 정인권 정진호)은 조사가 끝난 시점에 공개했다. 기자들도 협조했다. 조사위원들은 옆 건물을 통해 비밀리에 출퇴근했다. 청원경찰이 조사실 출입을 통제했다. 입국한 김선종을 안전하게 데려오려 국정원에 협조를 요청했고 고속도로를 3번이나 갈아탔다.

혼란 종식시킨 서울대 조사결과



2006년 1월 12일 황우석 교수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연구원들을 배석시킨 가운데 서울대 조사위가 발표한 조사 내용을 부정하며 "복제 줄기세포를 만들어 보이겠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대는 2005년 12월 23일, 12월 29일, 2006년 1월 10일 세 차례에 걸쳐 신속히 정보를 공개했다. 과기부는 중간 발표를 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었는데 정운찬이 굴복했다면 혼란은 훨씬 컸을 것이다. 진실이 드러나는 와중에도 언론플레이와 무분별한 보도가 끊이지 않았다.
황우석은 12월 22일 서울중앙지검에 바꿔치기 수사를 요청했다. 12월 23일 교수직 사의를 표명하며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우리 대한민국의 기술임을 알려드립니다”라고 호소했다. 김선종은 귀국 전 기자들에게 "바꿔치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현수는 바꿔치기가 서울대 팀의 자작극일 것이라 주장했다. 조사위 발표 전 ‘냉동 줄기세포 5개가 체세포와 DNA 일치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병천에게 이를 확인하려 전화했던 기자들은 오히려 그가 놀라며 “일치한대요?”라고 반문하는 것을 보고 기사를 쓰지 않았다.

반전과 충격의 서울대 조사결과
15, 16회를 읽은 독자들은 논문이 어떻게 조작됐는지 알고 있다. 2005년 현실에선 세 차례 발표로 순차적으로 알려졌다. 그때마다 충격과 반전이 있었다.
첫 발표의 요지는 이렇다.
①2005년 12월 23일 1차 중간 발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은 2, 3번 줄기세포만 있는 상태에서 고의로 조작해 제출했으며 조작에 황우석이 깊이 관여했다.
더 이상 의혹이 아니었다. 신문들은 5~6개면에 걸쳐 처참한 조작 실상을 보도했다. 조선일보만 2개 면으로 기사를 줄였다. 조사결과를 발표한 노정혜는 “이미 드러난 데이터 조작 사실만으로도 황 교수는 중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②2005년 12월 29일 2차 중간 발표: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는 만들어진 적이 없으며 2, 3번 줄기세포를 포함한 모든 줄기세포가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로 확인됐다.
국민들은 땅이 꺼지게 탄식했다. 줄기세포가 한두 개라도 있기를 바랐던 희망이 산산이 부서졌다. 언론매체들이 사과문을 냈다. 후속 조치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2006년 1월 10일 서울대 조사위원회 정명희 위원장이 서울대 문화관에서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대한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명희는 '바꿔치기'가 아닌 '섞어심기'이며 황우석 팀에 줄기세포를 수립할 원천기술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더 이상은 놀랄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반전은 또 있었다. 황우석 팀조차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최종 조사결과에서 발표됐다.
③2006년 1월 10일 최종 발표: 1번 줄기세포(NT-1)는 체세포 복제가 아닌 처녀생식 줄기세포이며 2004년 사이언스 논문도 조작됐다.
조사위가 분석해 보니 1번 줄기세포 DNA 지문이 논문과 달랐다.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도 아니었다. 국내 모든 수정란 줄기세포와 비교했지만 일치하는 것이 없었다. 이를 전해들은 류영준은 당황했다. 비웠던 집을 오랜만에 들렀다. 실험노트를 가져 와 아내 이유진과 머리를 맞댔다. 논문에 실린 이모씨와 비슷한 시기에 난자·체세포(난자 기증자의 난구세포를 이식했다)를 기증한 노모씨의 세포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내렸다.
조사위는 경찰에 신고해 노씨와 이씨를 찾았다. 병원에서 그들의 혈액을 채취해 DNA 검사를 한 결과 1번 줄기세포는 노씨의 세포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1번 줄기세포가 복제가 아닌 처녀생식이라는 것까지 밝혀냈다. 조사위 실력은 만만치 않았다. 한국 과학의 수준이었다. 증거로 판단하고 실험으로 검증하는 과학의 힘을, 조사위는 증명했다.
1번 줄기세포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많다. 별도로 다룬다.

섞어심기 엇갈린 진술은 규명 못해
조사위가 밝히지 못하고 검찰에서 밝힌 사실이 있다.
-섞어심기는 김선종이 했다.
-2, 3번 줄기세포 DNA 검사도 체세포 쪼개기였다.
김선종은 조사위에서 “바꿔치기는 죽어도 내가 한 게 아니다. 2, 3번 DNA 시료는 권대기가 체세포만 2개씩 나한테 줬을 것"이라고 완강히 버텼다. 수사 기관이 아닌 조사위가 더 나아가긴 어려웠다. 사실 더 조사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모든 증거가 줄기세포 실체와 논문 조작을 말하고 있었다.
황우석 지지자들은 서울대 조사위가 김선종의 섞어심기를 밝히지 못한 채 황우석을 조작 주범으로 몰았다며 부실 조사라 비난했는데, 황우석은 조작 주범이 맞다. 연구책임자이자 교신저자인 교수가 연구원에게 속았다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황우석은 그냥 속은 게 아니다. 실험을 건너뛰고 데이터를 조작하라고 지시했다. 세포가 있으니까 검증은 안 해도 괜찮다? 그게 바로 논문 사기다.
서울대 조사위는 연구진실성 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총장이 소속 교직원을 감독한다’는 서울대 학칙을 근거로 운영됐다. 하지만 어떤 위원회보다 강력한 권한을 행사했다. 정운찬은 전권을 위임했다. 실험실 폐쇄도 허용했다. 조사위는 불거진 모든 의혹을 조사했다. 소속 기관도, 국경도 가리지 않았다.
조사위원들의 마음가짐도 남달랐다. 처음 인선할 때 '요식적으로 할 거면 안 하겠다'는 위원도 있었다. 정명희는 중진 학자 중 드물게 조사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젊은 의대 교수들이 데이터를 들이밀며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 덕분이었다. 노정혜는 "학교 전체가 (진실 규명을) 돕겠다며 하나로 결집되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투명하고 신속한 서울대 조사 덕에 한국 학계는 자정능력을 인정받았다. 국제 학계는 한국 과학자들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았다. 외국에 나가면 칭찬하는 소리가 오히려 많았다.

징계, 수사, 연구진실성 제도화의 토대



2006년 1월 12일 검찰이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실험실에서 컴퓨터 등을 압수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황우석 자택, 미즈메디병원 등 17곳을 압수수색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대 진상조사는 모든 후속 조치의 주춧돌이 됐다. ‘중립’이라며 뒤로 빠져 있던 정부 부처들은 최종 조사결과가 나오자 동시다발적으로 감사, 연구비 실태 조사와 환수, 난자 윤리 조사에 나섰다. 검찰은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학교 징계와 사법 처리가 이어졌다. 광적 지지가 오래도록 살아남았지만 공식적인 학계와 정부 입장은 정리됐다.
연구진실성 제도는 발빠르게 도입됐다. 정부는 학계 의견을 수렴해 2006년 6월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가이드라인(지침)’을 만들었고, 2007년 2월 과학기술부 훈령으로 공포했다. 훈령은 위조, 변조, 표절,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 등 연구부정 행위와 예비조사-본조사-판정의 조사절차를 규정했다. 대학과 연구소에는 연구진실성위원회가 속속 설치됐다. 미국과 유럽에서 1990년대에 도입된 것에 비하면 늦었지만 충격적 사건을 겪고 신속하게 글로벌 스탠더드를 갖췄다. 연구자들은 역설적으로 ‘황우석 박사가 한국 과학계를 위해 좋은 일을 했다’고 말하곤 했다.
황우석 사태가 터졌을 때 책임과 권한이 있는 기관 중 할 일을 한 건 서울대가 유일했다. 그리고 책임도, 권한도 없는 이들이 손해와 위험을 감수해가며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했다. 책임과 권한을 갖고도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은 누구일까. 이제 그 이야기를 해 보자.
●자료: 2006년 1월 10일 서울대 조사위원회 ‘황우석 교수 연구의혹 관련 조사 결과 보고서’, 고원태 '황우석의 과학적 실천과 연구윤리'(2025년 2월 서울대 이학박사 학위 논문), 2025년 12월 23일 노정혜 인터뷰, 2025년 12월 24일 정명희 인터뷰
●'황우석 백서: 왜 우리는 선동에 무력한가' 18회가 내일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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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별로 읽어보세요




① 2025, 왜 다시 황우석인가


? [황우석 백서] 거짓은 왜 이토록 성실한가... 진실은 기록되고 기억되어야 한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1917260002506)




② 난자 파문: 형제, 결별을 선언하다


? [황우석 백서] 황우석에 돈 받고 논문 로비한 섀튼, 대혼란의 막 올리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1918180003626)




③ 영웅은 죽지 않는다


? [황우석 백서] 절대 영웅 황우석... 비난은 고발자 MBC를 향했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013240005298)




④ 만들어진 신화


? [황우석 백서] 기적을 예언한 과학자 황우석, 세계 1등 갈망을 채우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610470002239)




⑤ 제보자는 왜 'PD수첩'을 찾아갔나


? [황우석 백서] 거짓으로 쌓은 성... 류영준 "제보 말고 다른 선택지 없었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014410004406)




⑥ 노무현이 불붙인 진위 논란


? [황우석 백서] 줄기세포 DNA 다른데도 황우석 옳다는 기자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015390000163)




⑦ 시약 논란: 팩트의 힘


? [황우석 백서] "어휴, 그 시약은 쓰면 안 돼요" 과학적 거짓말이 대중을 속였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016430000223)




⑧ 황의 반격: YTN 청부 취재


? [황우석 백서] "PD가 협박" 보도에 뒤집어진 세상... YTN 치욕의 특종(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518560001117)




⑨ 세계적 특종, 탐사 전말


? [황우석 백서] "어떻게 이런 사기를..." 충격과 분노로 밤샌 한학수(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3020010005219)




⑩ 적대적 정파성, 언론의 타락


? [황우석 백서] 제보자 사냥, 사상 검증... 광풍의 중심 조선일보(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217360002977)




⑪ MBC 항복한 그날 밤


? [황우석 백서] 모든 걸 휩쓴 YTN 폭풍... 벼랑 끝에서 진실의 응전이 시작되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0612410005936)




⑫ 브릭이 찾은 조작 증거들


? [황우석 백서]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숨은 영웅들의 싸움 촉발한 한 문장(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0922430001616)




⑬ 서울대 검증 결정 막전막후


? [황우석 백서] "논문 검증" 소장파 교수들 나서자 대반전이 시작됐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009020003384)




⑭ 황우석 사단 내부의 폭로


? [황우석 백서] "줄기세포 없다" 노성일의 폭탄 발언... 사태 대반전(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116190005517)




⑮ 사기의 탄생① 2004 논문


? [황우석 백서] 줄기세포 없는데 "데이터 준비하라" 황우석의 논문 조작 진두지휘(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120410005731)




? 사기의 탄생② 2005 논문


? [황우석 백서] DNA 검사 5번이나 하고도... 줄기세포 정체 모른 채 조작, 또 조작(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118580003182)




? 서울대 조사위의 26일


?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222510001850)




? 관료 박기영의 경우(계속)


? [황우석 백서] 황우석 권력 만들고 "몰랐다"며 빠져나간 엘리트 카르텔(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32056000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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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뉴스스탠다드실장 h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