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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5-1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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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0일, 24번째 420장애인차별철폐의날 전국집중결의대회 마지막에 나온 어깨꿈 밴드의 노래 'T4'는 이렇게 시작했다.
내 인생은 나의 것 / 내가 결정하는 것 /그 누구도 나의 의지/앗아갈 수는 없네
▲ ?420장애인차별철폐의날 전국집중결의대회에서 어깨꿈 밴드가 나치 독일의 T4작전을 빗댄 노래 'T4'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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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정임
나치 독일이 1939년 게르만 민족의 유전적 우수성을 지키겠다고 시행한 장애인 대량 학살 사건을 다룬 T4작전을 빗댄 이 노래를 부르면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1939년 히틀러의 독일과 2주식시장개장시간
025년 대한민국이 똑같다"라면서 "장애인을 비용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활동하고 있는 기록팀 싸람(싸우는 노동자를 기록하는 사람들)에서 노동절 특집으로 '윤석열 정권 아래에서 진행된 노동탄압'을 기록하자고 의견을 모았을 즈음, 전장연에서 만든 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권리중심공공일자리) 소개 동영개미지킴이
상을 보았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면접에 온 한 장애인이 AAC(보완·대체의사소통)기기의 자판을 두드리자 기계음성이 들려왔다.
"사회 속에서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양말 하나 사는 것부터 지금 이 자리에서 면접 보는 것까지 나 혼자 힘으로 살아가기 위한 노력입니다."
영상 속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주담tv
노동자들은 자신의 속도로 세상과 소통하면서 일을 하고 있었다. 다들 표정들이 밝아 그들이 웃는 모습을 보면서 내 입꼬리도 올라갔다. 그런데 이 노동자들이 지금은 이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서울형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들 400여 명이 해고됐고, 일부가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란 이름으로 1년 넘게 투쟁하고 있다는 것. 해고는 서울시에서증권전망
이루어졌지만 집권 초기부터 전장연의 지하철 타기 행동을 비판하면서 "장애인은 사회적 약자이지만 전장연은 강자"라며 전장연을 혐오 집단으로 매도해 온 윤석열 정권의 기조가 서울시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해고 사태에도 영향을 줬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420대회 다음날 국회 본관 앞으로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를 만나러 갔다. 가는 길에 '어떤 일을 하는 데 드는 돈'을 뜻한다는 '비용'이란 단어를 계속 떠올렸다. 인간의 권리보다 비용을 앞세우는 사회는 무엇을 잃어가고 있을까.
서울시에서 시작했는데 서울시에서 해고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의 정식 명칭은 다소 길다. '오세훈 서울시장,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최중증장애인노동자 400명 해고 철회 및 원직복직 투쟁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 길긴 하지만 이 이름만 잘 살피면 이들이 왜 투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중증장애인에게 장애인권익옹호, 문화예술, 인식개선교육 직무를 제공하는 일자리이다. 기존처럼 비장애인의 일자리에 장애인을 끼워 맞춘 것이 아니라 중증장애인의 몸과 욕구에 맞게 설계한 맞춤형 일자리 사업이다. 한국도 비준한 유엔장애인권리협약(CRPD)을 알리고, '장애인 권리' 준수 실태를 모니터링하는 '캠페인 노동'이기도 하다.
2020년 서울시에서 260명으로 시작해 2024년 현재 경기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강원도 등 13개 광역과 기초자치단체에서 1500명에 가까운 중증장애인들이 권리중심 노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업을 처음 시작한 서울시가 2023년 12월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400여 명의 권리중심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해고자가 됐다. 아니, 대부분 근로지원을 받는 중증장애인들이어서 근로지원인과 전담인력까지 합하면 전체 해고자 수는 몇 백 명을 더해야 한다.
▲ ?2020년 서울시에서 최초로 시도한 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가 다른 광역과 기초자치단체로 확대됐지만 서울시는 2023년 말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 400여 명의 대규모 해고사태를 야기했다.
ⓒ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
하태경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전장연이 불법·폭력 시위에 중증장애인을 강제 동원했다" "서울시 보조금을 유용해 시위 참여에 대한 일당을 지급했다"와 같은 사실을 왜곡한 말들을 퍼뜨리자 서울시는 기다렸다는 듯이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의 핵심인 권익옹호 캠페인 직무를 삭제하더니 아예 사업 자체를 폐기한 것이다.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를 담당하고 있는 대추 활동가가 서울시를 비판했다.
"집회에 동원된다고 하는데 이동권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의무사항으로 이의 이행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하는 것뿐이고 다른 직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400명을 갑자기 해고하면서 이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도,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장애인의 일자리쯤은 함부로 없애도 되는 것으로 여겼을까? 그 결정으로 일자리를 잃을 노동자들의 존재는 잊혔다.
엄두도 못 내던 삶의 소소한 즐거움 누릴 수 있었는데
발달장애인인 강진혁씨는 서울시가 처음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사업을 시작한 2020년 7월부터 참여해 2023년 말까지 중랑센터에서 일했다. 권익옹호 활동으로 서명운동도 하고 문화예술활동으로 노래, 미술도 배워 전시를 하던 과정이 즐거웠다. 진혁씨는 이전에 카페에서 설거지나 청소 등을 하고 호텔 실내놀이터에서 안전요원으로 일한 적도 있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카페에선 지각하면 혼나고, 호텔에선 한 달에 20~30만 원만 받았어요."
발달장애인으로 비장애인들과 소통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용돈 수준인 임금에, 퇴직금을 받을 수 없는 단기 계약직이기도 했다. 반면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1년마다 계약을 했지만 계속 근로가 가능했고, 퇴직금도 받았다. 그랬던 일자리가 사라졌다.
"제가 원래 술 마시는 사람 싫어하는데 (해고되고) 술을 마시게 됐어요. 친구가 없어서요. 직장 동료도 짤려서 만날 수 없고..."
▲ ?2025년 노동절 대회에서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 강진혁씨가 피켓을 몸에 건 채 행진하고 있다.
ⓒ 신정임
진혁씨가 느낀 외로움이 뭔지 김이수씨도 안다. 2년 동안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일을 한 이수씨는 "돈을 벌어서" 좋았다. 번 돈으로 옷도 사고 맛있는 것도 사먹었다. 그렇게 기초생활수급비로는 엄두를 못 내던 삶의 소소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여럿이 함께 일을 하는 것도 좋았다. 그런데 해고된 후에는 아쉽게도 혼자 사는 집을 나설 일이 별로 없어졌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탈시설 장애인들을 고용해 그들이 지역사회에 적응하는 것도 돕는다. 2020년 가을, 50년 이상 머물던 시설을 나와 2021년부터 2023년 말까지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일을 한 장효창씨는 시설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온 얼굴을 찡그리면서 괴로워했다. 함께한 활동지원사가 "좋은 기억이 별로 없어서 시설 이야기를 안 좋아하신다"고 전해주었다. 시설에서 많이 맞았던 효창씨는 한 번은 밥을 먹다가 구타를 당해 이가 다 빠졌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단다. 지금은 음식을 입으로 먹지 못하고 관으로 섭취한다. 다른 일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 권리중심공공일자리여서 효창씨의 노동이 가능했다. 활동지원사가 노동하던 효창씨의 모습을 들려줬다.
"춤 배우는 시간이 있었어요. 어린 동료들이 음악 틀고 춤추는 걸 보면서 효창님이 많이 좋아하셨죠. 돈도 벌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시고요."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권리를 만드는 노동"
쌍둥이인 최한결, 한길씨를 포함해 함께 만난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 다섯 명 모두 "돈을 벌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대추 활동가가 그 의미를 설명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분들은 일을 해도 다 못 받고 수급비보다 10~20만 원 많아지는 거예요. 그런데도 그 돈이면 몇 년째 같은 옷만 입었던 겨울옷도 한 벌 사 입고 필요한 물건들 쇼핑도 할 수 있잖아요. 소중하죠. 비장애인들도 갑자기 월급을 20만 원 줄인다고 하면 그걸 그냥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을 걸요. 당장 윤석열 전 대통령만 해도 탄핵한다니까 관저에서 안 나오고 난리도 아니었잖아요."
전장연이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알리면서 널리 외치고 있는 구호가 있다. '이것도 노동이다!' 춤과 노래를 배워 공연을 하고, 저상버스를 타거나 궁궐, 약국 들을 가서 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불편한 점이 없는지 모니터링하고, 저상버스인식개선 피케팅과 같은 장애인인식개선 캠페인, 학교에서 장애인권교육을 하는 것도 노동이라고 말이다.
노들장애인야학이 제작한 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 공공일자리 2020년 노동의 기록 '이것도 노동이다' 영상에서 2020년 서울형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 협업단 단장이기도 했던 박경석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다른 노동은 상품을 만든다면 권리중심일자리는 뭘 만드는 겁니까? 그게 안 보이죠? 권리를 만드는 겁니다."
수많은 권리 중 이들이 만들어내는 권리는 바로 '장애인권리'이다. 장애인들이 여태껏 누리지 못했던 자신들의 권리를 만들어간다는 의미이자 현재 세계 192개국이 비준하고 있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알리고 이를 이행하도록 만들어낸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은 2008년 이 협약을 비준했지만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로부터 장애인권리협약 상의 장애인권리에 대한 인식 부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장애인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 강화 △장애인의 높은 실업률 해결, 최저임금 보장 등의 권고를 2014년과 2022년 두 번이나 받았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들이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영상에서 당시 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과 과장은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최중증장애인들에게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공공에서 일자리를 마련하는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어느 지자체보다 앞서서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만들어 장애인을 '보호'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인정했던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으로 바뀐 뒤 이 사업을 폐지함으로써 다시 장애인을 보호와 시혜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
"공공일자리는 연속으로 하면 점수를 높게 주지 않아요. 여러 사람이 해봐야 된다는 식으로 얘기하죠. 일자리는 누군가의 고용이 보장돼야 하잖아요. 그런데 장애인의 일자리는 고용의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프로그램처럼 바라보는 게 문제입니다." (대추 활동가)
▲ ?2025년 노동절 대회에 참가한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와 대추 활동가
ⓒ 신정임
장애인 일자리라고 가볍게 보는 시선에 맞서
서울시는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폐기하는 대신 250명 규모의 '장애 유형별 맞춤형 특화 일자리 사업'으로 바꾸었다고 해명했지만 특화형 일자리는 보통 사무보조, 어르신 식사도우미 등과 같은 직무로 물리적 기능에 초점을 두고 있어서 수행이 가능한 장애인들만 할 수 있다. 의사소통이 쉽지 않아 특수학교를 졸업한 후 처음 일을 해본 한결, 한길씨를 비롯해 권리중심공공일자리에 참여해온 많은 발달·뇌병변장애인들은 해당이 안 된다.
또, 주 15시간씩 월 60시간 이상 일을 해야 근로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다른 공공일자리의 경우 주 15시간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최저임금을 못 받기도 하고, 65세가 넘으면 아예 지원조차 못하는 공공일자리도 있다. 이수, 효창씨도 65세가 넘었다.
"월 60시간 일하면 추가로 받은 활동지원시간을 밤에도 쓸 수 있어요. 송국현 동지나 오지석 동지 같은 경우도 활동지원인이 있었으면 돌아가시지 않을 수 있었는데 그렇게 됐잖아요. 활동지원을 받는 건 크게 보면 생명의 위험까지 연결될 수 있는데도 장애인 일자리라고 하면 가볍게 보는 게 지금 사회나 오세훈 서울시장의 인식이 아닌가 싶어요." (대추 활동가)
고 송국현씨는 잘못된 장애판정으로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지 못해 화재 사건으로 사망하고, 근육장애인인 고 오지석씨는 활동지원인이 없는 사이 호흡기가 빠지는 사고로 숨을 거두었다.
전국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협회(전권협)는 서울형 권리중심공공일자리사업이 종료된 후 해고자들의 상황을 파악했다. 300여 명은 더 열악해도 어쩔 수 없이 다른 공공일자리를 찾아갔지만 나이가 많고 장애가 심한 100여 명은 집에 머물러 있었다.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는 다른 직종으로 이전하지 못하고 남은 100명 중 해고 투쟁을 결의한 노동자들을 모아 자체 고용으로 이어가고 있다. 진혁, 이수, 효창, 한결, 한길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권리중심해복투에서 해고자 복직투쟁이라는 권익옹호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잃었던 일자리를 유지하며 사회생활을 이어간다는 건 중증장애인들에겐 매우 중요한 일이다. 노동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맺고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일 때는 일주일에 5일 모두 다른 활동들을 했는데 해복투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악기 배우는 시간 빼고는 계속 투쟁을 다니는 상황이어서 아쉬워요. 투쟁을 다니는 것도 좋지만 이것도 일자리이니까 좀 더 다양한 활동을 하면 좋을 텐데 사정상 쉽지 않으니까요. 한결, 한길 님은 권리중심공공일자리에서 운동프로그램을 좋아하셨는데 그런 걸 못해서 이분들에게는 활동의 기회가 적어진 것 같아요." (대추 활동가)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는 매주 1회 서울시청 앞과 2회 서울대병원 앞에서 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최중증장애인 노동자 400명을 해고한 서울시를 규탄하는 한편 서울대병원이 장애인의무고용률을 지키는 대신 지난 5년간(2019년~2023년) 133억 원이 넘는 벌금을 납부한 사실을 알리면서 장애인의무고용률 준수를 촉구하기 위함이다. 건강권연대에 따르면 133억 원이면 연간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약 1,000명의 고용이 가능하다.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가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이곳 말고도 장애인차별철폐운동이 벌어지는 곳, 장애인의 노동권을 이야기하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이들 다섯 해고자를 만날 수 있다.
▲ ?2025년 노동절 대회에서 '차별생산노동철폐 권리생산노동쟁취' 대형 깃발이 장애인 참가자들 맨 앞에서 휘날렸다.
ⓒ 신정임
지난 5월 1일, 135주년 세계 노동절 맞이 제4회 장애인노동절 결의대회가 열린 명동성당 앞에도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 분홍 조끼를 입은 이들이 있었다. 결의대회를 마치고, 진혁씨는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로!' 팻말을 몸 앞뒤에 건 채로 민주노총 주최 집회가 열리는 숭례문 앞으로 행진해 갔다. 나머지 네 사람은 활동지원사들과 함께 길을 걸었다. 전체 장애인참가자 앞에선 전날 대추 활동가가 글자를 쓴 '차별생산노동철폐 권리생산노동쟁취' 대형 깃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3년 국민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자립 생활을 못 하는 장애인에게 24시간 활동 보조인 3~4명을 붙여야 하는데 여기엔 천문학적인 세금이 들어간다"면서 탈시설 장애인인이 지역사회에 정착하는 문제를 비용으로 바라봤다. 그의 눈엔 해고자 복직 투쟁도 하나의 일자리로 여기고 이를 지원할 '복직투쟁기금'을 모금하고 있는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가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비용 대신 사람을 볼 때 지켜지는 가치들이 있다. 인간의 존엄, 연대, 공동체, 신뢰… 그냥 좋은 말들의 나열 같지만 누군가 살아갈 힘은 이런 좋은 말들이 현실에 펼쳐질 때 나온다.
사족처럼 윤석열 이야기를 덧붙여야겠다. 노동절 집회에서 만난 전권협의 조은소리 사무국장에게 윤석열 정권 아래여서 서울에서 더 쉽게 권리중심공공일자리 해고 사태가 벌어진 건 아닌지를 묻자 그에게서 "윤석열은 이런 일자리가 있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었을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재정자립도가 높아서 민주당 정권이어도 서울시는 그대로 했을 거라는 대답이었다.
▲ ?2025 세계노동절대회 무대에 청년노동자들의 심정이 영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 신정임
윤석열 정부는 끝이 났지만 서울시장의 임기는 아직 1년 넘게 남아있으니 해고투쟁이 쉽지 않을 터다. 그 사실을 잘 아는 이수씨가 발언할 때면 늘 넣는 문장이 노동절 마무리 집회 발언문에도 들어가 있었다.
"우리를 해고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해고하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420대회에서 노래를 부른 어깨꿈 밴드의 이름은 '어차피 깨진 꿈'의 줄인말이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집을 나서서 이동하는 것도,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것도 꿈으로 여겨야 하고 그 꿈들이 너무도 쉽게 깨지는 장애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래서 세상의 돌팔매를 온몸으로 맞으면서도 목소리 내는 걸 멈추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처음 봤던 영상 속 글귀, '세상에 목소리 없는 자란 없다. 다만 듣지 않는 자, 듣지 않으려는 자가 있을 뿐이다'가 세상에 퍼지길 바라면서….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도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자신들의 목소리가 가닿길 바라면서 매주 서울시청으로 향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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