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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은행 가계예대금리차 추이/그래픽=이지혜



    정부가 고강도 가계대출 통제에 나서면서 기준금리 인하에도 예금금리만 내려가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보증인대출 높게 유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보다 더 낮은 이례적 상황도 벌어지면서 정부 규제가 결과적으로 금융소비자 권익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규 취급액 기준 6월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 외국자동차회사 금융 제외)는 1.42%포인트(P) 수준이다. 신한은행이 1.50%P로 가장 높고, 우리은행이 1.37%P로 가장 낮았다.
    전월 1.34% 대비 약 0.08%P 벌어지면서 2개월 만에 확대 전환했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0.51%P)보다 1%P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기준금리 하락에 따라 은행권이 예·적금 상품의 금리는 빠르게 내린 반 가산금리 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금리는 높게 유지하면서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예·적금 상품 기본금리를 최대 0.5%P 인하하기로 결정했고, 지난 7일에는 신한은행도 예·적금 상품을 최대 0.25%P 내렸다. 5대은행의 예금금리는 현재 12개월 기준 연 2.05~2.55% 수준이다.
    반면 주담대 금리는 지난 4월 이후 삼성카드자동차할부금리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달 말 기준 3% 후반~4%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 금리보다도 낮은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주요 은행 예금금리 현황/그래픽=이지혜


    이날 KB 현대자동차 할부프로그램 국민은행의 'KB 신용대출' 금리는 금융채 6개월 변동금리 기준 연 3.90~4.90%로 신규코픽스 6개월 기준 주담대 금리 3.93~5.33%보다 낮았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 3.57~4.97%와 비교해도 금리 상단이 0.07%p 낮았다. 우리은행의 '주거래 직장인대출' 금리도 연 3.99~4.99%로 신규코픽스 6개월 기준 주담대 금리(3.89~5.09%)보다 금리 상단이 0.1%p 낮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 6월 신규취급한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4.11%로 1년 전에 비해 0.92%P 떨어진 반면, 주담대 평균 금리는 4.02%로 0.31%p 오르면서 격차가 단 0.1%p 차이도 나지 않게 됐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높여 대출 규제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6·27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통해 주담대 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기존 계획 대비 50%로 감축하도록 했다. 이에 은행들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접수를 중단하고, 주담대 금리를 높이는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 내에서 대출 한도를 지켜야 하고 목표를 초과하면 안 되다 보니 경쟁적으로 (대출)금리를 낮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과거엔 가계대출 추이가 좋지 않으면 금리를 경쟁적으로 내리기도 했는데 현재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해외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예대금리차가 벌어져 있는 게 아니냐"며 우려를 표한 데에도 은행권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은행권은 금리를 직접적으로 올리지 않으면서도 대출 문턱을 높이는 '비가격적 조치'로서 대출모집인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25일 서울의 한 건물에 설치된 국내 은행의 ATM 기계가 보이고 있다. 2025.04.25. /사진=뉴시스 /사진=이영환


    현재 5대은행 가운데 신한·하나·NH농협은행은 다음달 실행 예정인 주담대·전세자금대출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전세자금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기업은행은 지난 12일부터 다른 은행에서 대환(갈아타기)하는 대면·비대면 전세대출을 원칙적으로 중단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에서 '비가격적 조치' 얘기를 하는데 가계대출을 아예 틀어막을 수도 없기 때문에 대출모집인 주담대를 빠르게 마감하는 등 우회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모집인을 통한 대출 물량이 은행에 따라 약 50%에 육박할 정도로 비중이 크기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선 불편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금리 맛집'으로 꼽히던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의 수신상품 금리마저 최근 줄줄이 내리며 금융소비자 이익이 축소되는 모양새다. 인뱅의 예금금리 인하는 정부의 중·저신용자(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신용대출 목표 강화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인뱅은 그간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평균 잔액 30%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규모가 축소되지 않도록 운영 중이었는데, 최근 '신규취급액 30% 이상' 기준도 추가됐다. 눈 앞의 우량고객을 두고도 저신용자를 찾아 대출을 내줘야 하는 형편인 것이다.
    인뱅 관계자는 "과거 한때 고신용자에게 나가는 금리보다 중저신용자에게 나가는 금리가 낮은 '역전 현상'까지 발생해 정부가 '분기 평균 잔액'으로 기준을 바꿨다"며 "은행 입장에선 고신용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고 이들이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는 게 합당하지만 정부 정책으로 인해 대출금리 인하 여지가 적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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