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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태백시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 부지로 선정되면서, 한때 석탄산업 중심지였던 도시가 미래 에너지 연구 거점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태백시는 이번 유치를 지역 산업구조 전환과 경제 회생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태백시는 1970~80년대 ‘석탄의 도시’로 불리며 고도성장기 대한민국 산업화의 ‘연료’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1980년대 말 석유·천연가스 등 대체에너지 확산과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 맞물리며, 태백의 석탄산업은 급격히 빛을 잃었다. 탄광 폐쇄가 줄을 잇고 인구는 빠르게 줄었다.
1987년 소상공창업 12만명에 달하던 태백시 인구는 현재 3만명대로 정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산업 기반이 무너진 자리에는 고령화와 인구 유출, 경기 침체가 깊게 자리 잡았다.
굴착음 멎은 장성광업소…인구소멸·경제붕괴 위험
취재진은 한때 국내 최대 규모 석탄 채굴지였던 장성광업소를 찾았다.
1980년대 종사자만 대부중개업체 6000명에 달하는 장성광업소는 당시 태백지역 40여개 탄광의 맏형 격이었다. 1981년 강원도 삼척군 장성읍과 황지읍을 따로 떼어내 태백시로 승격시키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도 장성광업소였다.
그러나 석탄 산업의 사양화로 과거의 영광을 잃은 장성광업소는 지난해 문을 닫고 태백 쇠퇴의 상징이 됐다.
폐광한 장성광업소 모집분야 내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귀를 때린 건 ‘정적’이었다.
한때 광부들의 발걸음과 중장비의 굉음, 굴착 소리로 가득했던 이곳은 적막만 맴돌았다. 오랫동안 방치된 채 널브러진 중장비 틈 곳곳에서는 잡초가 비집고 나와 있었다.
광부들이 작업하기 전후 사용했던 목욕탕은 탄광 폐광 후 과거 장성광업소의 영광을 설명하는 박물관으로 광동제약 바뀌었다.
작업자들이 사용했던 목욕탕이 박물관으로 개조돼 장성광업소를 소개하는 공간이 됐다. ⓒ데일리안 김성웅 기자
광부들이 사용했던 락커룸을 지나 탄광 입구로 향했다. 이어 끝없이 펼쳐진 긴 터널이 나타났다.
현금서비스 이자 장성광업소 탄광의 전체 터널길이는 250km이며, 갱도 입구에서 막장까지의 길이만 10km가 넘는다.
당시 작업자들은 탄광 입구부터 작업장까지 갱도 내 철도로 이동했다. 탄광 입구에는 작업자들이 탔던 열차가 녹이 슬어가고 있었다.
장성광업소 탄광 내부. ⓒ데일리안 김성웅 기자
탄광 내부에 들어서자 공기가 서늘해졌다. 해가 가려진 이유도 있었지만, 좁은 입구로 바깥 바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탄광 폐쇄 후 터널 내 환풍 시설도 가동을 멈추면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된다는 현장 관계자의 말이 떠올랐다.
입구와 멀어질 수록 밖에서 들어오는 바람의 세기가 약해졌고, 탄광 내 음산한 기운은 더 크게 느껴졌다. 외부로부터 부는 바람이 줄었다는 것은 더 들어가면 산소가 떨어진다는 뜻이기에 안전상의 이유로 발걸음을 돌렸다. 입구로부터 약 200미터 거리였다.
장성광업소에서 35년간 광부로 일했다는 손경식씨는 “이곳은 오랜 세월 석탄을 캐던 광부들의 눈물과 애환이 켜켜이 쌓인 곳”이라며 “위험한 일이라 사고가 잦았고, 우리는 작업을 하면서 매번 목숨을 걸었다”고 말했다.
장성광업소에서 근무하던 작업자들이 타고 다녔던 갱도 내 기차. ⓒ데일리안 김성웅 기자
석탄→친환경에너지 변신…가덕산풍력발전소 연 100㎿ 전력 생산 예정
태백시는 과거 ‘석탄의 도시’에서 친환경에너지 도시로 거듭나고자 풍력발전에 대한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태백시는 지난 2018년 동서발전, 코오롱 등 5군데에서 출자한 특수 목적 법인 ‘가덕산풍력발전소’를 세웠다.
강원도 출자 기관이기도 한 이 법인은 전국 최초로 주민 참여형 풍력 단지로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 주민들에게 환원하고 있다.
가덕산풍력발전소는 연간 16만 메가와트(㎿)의 청정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4인 가구 기준 4만3000 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이다.
가덕산풍력발전소 관계자는 “1·2단계는 현재 원활히 운영하면서 배당도 시행 중”이라며 “3단계가 준공되면 연간 100㎿의 전력을 생산하는 대규모 단지로 탈바꿈된다”고 말했다.
이상호 태백시장은 “태백시는 석탄공사 폐쇄 후 무탄소 에너지 도시로 전환 중”이라며 “우리나라 최초 주민 참여형 풍력 단지인 가덕산풍력발전소는 태백시가 지분에 참여해서 매년 20억원 정도를 받고 있고, 향후 3단계 사업까지 진행되면 40억원을 받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가덕산풍력발전소 배당 수익금으로 태백시에서 태어난 신생아를 고3때까지 1인당 최대 1억3000만원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가덕산풍력발전소 전경. ⓒ데일리안 김성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