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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숙청이나 혁명 같은 상황으로 보인다." 가장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25일 정상회담을 불과 3시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심각한 게시물을 올렸다. "그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거기서 사업을 할 수 없다"고까지 말했다.
기자들이 질문하자 더욱 심각한 발언을 했다. "지난 며칠 동안 한국 새 정부가 교회에 대한 수색을 감행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매우 악랄알라딘릴게임장
한 급습이었고, 심지어 우리 군 기지까지 들어가 정보를 빼냈다고 들었다." 한국의 극우 일각에서 유포하고 있는 가짜 뉴스가 미국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던 것이다. 그것도 정상회담을 몇 시간 앞두고.
다행히도 정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교회 압수수색에 관한 소문이 있었는데, 오해라고 확신한다"고 말을 바꿨다. 그리고 회담은 우호적 분황금성 릴게임
위기에서 진행됐다. 이런 반전이 가능했던 데는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숨은 역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내 실세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과 만나 사태를 수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길한 조짐은 진작부터 있었다. 미국 의회 전문 매체인 <더 힐> (The Hill)에는 "이 대통령은 맹렬한 반미(反美)주의자로 과거 주한미군을 '점유니온스틸 주식
령군(occupying force)'이라 불렀고, 미국이 일본의 한국 식민지 지배를 유지했다고 비난했다"는 기고가 실렸던 것이다. 한미정상회담을 한 열흘 앞두고 회담의 어젠다와 분위기를 선점하려는 선전전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물론 <더 힐>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었지만 미국보수연맹(ACU) 등에서 활동하는 보수적 중국전문가 고든 창 변호사의 기고야마토사이트
를 통해서 '반미'라는 프레임을 이재명 정부에 씌웠다.
고든 창은 2001년에 출판한 저서에서 10년 안에 중국이 파멸할 것이라고 '예언'하는 등 극단적 입장을 펼치면서 반북 주장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2006년 저서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보다는 일본을 공격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전면적 한국전쟁을 각오해야가치주펀드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2018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간첩일 수 있다"며 "문 대통령이 자유와 민주주의, 한국을 전복하고 있기 때문에 그는 위험하다"는 트윗을 날렸다. 반중, 반북, 반민주적 입장을 되풀이하던 고든 창은 2019년 '중국이 압도하는 세상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트럼프'라고 주장하며 공개적으로 트럼프 지지세력에 합류했다.
고든 창은 계엄과 탄핵 이후 친윤 세력과 더욱 친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에도 <더 힐>지에 기고, 이재명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은 '친중 반미주의자들'이라는 음모론을 유포한 경력이 있다. 그의 주변에는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 마가주의(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성향 인물들이 다수 있어 지지층 여론과 정부 정책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문제는 이재명 정부보다 고든 창과 이들의 목소리가 트럼프의 귀에 훨씬 더 가깝다는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한국민 일부가 유포하고 있는 부정선거론과 같이 근거없는 주장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확대재생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모스 탄과 같은 인사의 발언이 이런 주장을 증폭시키고, 이는 다시 미국에서 회자되고, 이것이 더 큰 목소리로 한국에 재수입되는 담론 유통구조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주미 대사관 및 강훈실 비서실장 등이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대응한 것은 다행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직접 대응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어려움도 많다. 이들의 주장이 얼마나 황당무계한 것인지를 미국인들 스스로가 알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다. 한국의 담론지형에서는 소수이고 극단적인 입장들이 미국의 담론에서 주도적 지위를 점유하는 것은 불편하기도 할뿐더러 건강한 한미관계에도 해가 된다. 한국의 다양한 입장들이 제대로 전달되는 건강한 담론 유통구조가 구축되어야 한미관계도 더욱 풍부하게 발전할 것이다.
한미관계만 놓고 보더라고 공공외교가 해야 할 일은 산과 같이 쌓여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반미친중'이라는 이분법적 프레임을 희석시키고, '트럼프 대통령은 피스메이커, 이재명 대통령은 페이스메이커'라는 '평화 역할론'을 부각시킨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다. 이 성과가 한미 담론구조를 환하게 비추게 된다면 음침한 음모론을 일소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이어받아 평화의 서사를 더욱 풍부하게 또 촘촘하게 엮어내는 것은 공공외교의 몫이 될 것이다.긴 호흡으로 접근해야겠지만, 그 중요성에 걸맞게 신속하고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할 일이다. 건강한 한미관계와 평화로운 한반도는 그러한 노력과 함께 서서히, 하지만 탄탄하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필자 소개 : 유정애는 한반도와 분쟁지역에서 40년 이상 대화와 협력 및 개발을 촉진해온 공공외교 전문가이다. 미국 카터센터, 록펠러재단 및 미국친우봉사회(AFSC) 등에서 인간안보와 평화구축을 담당했으며, 다양한 국제 NGO 활동과 학술 연구를 통해 개발 협력과 성평등, 평화구축을 주제로 아시아·아프리카·중동 등 20여 개국에서 정책과 실천을 연결해 왔다. 코넬대학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유정애 공공외교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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