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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6-1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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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16일 서울 중구 모임공간 상연재 회의실에서 '2025 대선 보도, 무엇이 문제였나'를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계엄과 내란이 대선 쟁점에서 사실상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란이 사라진 자리는 정치권의 말싸움 중계 보도가 채웠다.” 김도원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장의 6·3 대통령 선거(제21대 대통령 선거) 보도 총평이다.
민영주택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민실위)는 16일 서울 중구 모임공간 상연재 회의실에서 '2025 대선 보도, 무엇이 문제였나'를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YTN 기자인 김도원 민실위원장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뽑히면서 내란에 대한 원색적 옹호가 대선판을 뒤덮을 것으로 우려됐지만, 실제 양상은 미묘하 10등급이내 게 달랐다고 했다. 막상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자 지난 선거와 다름없는 관행적 보도가 되풀이됐다. 언론이 사태의 본질을 충실하게 짚지 않고, 정치권 말싸움을 중계하면서 여론조사를 특정 후보에 유리하게 자의적으로 보도하는 행태를 반복했다는 분석이다.
▲김도원 전국언론노동조합 4월6일sbs편성표 민주언론실천위원장이 16일서울 중구 모임공간 상연재 회의실에서 진행된 '2025 대선 보도, 무엇이 문제였나' 좌담회에서 대선 보도를 총평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김도원 위원장은 먼저 김문수 전 후보가 내란에 대한 입장을 교묘하게 바꾸는 과정에서 언론이 그의 스피커 노릇을 여성직장인대출 했다고 짚었다. 김 전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5월12일 처음으로 계엄 자체가 아닌 '계엄으로 인한 자영업자 등의 고통'에 대해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불법 계엄과 거리 두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극우세력 반발을 다독일 단서를 붙인 치밀한 발언”이라며 절대 다수의 언론이 그의 발언을 따옴표 보도했다고 했다. 이런 김 후보의 입장은 내란에 대한 사과가 인천텔레마케터 아니며 탄핵에 대한 입장도 없다고 분명히 평가한 보도는 전체 보도량 대비 소수에 그쳤다.
김 후보는 이후 '계엄은 부적절했지만 만장일치 탄핵은 공산주의', '내란 여부는 재판 중' '탄핵 절차에 문제 있지만 파면을 인정하니 선거에 나온 것' 등 주장을 이어갔고, 이를 비판 없이 중계하는 보도 또한 이어졌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은 “결과적으로 탄핵 반대주자였던 김 후보의 인상을 세탁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했다.
뒤이어 대선일까지 이어지는 고개마다 대다수 언론이 말싸움 중계만을 이어가면서, 사안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만들고 공방을 심화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김 위원장은 진단했다. 내란 사태 보도에서 인용구 뒤에 숨는 관행이 그 일면이다. 김 위원장은 “내란에 대한 비판은 민주당의 입장을 인용하는 것만으로 처리하는 기사도 적지 않았다”며 “민주당의 입장만으로 내란 비판을 소화하는 건, 내란 심판이 마치 민주당 지지와 같다는 정파적 프레임을 만드는 후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차별금지법 관련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방송연설 및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언어 성폭력 발언을 한 TV토론 화면 갈무리
계엄과 내란 대신 각종 '설화'가 대선 보도를 채웠다. △이재명 후보 '커피 원가 120원' 발언 △김문수 후보 차별금지법 관련 허위 발언 △이준석 후보 언어성폭력 발언 △유시민 작가의 비하 발언이 정치권 공방을 단순 전달한 보도 사안으로 언급됐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은 5월16일 현장에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네티즌 사이 논란이 되며 떠올랐다. 최초 보도 땐 발언의 맥락이 잘 전달됐지만 정치인들이 가세하며 흐름이 꼬였다”며 “이후 언론은 이 후보 유세문에서 '120원' 부분을 따오고, 국힘 등 야당 후보들의 비판을 붙이는 식으로 전달하면서 이 발언이 왜 나왔는지를 이해하기 힘들게 했다”고 했다.
문제 발언의 심각성을 짚는 것은 실패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김문수 후보는 방송 연설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해 '시행되면 조두순이 학교 수위를 하는 걸 막을 수 없다' '이재명 후보가 성소수자 30% 채용을 주장했다' 등 허위 발언을 했다. 김 위원장은 “명백히 사실과 다른 발언인데도 민주노동당의 논평이 나오기 전에 이를 지적한 언론사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준석 전 개혁신당 후보의 생방송 TV토론 와중 성폭력 발언 보도를 두고도, '여성혐오' 또는 '성폭력' 발언이라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 '젓가락 발언' 식으로 작명한 보도가 이어졌다며 “발언의 부적절성을 제대로 지적하지 못할 뿐 아니라, 생방송을 보지 않은 이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려는 자극적 작명”이라고 했다.
오차범위 내 여론조사 결과로 후보를 서열화하면서, 이를 활용해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의도를 드러낸 보도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달 24일 조선일보 1면 <이재명 45%＜김문수 36%+이준석 10%>이 언급됐다. “김·이 후보 지지율이 그대로 합쳐진다는 가정부터 문제이지만, 합쳐도 격차는 1%포인트로 오차범위 이내라 통계적으로 무의미하다. 단일화를 촉구하기 위한 무리수”였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한덕수, 양자대결서 이재명과 범보수 중 '최소 격차'>와 같은 여론조사 보도(서울신문, 문화일보, 채널A 등)를 두고도 “실제 조사를 보면 이 후보 54.2%, 한 전 총리 27.6%로 격차가 두 배 가까울 뿐 아니라, 김문수 후보(25.3%)는 한 전 총리와 오차범위 안에 있었다”며 “무리한 한덕수 띄우기”로 풀이했다.
고정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내부 방송제작 구성원들이 보도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전하면서 “과도한 기계적 중립 강박에 갇혀, 아무리 내란과 연계되고 특정 후보를 심각하게 비판해야 하는 사안에서도 공방으로 처리”했다고 했다. 그 배경의 하나로 '선거 캠프가 첫 독자이자 항의자'라는 점을 꼽기도 했다. “특정 정당 공보국과 선대위에서 실제로 연락을 해와 '우리 후보는 멘트가 10초인데, 타사는 12초'라고 항의한다”는 것이다.
대구경북 지역 일간지 매일신문에선 12·3 내란 사태 이후 내부에서 “윤 대통령 결사옹위의 첨병이 됐다”라는 자성과 함께 편집권 독립에 대한 요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홍준헌 언론노조 매일신문지부 자유언론실천위원장(기자협회 매일신문지회장)은 자사 보도를 두고 “반론권 보장이라도 하자고 촉구했었다. 기사에 다른 목소리가 하나라도 들어가면 리드가 조금이라도 바뀌기 때문”이라며 “오늘 나온 내란 보도 지적에 비하면 한없이 못 미치는 수준에 있지만, (내부 직원들의 문제 제기로) 기존 보도보다는 나아졌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긍정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고정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이 16일서울 중구 모임공간 상연재 회의실에서 진행된 '2025 대선 보도, 무엇이 문제였나' 좌담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그럼에도 문제적 보도 사례는 이어졌다. 홍 지부장은 매일신문이 대선 초기 보도에서 '이재명 독재 프레임'과 부정선거 의혹을 재현했다고 진단했다. 대선 사전 투표 이틀 전인 5월27일 1면에 외국의 선거 불신을 보도한 것이 일례다. 이튿날엔 <입법, 사법부 장악 '철권통치' 닮은꼴>이라며 베네수엘라, 엘살바도르 독재를 반면교사 삼자는 내용의 보도를 2면에 올렸다. 홍 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접근한 언론사는 여기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내부 분석이 있었다. 결국 이재명 정권이 됐을 때 그렇지 않겠느냐는 은유였기에 이것도 일종의 여론 호도가 아닌가 생각을 했다”고 했다.
유경선 경향신문지부 사무국장은 지난 정권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 검증 보도를 '대선 개입 시도'로 규정해 경향신문 기자 등을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압수수색한 일을 언급했다. 유경선 사무국장은 “사건을 1년7개월 끈 검찰은 대선 일주일 전에야 슬그머니 무혐의 처분했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국민의힘은 비판 보도에 같은 행태를 반복했다”고 했다. 그는 또한 이번 대선 기간엔 김문수 후보가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김정숙 여사)에 대해 외모 평가 발언을 했다는 경향신문 보도를 김 후보 측이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에 제소했고, 이 건이 기각되자 해당 기사를 쓴 기자의 다른 보도를 집요하게 문제 삼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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