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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대법원장인 가인(街人) 김병로 선생. 중앙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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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 있으면 항소하시오”…김병로가 다진 사법 독립
대통령이 주식이론
사법부에 불만을 품는 일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부터 존재했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집권연장을 위한 이른바 ‘사사오입(四捨五入) 개헌’을 초대 대법원장인 가인(街人) 김병로 선생이 비판하는 등 사사건건 부딪치자 1956년 2월 20일 국회 개회식에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 “사법부에 재판관 되는 사람들은 세계에 없는 권리를 가지고 행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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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은 바로 반박했다. “이의 있으면 항소하시오”라는 유명한 어록이 이때 나왔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쓴 논문 「제1공화국에서 사법과 정치」
(2019)에 따르면, 가인은 그해 2월 27일 법원 출입 기자들과 만나 “나는 단언하노니” 재판과 사법운영에 “소신과 양심에 어그러진 판단”에 따라황금성오락실
한 일은 “한 번도 없고 장래도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 교수는 같은 논문에서 “김 대법원장이 공식적인 방식으로 강하게 반대 의견을 제기하자,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언급 없이 완료됐다”며 “김 대법원장은 개별 재판에 대해 외부의 간섭뿐 아니라 법원 내 상부의 간섭도 할 수 없다는 당연하지만 중요한 원칙을 다시 강조하여 사법황금성게임다운
부 독립의 원칙을 더욱 확실하게 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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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조 맞춘 조용순, 판사들 퇴진 요구로 불명예 퇴진
반대로 후임인 조용순 대법원장(2대)은 친정부 성향을 보이다 역풍을 맞았다. 1959년 이승만 정부에 의해 정간당한 경향신문의 정간 처분 취소다빈치릴게임
소송을 미루던 그는 이듬해 4·19 혁명으로 대통령이 하야한 당일(4월 26일)에서야 정간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기회주의적 면모에 일선 판사들이 퇴진을 요구했고 그는 “사법부 독립 쟁취에 완벽을 기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느낀다며”며 사표를 제출, 최초의 불명예 퇴진 대법원장이 됐다.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군사정부는 혁명재판부를 설치하는 등 사법부 장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사법부는 쉽게 수그리지 않았다. 쿠데타 직후 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 박정희)로부터 임명된 조진만 대법원장(3·4대)은 이듬해 박 대통령이 현역 군인(전우영 대령)을 법원행정처장에 임명하자, 사의를 표하며 반발했으나 수리되진 않았다.
1964년 한일회담 반대 시위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일부 기각한 서울형사지방법원에 군인들이 난입했을 땐 “사법부의 신성불가침성과 독립성을 저해하는 이러한 사태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통령에 요청한다”는 결의문을 냈다. 중앙정보부가 대대적으로 발표한 동백림 사건(동베를린을 거점으로 한 대남 간첩단 의혹) 재판에서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일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1968년)하기도 했다.



조진만 전 대법원장. 중앙DB


이 당시 어용단체는 “용공(容共) 판사를 처단하라”는 벽보를 곳곳에 붙이는 등 협박했다. 그러자 조 대법원장은 박 대통령에게 “이 사건은 사법부에 대한 정면 도발”이라고 항의했다. 박 대통령은 유감을 표하며 이를 받아들였다. 그와 함께 근무한 방순원 전 대법원 판사는 생전 동아일보에 “조 대법원장은 법관이 소신껏 재판할 수 있도록 ‘방파제’ 내지 ‘바람막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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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정부, 대법관 고문에 이영섭 “회한과 오욕의 나날”
1979년 취임한 이영섭 대법원장(7대)은 같은 해 10월 26일 대통령 시해 사건으로 비롯된 격동기에 재임하다 전두환 군사정권 초기에 중도 퇴진했다. 김재규 사건 상고심 전원합의체에서 “내란이 아닌 단순살인”이라는 소수의견이 나오자, 신군부가 소수의견을 낸 대법관을 보안사로 끌고 가 고문한 게 발단이다.

이시윤 전 헌법재판관은 생전 법률신문 기고문에서 “재판 후에 벌어진 이 일련의 사태는 엄청난 충격이었으며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이 됐다. 선생은 임기도 채우지 못한 채 중도하차로 취임 2년 남짓한 시점인 1981년 4월, 신군부 측 인사로 평가받은 유태흥씨에게 승계하고선 법원을 쓸쓸하게 떠나야 했다”고 회고했다.



이영섭 전 대법원장. 사진은 1981년 4월 15일 퇴임인사를 하는 모습. 중앙DB


이는 법원 내부에서의 요구가 아닌 권력의 압력을 계기로 대법원장이 중도 퇴진한 유일한 사례다. 그는 퇴임사에서 “사법부(府)가 아니라 사법부(部)였다”고 신군부를 직격하며 “재임 기간은 회한과 오욕의 나날이었다”고 통탄했다. 이 전 헌법재판관은 같은 기고문에서 이 퇴임사를 “신군부 시대의 사법권 탄압에 대한 처절한 항변이자 비탄”이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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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때 “우리법 해체”…민주당 “집권세력의 사법 개입, 몰지각”
그렇게 신군부를 거쳐 민주화를 이룩하면서 정치권에서도 사법부에 대한 공개 비난은 점차 자제됐다. 이명박 정부 때 여당인 한나라당이 이용훈 대법원장(14대) 체제에서의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국회 폭력 무죄 판결 등을 문제 삼아 “대법원에 우리법연구회 해체를 요구한다”(2010년 1월 20일, 이주영 당 사법제도개선특위 위원장)고 했을 때 야당이 곧바로 제동을 걸어 무산됐다.

당시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법원 판결에 집권 세력이 간섭하는 것은 몰지각한 막가파식 행태”라며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한 데 이어 사법부까지 어떻게 해보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우상호(현 대통령실 정무수석) 대변인은 “사법부에 대한 한나라당의 집요한 정치공세 목적은 결국 정부 여당에 유리한 판결만 가져오겠다는 공안적 시각”이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사고방식”이라고 했다.
이용훈 대법원장 역시 “사법부 독립을 지키겠다”고 여권에 맞섰고, 임기를 모두 마친 뒤 퇴임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가인 선생이 초석을 다진 사법 독립을 서슬 퍼런 군사 정부 때에도 사법부가 지켜내려 노력했다”며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법원장을 몰아내려 하고 위헌 소지의 사법구조 개편을 밀어붙이는 것은 역사를 퇴행하는 일”이라고 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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