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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 복싱의 성지 라스베이거스에서 14일(한국 시각) 대전료 2800억원짜리 빅 이벤트가 펼쳐졌다. 무대는 그동안 수많은 명승부를 낳은 MGM 그랜드나 시저스팰리스와 같은 호텔 특설 링이 아닌 NFL(미 프로풋볼) 라스베이거스 레이더스 홈 구장 얼리전트 스타디움이었다. 7만482명이 들어차며 라스베이거스 복싱 역사상 최다 관중을 불러모은 경기는 멕시코 영웅 카넬로 알바레스(한진 주식
35)와 미국의 무패 복서 테런스 크로퍼드(38)의 수퍼미들급(76.20kg 이하) 통합 타이틀전이었다.
그래픽=이철원
이날 알바레스는 WBA(세계복싱협회)와 WBC(세계복싱평의회), IBF(국제복싱연맹), WBO(적금이율
세계복싱기구) 메이저 4대 기구 수퍼미들급 통합 챔피언으로 링에 올랐다. 복싱 인기가 뜨거운 멕시코 출신인 그는 2023년엔 포브스 기준 스포츠 선수 연간 소득 랭킹에서 1억1100만달러로 전체 5위에 오른 수퍼스타다. 상대인 크로퍼드는 남자 프로 복싱 사상 최초로 두 체급(웰터급, 수퍼웰터급)에서 메이저 4대 기구 통합 챔피언에 오른 무패 복서. 수퍼웰터하이소닉 주식
급(69.85kg 이하) 챔피언인 그는 두 체급을 올려 첫 3체급 통합 챔프에 도전장을 던졌다.
역사적인 대결에 ‘돈 잔치’가 벌어졌다. 이날 매치업은 데이나 화이트 UFC(미 종합격투기) 회장이 공식 프로모터로 성사시킨 첫 복싱 경기였다. 화이트 회장은 “이런 빅매치를 맡게 된 것은 큰 영광”이라며 “복싱 팬들이 한 푼도 아깝지 않다고 야마토게임장
느낄 만한 경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NFL 크리스마스 경기를 실시간으로 방영하는 등 최근 스포츠 중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넷플릭스가 이 대결을 전 세계에 송출했다.
테런스 크로퍼드가 1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수퍼미들급 통합 타이틀전 성창에어텍 주식
12라운드에서 카넬로 알바레스의 오른쪽 안면에 펀치를 적중시키고 있다. 크로퍼드는 전원 일치 판정승으로 첫 3체급 메이저 4대 기구 통합 챔피언이란 영광을 안았다./AP 연합뉴스
이번 대결로 알바레스가 기본 출전료에 관중 수익과 중계권료 등을 합쳐 벌어들일 돈은 1억5000만달러(약 21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설의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48·미국)가 2015년 필리핀 영웅 매니 파키아오(47)와 맞붙었을 당시 기록한 역대 최고 대전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스포츠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이러한 천문학적인 대전료의 원천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2016년 석유 의존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사회·문화적 전환을 이루겠다며 ‘비전 2030’을 선포한 바 있다. 사우디는 이후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데 이 전략의 연장선에서 사우디 국가엔터테인먼트청은 수퍼스타 알바레스와 4경기 계약을 맺었다. 스페인 마르카는 “알바레스는 크로퍼드와의 경기로 사우디에서만 8000만달러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맞선 크로퍼드는 최대 5000만달러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기엔 ‘KO 수당’도 책정됐다. 화이트는 화끈한 경기를 펼치는 선수에게 추가 수당을 주는 UFC 방식을 적용해 “KO를 기록하는 등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인 선수에겐 최소 6자리(10만달러) 이상의 보너스가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멕시코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도 승리는 크로퍼드에게 돌아갔다. 전문가들은 크로퍼드가 두 체급을 올려 나온 만큼 스피드가 무뎌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는 양손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빠른 원투 콤비네이션과 특유의 발놀림으로 알바레스를 몰아붙였다. 간혹 묵직한 펀치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여유 있게 미소로 맞받을 만큼 상대를 압도했다. 결국 전원일치 판정승(116-112, 115-113, 115-113). 42연승으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첫 3체급 4대 기구 통합 챔프란 새 역사를 쓴 크로퍼드는 벨트를 주렁주렁 든 채 “늘 그래왔듯 난 세계 최고의 복서”라며 “이젠 내가 복싱의 얼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