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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8월 20일 제주의 대표적인 장기 미제 사건인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22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공항 도착한 변호사 피살 사건 피의자 김씨 (사진=뉴시스)



    20년이 넘게 숨어다닌 그가 꼬리를 밟힌 건 한 방송사와 인터뷰 때문이었다. 김모(55) 씨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 측에 먼저 연락해 자신이 사건에 가담한 일원임을 밝히고 관련 내용을 소상히 밝혔다. 방송 이후 파장이 일었고 김씨 체포까지 성공했으나 그는 결 은행서민대출 국 무죄를 선고받았다.

    2019년 6월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한 김씨는 자신을 조직폭력배인 전 유탁파 행동대원이라고 소개하면서, 1999년 10월 두목인 백모 씨로부터 범행 지시를 받고 동갑내기 손모 씨에게 이 변호사 살해를 교사했다고 주장했다.
    방송에서 김씨는 범행에 사용된 것과 은행개인신용대출 비슷한 모양의 흉기를 직접 그려서 보여주고, 이 변호사의 이동 동선과 골목의 가로등이 꺼진 정황까지 설명했다.
    이승용 변호사(당시 44세)는 1999년 11월 5일 오전 6시 48분쯤 제주시 삼도2동 제주북초등학교 인근에 세워진 자신의 쏘나타 승용차량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 출신인 이 변호사는 서울대를 개인파산자대출가능한곳 졸업한 검사 출신 변호사였다. 사법연수원 14기로 김진태 강원지사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과 동기다. 서울지검, 부산지검 등에서 검사 생활을 했고 1992년 고향 제주로 내려와 변호사로 일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 변호사는 예리한 흉기로 가슴과 배를 수차례 찔렸다. 이 가운데 하나는 흉골을 관통해 심장이 찔렸다. 우리은행 대출상담사 시신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심장 관통에 의한 과다 출혈로 나타났다.
    당시 이 변호사는 차량 밖에서 괴한의 흉기에 찔렸고, 이를 피하기 위해 차량 안으로 들어와 운전대를 잡으려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금이 든 지갑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경찰은 이 변호사가 명백히 살해당했다고 보고 현상금 1000만 원을 걸면서 수 임야 사에 박차를 가했지만 이렇다 할 증거를 찾지 못하고 용의자조차 특정하지 못했다. 이때 김씨 역시 용의선상에 오르지 않았다.
    검사 출신의 변호사가 도심지 한복판에서 살해당하자 도민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7개 팀 40여 명으로 전담 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지만, 결국 범인을 잡지 못했다. 1년 뒤 수사본부도 해체되며 22년간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제주 변호사 피살 현장 감식 나선 경찰 (사진=연합뉴스)


    그렇게 잊히는 듯했던 이 사건은 2019년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20여 년 만에 이 변호사 살인을 교사했다고 주장하는 인물이 방송에 나타나 스스로 범행을 자백했기 때문이다.
    방송이후 경찰은 재수사에 착수했고 김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 요청을 했다.
    김씨는 캄보디아에 체류하다가 불법체류 혐의로 현지에서 검거됐고 추방이 결정돼 국내로 강제 송환돼 제주로 압송됐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공소시효가 끝난 줄 알고 방송에 출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더해 그는 “당시 용의선상에 이 변호사 가족이 오르기도 한 만큼, 방송 출연을 통해 피해자 유족의 억울함을 풀어주면서 유족으로부터 사례비를 받고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기 위한 여비를 마련하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2015년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살인과 살인교사 등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된 사실을 몰랐다. 형사소송법 제253조에 따르면 범인이 형사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국외로 도피한 경우 그 기간 공소시효가 해외 체류 기간만큼 정지된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2014년 11월 5일 만료됐지만 김씨의 과거 출입국 기록을 분석한 결과 경찰은 그가 처벌을 피하기 위해 국외 도피했다는 증거까지 확보했다.
    경찰은 김씨를 살인 공범으로 기소했고, 김씨는 결국 공소시효 마침내 22년 만에 법정에 서게 됐다.



    '그것이 알고싶다' 당시 방송 장면 일부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2022년 2월 17일, 1심 판결에서 김씨는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제보 진술은 신빙성이 인정됐으나, 재판부는 김씨의 살인 혐의를 입증할 만한 압도적인 증명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씨가 자신의 인터뷰를 내보낸 ‘그알’ PD를 협박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
    이에 검찰과 김씨 모두 항소했다. 5개월 뒤 이뤄진 항소심에서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고, 그 결과 1심 판결을 뒤집고 김씨는 살인 혐의에 대해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가 진술을 여러 차례 번복했지만, 방송 인터뷰 내용이 경찰 수사 결과와 대체로 부합한 점 등에 비춰 진술 중 일부는 사실이라고 봤다. 김씨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다.
    2023년 1월 12일, 대법원은 공소사실을 입증할 정도로 증거와 근거가 충분하지 않고, 정황 증거만으로 손씨와 김씨가 살인을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김씨는 협박 혐의에 대한 1년 6월형 형량을 모두 채우고 출소했다. 구금 없이 진행된 파기환송심에서 김씨는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고 사건은 다시 미제로 남게 됐다.
    홍수현 (soo0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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