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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9-2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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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 핵 사용을 의미하는 '전쟁 억제력 제2의 사명' 가동 시 "한국과 주변지역 그의 동맹국들의 군사조직 및 하부구조"가 "괴멸"될 것이라며 역내 주둔 미군도 핵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김정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 "좋은 추억"을 언급하면서도 '비핵화를 의제로 삼지 않는 대화'에만 응하겠다며 사실상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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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뒷배 믿고 미국과 '맞짱' 나선 김정주식초보책
은
22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날 한국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핵 무력을 뜻하는 '전쟁 억제력'을 설명하며 "억제력의 제1사명이 상실될 때는 억제력의 제2의 사명이 가동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동되면 한국과 주변지역 그의 동맹국들의 군사조직 및 하부구조는 삽시에 붕괴될 것이며 이는 곧 괴성공투자로가는길
멸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정은은 2022년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 보고에서 "핵무력은 전쟁 억제 실패 시 제2의 사명도 결행하게 될 것이고, 제2의 사명은 분명 방어가 아닌 다른 것"이라고 말해 '제2의 사명'은 곧 핵 선제공격 등 핵 사용이란 걸 암시했다. 그가 '한국과 주변지역 동맹국들의 군사조직'을주식매각
언급한 건 한반도를 넘어 주일 미군 등 유사시 증원 전력을 보낼 수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군도 핵 공격의 대상이라는 걸 처음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연설을 하는 모나리자 주식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이 "미국의 패권 지향적인 인·태전략과 그 실현을 위한 각본에 따라 미·한, 미·일 군사동맹과 미·일·한 3각 군사 공조 체제"가 강화하는 걸 비난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군 병력은 물론 군 작전과 직·간주식적정가
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기반시설(인프라)도 핵 선제 타격의 범위에 포함돼 있다는 의미"라며 "민간영역인 공항·항만에, 군수산업, 원전, 위성·정보통신 같은 정보·산업 인프라까지 직접적인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이런 위협을 내놓는 데는 이달 초 방중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며 구축한 북·중·러 연합으로 쌓은 자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에 참석한 모습. 왼쪽부터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연합뉴스
실제 김정은은 "우리 국가의 물리적 억제력 상승 강세에 의해 지역에서의 힘의 균형이 보장되고 있다"며 이미 북한이 역내 '핵 균형'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듯 주장했다. 또 일본에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타이폰(Typhon)'이 처음 배치된 것도 "우리 국가를 포함한 지역 핵 열강들의 영토 종심이 미군의 항시적인 직접 조준권 안에 드는 초유의 안보 위험 변수"라고 문제삼았다.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걸 과시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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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위헌행위" 의제화 거부
김정은은 핵 보유를 명시한 헌법을 꺼내들며 "이제 비핵화를 하라는 것은 우리더러 위헌 행위를 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가 왜 비핵화를 하겠나. 제재를 풀자고 하겠나"라며 "천만에! 천만의 말씀"이라고도 말했다. 2019년 '하노이 노 딜' 때는 제재 완화를 비핵화의 대가로 요구했으나, 이제 이조차 적절한 '보상'이 될 수 없다고 선언한 셈이다.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위헌 표현까지 쓴 건 사실상 비핵화에 종언을 고했다는 의미"라며 "한국 정부가 기대하는 남북 관계의 진전을 기대하는 건 사실상 어려운 일이 됐다"고 짚었다.
2019년 2월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은 "핵을 포기시키고 무장 해제시킨 다음 미국이 무슨 일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세상이 이미 잘 알고 있다"고도 했는데, 대표적인 '선(先) 핵 폐기-후(後) 보상' 방식인 리비아 모델을 다시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3년 비핵화 뒤 잔혹한 독재를 이어가던 무아마르 카다피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 봉기 때 군중에 폭행 당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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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마주 설 수 있어" 여지도
이는 "그는 이제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보유국)"(2025년 1월 폭스뉴스 인터뷰) 등으로 말하며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해 다소 느슨한 인식을 보인 트럼프를 공략해 비핵화를 협상 테이블에서 치워버리고 핵 군축 대화를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 김정은은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직접 트럼프나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한 (앞줄 왼쪽부터)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UPI, 연합뉴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국제 핵 비확산 메커니즘에서 '약한 고리'라 할 수 있는 트럼프를 특정 타깃으로 삼아 미국의 정책 변화를 유도하려는 전략"이라며 "협상 문턱을 높여 자신들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로 하려는 의도가 더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시기상 트럼프의 참석이 예정된 다음 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에 맞춰 북한이 미국과의 고위급 접촉을 재개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당장 23일 시작되는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도 북한은 국제기구 담당인 김선경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한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다만 북한이 "평화 공존"의 조건을 까다롭게 설정한 건 실제 협상 가능성을 줄였다는 지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핵보유국 인정과 관계개선(평화 공존) 의지가 대화의 '문턱'임을 구체적으로 재확인했다"며 "무엇을 주고받는 협상보다는 핵보유국으로서 대등한 대화, 관계개선 구도로 근본적 전환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을출 교수도 "트럼프에게 '현실 인정'(핵 보유 묵인)을 결단하도록 압박하는 동시에, 협상 실패 시 군사적 에스컬레이션(갈등 상승) 카드를 유지하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정영교ㆍ심석용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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