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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8월1일 상당수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를 시행한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 EU 등과는 수천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관세율을 낮췄다. 하지만 관세만으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봐도 무역수지 적자 해결을 위한 미국의 노력이 관세 부과만으로 끝난 경우는 없었다. 달러 가치의 인위적 절하, 교역국들에 대한 미국산 상품 수입 확대 요구 등이 뒤따르곤 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큰 문제가 됐던 시기는 이번을 포함해 모두 네 차례 있었다.?
1970년대 초 닉슨 행정부 때가 첫 번째 시기였다. 닉슨은 수입품에 대해 일률적으로 10% 관세를 부과했다.황금성포커성
요즘 식으로 하면 보편관세였던 셈이다. 여기에 금 1온스당 35달러의 교환 비율로 이뤄지던 달러의 금태환을 중단해 버렸다. 금과 달러의 연결고리를 끊어내 인위적인 달러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1980년대 중반 레이건 행정부 때는 플라자 합의를 통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컸던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인위적 절상(미국최신릴게임
달러 평가절하)을 유도했다. 1985년 플라자 합의가 시행됐고, 1989년에는 한국과 대만 등 세컨드 티어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들이 미국 의회에 의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됐다. 관세 부과는 특정 품목을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미국은 반덤핑 규제 명목으로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슈퍼301조를 도입해 교역국들을 압박했다. 1987년의 루브르 합의는 동맹국들의 깨끗한나라 주식
내수 부양을 통해 미국산 상품 수입 확대를 도모한 국제적 공조였다. 2000년대 부시 행정부 때는 딱히 관세 부과나 인위적 통화가치 조정은 없었지만, 미국은 당시에도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가장 컸던 중국의 위안화 절상과 내수 부양을 요구했다.
ⓒChatGPT 생성이미지알라딘릴게임장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엔·마르크화 절상시켜
최근 상황도 과거와 비슷하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인 스티브 미란은 미국 대선 직후인 2024년 11월에 간행한 보고서 '세계 무역체제 개편을 위한 정책 안내서(A User's Guide to Restructuring thKTCS 주식
e Global Trading System)'로 세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미란 보고서'로 불리는 이 자료는 달러의 고평가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불러온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란은 달러 약세를 유도해 대외 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제 관료들은 늘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 변수라고 말하지만, 역사적으로 환율은 정치적 강압이나 타협의 결과물인 경우가 많았다. 닉슨 대통령의 전격적인 금태환 중단 선언과 플라자 합의가 그 사례들이다.
이에 더해 미국은 무역 협상 대상국들에 미국산 상품 수입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타결된 미국-베트남 무역협정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지난 4월초 베트남에 부과했던 46%의 상호관세율을 20%로 낮춰주는 대신, 미국의 베트남 수출에 적용되는 관세를 폐지했다. 트럼프는 베트남에 '관세 없이'(zero tariff) 미국 상품을 팔게 됐다고 자랑했다. 한국과의 협상에서도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LNG를 한국이 수입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출범 이후 현재까지는 관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향후에는 달러 약세 유도와 미국의 시장 개방 요구가 병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시도를 통해 미국이 무역수지 적자를 의미 있게 줄일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직면한 대외 불균형은 미국인들의 못 말리는 과소비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는 기축통화 보유국으로서 미국인들이 가지는 이점이기도 하다. 무역수지 적자로 대표되는 대외 불균형이 계속 확대되더라도, 미국은 대외 지급불능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달러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인들의 과소비는 기축통화국이 감내해야 할 숙명이기도 하다.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자국 통화가 나라 밖으로 널리 퍼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수입품과 달러를 맞바꿔야 한다. 대외 불균형은 기축통화국이 짊어져야 할 업보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축소는 관세나 환율 조정, 교역국에 대한 수입 확대 요구 등과 같은 정책적 자극에 의해서가 아니라, 경제위기가 나타나면서 미국인들의 소비 여건이 현저히 악화될 때 현실화됐다.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 나타났던 주택대부조합(S&L) 파산에 따른 경기 침체 국면에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현저히 줄어들었고,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후퇴를 불러왔던 2008년 전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대외 불균형이 완화됐다. 결국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무역 대상국들과의 교역 조건이 아닌 미국인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문제였던 셈이다.
미국의 대외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여러 정책적 노력은 현실에서 결실을 맺지 못했지만, 미국 이외 국가들의 자산시장에 예기치 않은 버블을 만드는 기제로 작동하기는 했다. 핵심 동인은 달러 약세였다. 통화가치 변화는 글로벌 자산에 대한 선호를 바꾼다. 가치가 하락하는 통화로 표시되는 자산의 투자 매력도는 떨어지고, 가치가 상승하는 통화로 표시된 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진다.?
기축통화국의 운명적 과소비와 대외 불균형
역사적으로 달러는 세 차례에 걸쳐 장기 약세를 나타냈다. 앞서 언급했던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문제가 이슈로 부각됐던 시기들이었다. 주요 선진국 통화들과 미국 달러 가치 변동을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달러가 31.1% 하락했던 1971년 7월~1978년 10월이 1차 약세 국면, 52.4% 하락했던 1985년 2월~1992년 8월이 2차 약세 국면, 41% 하락했던 2001년 7월~2008년 4월이 3차 약세 국면이었다.
세 차례 달러 약세 국면에서 모두 한국 증시의 대세 상승장이 나타났고, 한국 주식시장의 성과가 미국보다 나았다. 1972년 1월부터 1978년 5월까지 코스피는 연평균 28.3%나 증가한 반면 S&P500 지수의 등락률은 연평균 -1.1%로 극히 부진했다. 1985년 6월~1989년 3월에도 연평균 수익률 기준 코스피 +69.0%, S&P500 지수 +12.2%였다. 1998년 7월~2010년 8월에도 코스피 +15.6%, S&P500 지수 -0.6%였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한국 증시의 상승세도 크게 보면 원-달러 환율 하락(달러 약세)과 맥을 같이하며 나타나고 있다. 달러 약세가 비(非)달러 자산의 강세로 이어지는 풍선효과를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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