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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3-06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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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 2017년 12월1일 박근혜 정부 시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함께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던 중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산신청서류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해 유죄를 확정받은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SBS 사외이사·감사위원에 내정돼 논란이다. SBS 내부에서 최 전 차장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사측은 형의 효력이 상실됐다며 최 전 차장은 법적 전문가로 검증받은 후보라고 밝혔다.
농협 신용대출 금리 SBS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최 전 차장 선임 안건이 포함된 주주총회 개최를 결의했다. 오는 28일 열릴 주주총회 안건에는 이사 선임(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2명)과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2명 선임 안건 등이 포함됐다. SBS 이사회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임환수 전 국세청장, 최 전 차장을 만장일치로 주주총회에 추천했는데, 이들은 모두 인터넷주식담보대출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추천됐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는 양윤석 보도본부장, 유관식 사외이사 2인으로 구성됐다.
최 전 차장은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으로 분류되던 문화예술인들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인물이다. 대법원은 지난 2022년 12월16일 국가정보원법 위반 할부금융사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차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그러나 최 전 차장은 같은 달 27일 발표된 윤석열 정부 신년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형이 확정된 지 12일 만에 형이 실효됐다.
당시 2심 재판부는 “(문체부에서 국정원으로 요청한 명단에 대한) 검증업무를 계속하라는 내용의 국가정보원 현금서비스카드연체 법 위반 범행은 국정원 차장의 지위를 남용해 청와대와 문체부 주도로 시행되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업에 도움을 주도록 한 것”이라며 “범행 내용과 수법, 피해 정도를 볼 때 죄질이 좋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사측은 정부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문화예술인들을 말살시키려 한 범죄자를 지상파 방송사의 이사진에 끼워 넣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SBS본부는 “더욱이 감사위원은 회계 결과 등을 검토해 경영진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라며 “'죄질이 불량'한 범죄자한테 경영 감시를 받겠다는 건데, 도대체 누가 이런 해괴한 결정을 내린 것인가? 사장인가? 대주주인가?”라고 따져물었다.
SBS본부는 최 전 차장을 향해서도 “무슨 양심이 있어 사외이사직을 수락한 것인가. 권력으로 문화계를 짓밟은 당사자가 K-컬쳐 발전에 앞장서는 지상파 방송사의 사외이사로 오겠다는 건 얼마나 뻔뻔한 철면피여야 가능한 일인가”라며 “조폭이 경찰이 되겠다고 달려드는 막장 영화를 보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법률전문가로서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 있다면 최씨는 하루 빨리 사외이사 후보직을 사퇴하라”며 “사측도 제발 정신 차리고 최소한 상식선에 있는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라”고 촉구했다.
사측이 노조 측 요구를 무시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SBS 이사회는 사내이사 4인·사외이사 4인 등 총 8인으로 구성된다. 이번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2인 교체는 주주(대주주가 아닌 2대 주주 이하)와 회사가 추천한 사외이사들이 각각 한 명씩 그만두게 돼 이뤄졌다. 이에 노조는 한 달 전부터 사임이 예정된 주주 추천 사외이사 한 명의 후임도 주주 추천으로 선임하는 게 옳다는 공문을 보냈지만, 사측은 받아들이지 않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를 통해 회사 추천 이사를 후보로 선임했다.
노조는 공문에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 후보 두 명 중 한 명이 사외이사로 추천되도록 노력하고, 해당 인사가 선임되면 감사위원에 포함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의 2008년 노사 특별합의서 및 2021년 노사 합의문을 기반으로 노조 추천 이사의 감사위원 선임을 요구했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당 안건이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SBS 이사진은 회사 추천 이사 7명(사내이사 4명·사외이사 3명)과 노조 추천 사외이사 한 명으로 구성된다. 감사위원 3인은 전부 회사 추천이 된다. 관련해 언론노조 SBS본부는 성명에서 “SBS 이사진이 사측에 심각하게 경도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며 “노조는 이 같은 불균형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기호 언론노조 SBS본부장도 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SBS 스스로 왜 자해를 하는 지 모르겠다”며 “더 좋은 사외이사, 더 좋은 감사로 투명하게 경영을 해서 앞으로 달려나가도 모자랄 판국에, 중요한 사외이사를 범죄자를 뽑아달라고 주주에게 설득하려 마음 먹은 게 자해 행위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조 본부장은 “이러니까 SBS가 주위에서 손가락질 받고 제대로 된 인사도 못하는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사측 “2022년 형 효력 상실…법적 전문가로 검증받은 후보”
SBS 측은 같은 날 최 전 차장 선임 관련 비판에 대한 입장을 묻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현재 법무법인 율촌에 재직 중인 최윤수 변호사는 검사로 20년 이상 재직하는 동안 반부패 관련 업무에 종사했고, 이후 7년간 조세·증권·불공정 거래 등 경제 관련 다양한 분야에서 변호사 업무를 수행하며 법적 전문가로 검증받은 후보”라며 “SBS의 경영상 각종 법적 리스크에 대한 조언뿐만 아니라 콘텐츠 기업으로서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의사결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 후보자는 2022년 12월27일 형의 효력 상실 및 복권이 이뤄졌다”며 “2023년 ㈜효성중공업의 사외이사로도 선임돼 충실히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 요구를 무시했다는 비판에 대해 SBS 측은 “상법 상 소수주주는 정기주주총회일 6주 전에 사외이사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기한까지 사외이사 후보자에 대한 소수주주 제안이 없었다”고 답했다. SBS 측은 “현행 상법에 따르면 사외이사는 이사진의 4분의 1만 선임해도 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SBS는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노조에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는 등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비율을 4대4 동수로 운영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편 SBS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사내이사 후보로 현 방문신 SBS 대표이사를 재선임하고, 최태환 SBS 편성사업본부장과 김동호 SBS 경영본부장을 신규 추천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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