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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들이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뒤 정착한 서울 생활 12년차 인도인 B씨(32)는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 창업을 하고 싶어 2017년 서울 용산구 소재 서울글로벌창업센터의 보육 슈로더브릭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당시 B씨는 창업 비자인 D-8-4를 받으려 했지만 비자 발급 안내가 부족해 받지 못했고, 지난해 6월이 돼서야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그는 “보육 프로그램 담당자에게 사업 아이디어 멘토링을 요청했지만 ‘시간 낭비하지 말고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답변을 받아 굉장히 불쾌했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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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외국인이 250만명을 넘은 상황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외국인도 늘고 있지만, 정작 정부 지원금을 받은 국내 스타트업 중 외국인 기업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현장에선 외국인 창업을 위한 정부 지원 절차나 지도가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않아 창업 자체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점을 근본 원인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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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더브이씨.
벤처투자정보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작년까지 팁스(TIPS) 지원을 받은 2399개 스타트업 중 외국인이 대표인 스타트업(한국인과 공동대표 포함)은 44곳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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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스는 중소벤처기업부가 2013년 시작한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선정 기업은 정부 지원금 최대 5억원에 민간 투자까지 합하면 최장 3년간 최대 10억원을 받을 수 있다. 외국인이 창업한 스타트업도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정작 혜택을 받은 외국인 기업은 전체의 2%도 안되는 셈이다.
팁스 운영사 씨엔티테크의 전화성 대표는 옵션수수료
“정부가 외국인 창업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창업하는 외국인 수 자체가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원활하게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게 스타트업 업계의 분위기다. 정보통신업 창업을 준비 중이라는 한 국내 체류 영국인은 “외국인 지원센터에서 비자 종류를 잘못 알려줘 헛걸음을 할 때도 있고, 센터 직원들이 영어를 못해 도움이 안 될 때가 많다”고 꼬집었다.
중기부가 외국인 창업을 부흥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긴 하다.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에 문을 연 글로벌스타트업센터는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멘토링과 행정 지원까지 하는 등, 외국인 창업자가 한국에서 겪을 수 있는 장벽을 없애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
그러나 이용자 수는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8월 520명이었던 이용자 수는 같은 해 11월 1108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한 달이 지난 12월에는 450명으로 급감했다.
창업 비자 관련해서도 시간이나 비용, 절차 상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창업 비자인 D-8 비자를 받고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수는 2020년 5499명, 2021년 5887명, 2022년 6764명, 2023년 7528명, 지난해 10월 기준 8250명으로 늘고 있지만 국내 체류 외국인 수를 감안하면 미미하다.
특히 D-8 비자 중 기술창업과 관련된 D-8-4 비자를 받고 체류하는 인원도 2020년 72명, 2021년 98명, 2022년 110명, 2023년 127명, 지난해 171명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0.
미국 실리콘밸리의 경우 사업 실적이 아닌 혁신성과 사업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해 창업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상황이 다르다. D-8-4 비자를 받으려면 법인 설립 기간과 비자 심사 기간을 합쳐 두 달가량이 소요된다. 또 2년 단위로 갱신해야 하고, 갱신 시에는 사업 실적을 증명해야 한다.
안준모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해외 선진국에서는 창업 비자를 받는 것이 한국보다 훨씬 쉽고 간편하다”며 “그런데 한국의 경우 외국인이 창업 비자 종류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비자를 받을 때 행정절차도 복잡해서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이어 “저출생으로 인해 한국 인구도 줄고 경제도 활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외국인 창업이 늘면 분명 내수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 국내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외국인 창업을 쉽게 하고 외국인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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