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숙 기자]
보통 책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제목이다. 제목이 눈에 들어오면 다음에는 목차를 읽고, 작가의 여는 글(프롤로그)을 읽는다. 이 책은 제목보다는 부제를 보고 선택했다. '존재를 깨우는 미학 수업'이라니 궁금해졌다.
<예술을 만나 감정에 닿다>(2026년 3월 출간)는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글을 쓰는 김요섭 작가의 두 번째 책이다. 첫 번째 책인 <아름다움이 너를 구원할 때>도 읽고 일상생활에서 삶에 대해 사색하는 시간이 되었는데 왠지 이번 책도 읽으면 새로운 미학 수업의 정보를 얻을 것 같았다.
모바일야마토 열네 가지 감정을 들여다보며
▲ 책 표지?<예술을 만나 감정에 닿다> 김요섭 지음(그린비 출판)
릴게임온라인 ⓒ 그린비
민지: 선생님, 딱히 나쁜 일은 없는데 아침에 눈을 뜨는 게 힘들어요. 가슴 한가운데가 꽉 막힌 느낌이에요. 학교 가기도 싫고, 무슨 말을 들어도 시큰둥하고요. 이런 기분도
한국릴게임 감정인 거죠?
선생님: 좋은 질문이에요. 흔히 감정은 기쁘거나, 슬프거나, 특별한 일이 있을 때를 떠올리기 쉬운데요. 사실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에도 스며있어요. 기분이 가라앉고, 몸이 무겁고, 하루가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처럼요.
이 책은 민지와 선생
메이저릴게임사이트 님의 소소한 대화에서 출발하지만, '존재를 깨우는 미학 수업'으로 미학의 사유는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각 챕터(장)마다 첫 부분은 선생님과 학생(민지)의 감정 주제에 대한 문답 형식으로 시작된다. 즉 미학 수업이다. 책을 읽으며 영화와 예술작품, 철학과 미학의 사유를 따라가며 감정이 삶 속에서 어떤 울림으로 남는지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다.
바다이야기5만 이 책은 각 장이 열네 가지의 감정(결핍, 불안, 슬픔, 권태, 수치심, 질투, 열등감, 분노, 기쁨, 사랑, 증오, 공감, 희망, 용기)으로 구성되어 있다. 감정별로 구성되어 있지만, 감정은 단일하거나 고정된 것이 아니고 때론 어긋나기고 한다. 즉 사람에게 하나의 감정만 있는 것이 아니고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어느 날 문득 감정이 낯설게 다가올 때가 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칠 감정인데 이유 없이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하고, 눈물이 핑 돌기도 한다. 감정 하나에 희비가 엇갈린다. 나이가 들 수록 더 그런 것 같다. 이 책은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 마음의 미세한 떨림을 드러내고, 그 감정 속에 조금 더 오래 머물게 한다.
슬픔이 열어 주는 기쁨의 자리
쌍둥이 손자와 <인사이드 아웃>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영화는 '기쁨, 슬픔, 분노, 혐오, 두려움' 다섯 가지 색깔의 감정을 다채로운 캐릭터로 나타냈다. 이 다섯 가지 색깔이 마음의 조종실에 앉아 라일리의 하루를 이끈다. 어느 날 바뀐 일상으로 라일리는 외로움과 불안이 스며들고 슬픔으로 내면이 무너지지만, '기쁨'은 혼자 힘으로 라일리의 삶을 바꿀 수 없었는데 '슬픔'을 마주하고야 깨닫게 된다.
슬픔도 필요해. 네가 있어야 기쁨도 빛나.
아프고 부정적인 마음 역시 우리 안의 감정이라 '난 우는 게 좋아'라는 슬픔의 말처럼 부정적인 감정마저 끌어안아야 기쁨도 빛날 수 있다. 슬프고 속상할 때 한바탕 울고 나면 마음이 후련해지고 다시 기쁨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늘 완벽하려고 노력하지만, 빈틈이 있어야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며, 희망을 품을 수 있다. 나도 늘 완벽하려고 노력하는데, 완벽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오히려 불행 속으로 빠지게 된다. 즉 결핍이 닫힌 감각을 열고 삶을 가능성으로 이끌기에 나쁜 검정이라고 할 수 없다.
열다섯 편의 영화와 예술을 만나 감정에 닿다
이 책은 민지와 선생님의 소소한 대화에서 출발하여 감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데도 대화 과정에서 감정을 깨닫게 된다. 각 감정마다 영화 속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열다섯 편의 영화속으로 풍덩 들어간다. 내가 본 영화도 있고 보지 못한 영화도 있으나 책장을 덮으며 영화를 다시 보며 감정을 느끼고 싶어진다.
책 속에서 <컨택트> 속 루이스의 '불안'을 만나고, <퍼펙트 데이즈> 속 히라야마의 오늘을 살아내는 서늘한 '용기'도 엿본다. <맘마미아>의 도나가 신세 한탄할 때 친구 로지와 티나가 한 말, '춤추고 노래할 수 있다면, 젊음은 여전히 이곳에 있다'로 아바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한다. 책을 읽으며 마치 아바의 노래가 들려오고, 세 친구가 마을 사람들과 줄지어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이 떠오른다.
기쁨은 완전한 상태에서 경험하는 감정이 아닙니다. 부서지고 망가졌지만, 그럼에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 부족하고 결핍된 채로 순간을 향해 뛰어드는 이들에게 피어나는 감정이죠.
이 책에는 영화뿐만 아니라 그림 등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다.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 파블로 피카소의 <우는 여인>,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등 예술작품을 감정과 연결 지어 소개해준다. 책 속에 삽입된 작품도 있고, 책 속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짠~하고 예술작품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 책 제목이 왜 <예술을 만나 감정에 닿다> 인지가 이해된다.
이 책은 모든 장이 민지와 선생님의 대화를 통해 민지가 느끼는 감정을 알아차린다. 민지와 선생님의 대화는 사춘기 자녀와 부모의 대화가 이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이 책을 청소년을 교육하는 선생님과 자녀를 둔 부모님이 읽고 미학 수업의 교과서로 삼으면 좋겠다. 청소년들이 직접 읽고 민지의 감정 속에서 나의 감정을 알아채도 좋겠다.
감정은 누구에게나 있다. 내 감정을 먼저 알아채면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감정에 대한 공감 기술이 부족하다. 감정에 대한 공감 기술이 서툰 사람도 이 책에서 예시한 14가지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의 감정도 알아채게 되고, 상대방의 감정도 이해하게 될 거다. 물론 공감하는 대화도 배우게 된다.
'미학 수업'은 학생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나처럼 퇴직하고 남편과 둘이 사는 시니어들에게도, 소통이 잘 되지 않아 답답해하는 누군가에게도 필요한 수업 같다. 특히 사춘기 자녀를 두신 분이나, 곧 사춘기 부모가 될 분들도 미리 읽어보시면 좋은 책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감정에서 해방될 수 없다. 하지만 늘 내 감정을 알아채긴 힘들다. 감정은 정말 복잡하지만, 감정을 이해하면 나에 대한 이해도 되고, 상대방을 이해하게 되니 일상에서 불안과 슬픔 등 부정적인 감정이 줄어들 거다. 또한 부정적인 감정이 찾아왔을 때 이길 힘도 준다. 책장을 덮으며 잊었던 감정들이 되살아났다. 세상에 무용한 감정은 없다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