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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는 흔히 중후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급스러움이 주로 경제적 기반을 갖춘 중장년층의 영역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똘똘한 청년들도 새로운 방식으로 부를 축적하고 자신을 위한 가치 있는 소비에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은 남들과 다른, 선도적인 것을 추구한다. 자동차에서 그들이 찾는 새로움은 바로 기존 연료 체제에 도전하며 변화를 이끄는 전기차일 것이다. 요란하지 않고 우아하게 레거시에 ‘반기’를 들고 싶은 청년들. 제네시스 GV60은 바로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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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60 부분변경 모델. ⓒ제네시스
GV60 정측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럭셔리 전기차' GV60을 직접 시승해보니 브랜드의 막내다운 젊고 감각적인 면모가 두드모바일파칭코
러졌다.
짧은 보닛과 둥글둥글한 선들이 어우러진 외관은 어려 보이는 인상을 준다. 쿠페형 CUV 스타일 덕분에 역동성과 날렵함이 살아난다. 그러면서도 제네시스 고유의 두 줄 디자인이 적용된 헤드램프로는 고급스러움을 놓치지 않았다.
GV60 앞좌석. ⓒ데일리주식부자되기
안 정진주 기자
GV60 내부.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이 차의 최대 강점은 실내 디자인을 꼽을 수 있다. 마감과 재질에서 느껴지는 세련됨은 물론이고,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의 솔론
경계를 없앤 27인치 통합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탁 트인 시야와 함께 하이테크 감각을 강하게 풍긴다.
GV60 크리스탈 스피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이 중에서도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구(球) 형상의 전자 무료게임
변속기이자 GV60의 상징적인 오브제인 ‘크리스탈 스피어’다. 커다란 눈알 같은 크리스탈 스피어는 운전자가 차량에 타는 순간 조명으로 맞이해준다. 주행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스피어가 자동으로 회전하며 변속 다이얼이 나타난다. 물건임에도 상호 작용된다는 경험은 차량에 대한 애착을 가지게 했다.
주행 가능 상태를 직관적으로 알려준다는 게 매력적이다. 이는 내연기관 차량은 엔진 소음으로 차량의 이동 준비 상태를 알 수 있지만 전기차의 경우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제네시스의 세심한 배려다.
GV60 측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GV60 뒷좌석.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인 주행거리도 개선됐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용량을 기존의 77.4kWh에서 84kWh로 증대하고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도 451km에서 최대 481km(복합, 스탠다드 2WD 기준)로 늘렸다. 배터리 용량은 늘었지만 충전 속도는 기존과 동일한 18분(350kW 초급속 충전 기준)이다.
성능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반응은 즉각적이다. 전기차 특유의 매끄러운 출발감과 함께 차체가 쏜살같이 튀어나간다. 퍼포먼스 AWD 모델에 탑재된 부스트 모드를 작동하면 전·후륜 합산 최고 출력 360kW(490ps), 최대 토크 700Nm(71.4kgfm)을 뿜어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단 4.0초면 충분하다. 폭발적인 성능 속에서도 실내는 고요하고 차분하다.
GV60 디지털사이드미러.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GV60 디지털사이드미러.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이렇게 매력적인데도 GV60은 의외로 길 위에서 보기 힘들다. 제네시스 첫 전기차라는 간판을 달고 나왔지만 판매량은 늘 아쉬운 편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건 590대.
최근 반짝 반등하긴 했지만 월 100대 남짓에 머무는 게 현실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3월 3년5개월 만에 돌아오며 월 판매량 135대까지 판매 실적을 올렸지만 이후 월별 판매량(6~8월 기준)은 100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저조한 판매성적 원인에 대해 대다수 소비자는 ‘가격’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GV60의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기준으로 ▲스탠다드 2WD 6490만원 ▲스탠다드 AWD 6851만원 ▲퍼포먼스 AWD 7288만원이다. 여기에 괜찮은 옵션들을 넣다 보면 9000만원도 금방이다.
직접 타보면 공간도 넉넉하고 고급스러움도 확실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조금만 더 보태면 GV70이나 GV80”이라는 계산이 먼저 떠오른다.
GV60 내부.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차 크기에 대한 아쉬움도 들린다. 하지만 실제로 타보니 헤드룸과 무릎 공간이 의외로 넉넉해 패밀리카로 쓰기에도 부족하지 않았다. 체급만 보고 ‘작다’는 선입견을 갖기엔 억울한 차다.
결국 GV60이 부진한 건 차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시장 분위기의 탓이 큰 듯 하다. 지금은 전기차 보급이 정체기에 들어서면서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가격표를 본다. 그런 환경에서 프리미엄 전기차 포지션을 지킨 GV60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그러니 전기차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는 순간이 온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직접 경험해본 GV60은 고급스러움과 실용성을 동시에 챙긴 차였고 이 정도 완성도라면 재평가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GV60 후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GV60 트렁크.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타깃
-‘프리미엄’과 ‘전기차’를 동시에 챙기고 싶은 30대 영리치
-테슬라는 뻔하고 독일차는 지겹게 느껴진다면
▲주의할 점
-옵션 몇 개 넣으면 순식간에 9000만원대
-체급은 준중형, 덩치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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