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go !! 바로가기 go !!

12·3 계엄 1년을 맞아 시민들이 되찾은 민주주의를 이미지로 구현했다. 1년 전 그날 밤 무장한 군인과 헬리콥터가 국회의사당을 침탈했지만, 시민들은 계엄을 해제하고 민주주의를 되찾았다. 2025년 오늘의 국회의사당 앞에 2024년 12월14일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환호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픽셀스틱으로 그렸다. 한순간에 송두리째 짓밟힐 뻔한 민주주의의 전당이 온전히 숨 쉬고 있음에 나, 우리 그리고 모두가 함께했던 그날 밤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한겨레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황금성슬롯 그날 밤 정말 죽는 거 아닌가 두려움을 안고 “몸빵”이라도 하겠다며 국회로 향했던 이들이 있었다. 총 든 군인을 맨몸으로 막아선 이들이 없었다면, 공동체와 민주주의는 내란 세력에게 무너졌을 것이다. 우리는 큰 빚을 졌다.
내란 우두머리 체포와 탄핵심판에 모두의 관심이 쏠려있던 올해 1월, 시민의 눈으로 본 2024년 12월3일 밤을 기 릴게임바다이야기 록하는 ‘시민사’ 작업이 조용히 시작됐다. ‘내란의 밤, 시민의 기록’은 9천∼1만명으로 추정되는 국회 앞 12·3시민 중 313명의 증언이다. 왜 국회로 갔는지, 무엇이 당신을 그곳에 가게 했는지, 누구의 손을 잡았는지, 그렇게 지켜낸 공동체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묻고 기록한 결과물이다.
“저 XX 새끼!” 야식을 먹다가, 영어 공부나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 운동을 하다가,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다가 택시, 버스,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5·18 광주는 멀지 않았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운전대를 잡은 이도 있었다. 가슴 뻐근하게 만드는 장면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이어진다. 여의도 가는 콜만 계속 기다렸다는 택시 기사는 “이런 나라를 물려줘서 미안하다”며 울었다고 한다. 그 밤 택시비 받지 않은 기사들이 게임몰릴게임 많았다고 한다. 지하철 국회의사당역에서 모르는 이들이 다 함께 내리는, 혼자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낯선 이들을 통해 안도로 바뀌는 경험. 지상으로 오르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군경을 막아선 국회 앞 시민의 벽을 떠올려보라.



내란의 밤, 시민의 기록 l 강문민서· 바다이야기고래출현 송소연·조용환 지음, 진실의힘, 2만2000원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굳어진 듯한 ‘군경의 소극적 대응’에 대해 책은 313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다른 정보를 제공하고 다시 질문한다. 국회를 봉쇄했던 경찰은 극소수를 제외하고 매우 적극적으로 내란 임무를 수행했으며, 계엄군의 망설임 역시 시민의 집단적 저항이 없었으면 달랐을 수 있다는 것을. 이는 내란 재판이나 한국사회 재구성이 어떤 타협적 봉합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12·3시민이 지킨 것은 내란 이전의 한국이 아니다. 일상에서 “작은 형태의 계엄”을 매일 치르는 이들에게로 그날 밤 경험은 확장한다. 이렇게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시민”을 가졌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