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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와 국민의힘 간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및 지난해 총선 당시 국민의힘 당원으로 집단 가입한 통일교 신도 규모를 약 3500명으로 특정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중 3100여 명은 전당대회를 앞둔 2022년 10월부터 2023년 3월 입당했고, 400여 명의 당원 가입 시점은 지난해 1~4월 사이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18일 특검팀이 국민의힘 당원명부를 관리하는 업체를 압수수색해 전체 당원 중 통일교 신도를 1차 추출하 서브프라임원인 고 2023년 전당대회 및 2024년 총선과 맞물려 입당한 신도들을 추려낸 결과다.
국민의힘 전체 당원 명단과 통일교 신도 명부를 비교·대조한 결과 통일교 신도이면서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한 인원은 12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당시 4시간30분에 걸쳐 업체에서 확보한 국민의힘 당원 명단과 사전에 준비한 120만명의 통일교 새마을금고 연봉 신도 명부를 비교했다. 이후 이름·생년월일 등의 정보를 활용해 재차 검증하는 작업을 거쳤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mg새마을금고 인터넷뱅킹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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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전당대회 앞두고 3100여 명 입당
특검팀은 특히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입당한 통일교 신도 3100여명의 존재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 개인돈 월변 후보로 권성동 의원이 거론됐는데, 통일교가 권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을 조직적으로 지원하고 이를 대가로 당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려 시도한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실제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윤심은 정확히 무엇인가.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가” “신규 입당 주민등록등본 원이 1만1101명”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전씨는 윤 전 본부장에게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 이라고 답장했다. 당시는 국민의힘이 당원투표 70%에 여론조사 30%였던 전당대회 룰을 당원투표 100%로 바꾸며 당 대표 후보들 사이에서 당원 확보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시점이었다.
다만 권 의원은 전당대회를 두 달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후 통일교는 김기현 의원을 지원한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특히 특검팀은 당원 가입 논의에 전씨가 포함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김건희 여사가 전씨를 통해 통일교 당원 가입을 요청했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통일교 집단 당원 가입 의혹에 대해 정당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선 ‘본인의 자유의사에 반하는 정당 가입’이 입증돼야 한다. 수천명의 통일교 신도들이 특정 시기에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했단 점이 확인된다 하더라도 당원 가입 과정에서 한학자 총재를 비롯한 교단 차원의 강제성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혐의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8일 김건희 특검팀의 압수수색을 막기 위해 서울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에 위치한 당원명부 데이터베이스(DB) 관리업체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통일교 신도 명단과 당원 명부를 대조해 약 12만명이 통일교 신도 추정 당원으로 파악된 것은 “정상적”이란 입장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대한민국 국민이 5000만명이고 당원 명부 숫자가 500만명이기에 (국민의) 10%가 당원으로 보인다”며 “이에 통일교 120만 명단을 갖고 오면 그중 12만명 정도는 당원 명부에 들어와 있을 개연성이 통계학적으로 아주 많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인구 5000만명 중 500만명이 국민의힘 당원인 상황에서 같은 비율로 통일교 신도 120만명 중 12만명이 당원에 포함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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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입당했다면 정당법 위반
나아가 당내에선 전당대회의 경우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당원에만 투표권이 주어지는 만큼 해당 시기 당원으로 가입한 통일교 신도의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다만 영향력과는 별개로 특검팀이 수사 중인 혐의는 강제 집단 입당으로 규모와 관계없이 본인 의사에 반해 입당이 이뤄졌다면 그 자체로 정당법 위반 소지가 있다.
국민의힘은 추가 압수수색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대비 중이다. 지난 18일 압수수색 당시 당원 명부 관리 업체뿐만 아니라 중앙당사도 대상지로 적시됐으나 중앙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무산됐기 때문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9일 “(특검팀이) 추가 압수수색을 나올 것처럼 경고하고 갔다”고 했다. 특검 측은 “국민의힘 중앙당에 대한 압수수색은 ‘정지’된 상황”이란 입장이다.
전민구·정진우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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