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크탱크 ‘책임 있는 국정 운영을 위한 퀸시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이 6일 한국일보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종전이 완전히 보장될 때까지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줌 화면 캡처
미국에서 손꼽히는 중동 지정학 권위자인 트리타 파르시(52) ‘책임 있는 국정 운영을 위한 퀸시연구소’ 부소장이 6일(현지시간) 한국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전쟁 주도권이 이란에 넘어갔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성 발언들은 결국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다신2게임일방적으로 협상 시한을 제시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위협했던 대로 확전을 선택한다면 그 피해는 본인한테 부메랑처럼 돌아오리라는 게 파르시 부소장 주장이다. 그는 “호르무즈해협을 막고 있는 이란이 중동 역내 주변국 석유 시설에 공격을 가하면 폭등한 유가가 오랫동안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름값과 물가를 잡겠다는 공약으로 집권한
릴짱릴게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재앙이다.
파르시 부소장은 종전이 보장될 때까지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등 협상 카드를 소모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중재국들이 휴전 후 종전 협상을 진행하는 ‘단계적 접근’ 안을 제시했지만 이란은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휴전을 재무장 기간
바다이야기APK 으로 활용하는 것을 이미 봤기 때문이다.
퀸시연구소는 군사력이나 전쟁보다 외교를 통한 평화적 분쟁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2019년 설립된 미국 싱크탱크다. 좌우 정치 이념의 대척점에 있는 세계적 부호 조지 소로스와 찰스 코크가 의기투합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됐다. 이란 태생으로 퀸시연구소 공동 설립자이자 저명한 미국·이란 관계
황금성슬롯 전문가인 파르시 부소장은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을 비롯한 미국 유명 매체와 자주 인터뷰하지만 한국 신문과의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한테 속은 트럼프
-이란이 중재국 그룹의 휴전 제안을 거부했다.
“휴전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난 2년간 가자지구에서 이
릴게임종류 스라엘과 미국이 휴전에 합의하고 그 시간을 이용해 재정비와 재무장을 한 뒤 전쟁을 재개하는 모습을 우리는 봤다. 단계적 접근(1단계 휴전, 2단계 종전)은 함정이라는 게 이란의 인식이다. 이란은 전쟁을 완전히 끝내고 전쟁 재발 방지를 확실히 보장하는 방안에만 동의할 것이다. 그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이란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어떤 협상 카드도 포기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어느 편이 우위에 있나.
“현재 ‘확전 주도권(escalation dominance right)’을 확보한 쪽은 이란이라 생각한다. 군사력이 강해서가 아니다. 트럼프의 대통령직 임기를 끝장낼 수 있는 방식으로 갈등을 고조시키거나 역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그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란이 역내 석유 기반시설을 공격한다면 전쟁의 후과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일시적 공급 차질 및 유가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 급등한 유가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다.”
-위협을 가하는 쪽은 트럼프 대통령이다.
“미국은 협상 우위에 있지 않다. 이란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확전의 덫에 걸려들게 될지 모른다. 확전은 미국에 아주 해로울 것이다. 지금껏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위협을 실행하는 데 신중을 기해 온 것은 자신이 패배자가 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었다.”
-백악관은 4~6주를 전쟁 기간으로 말해 왔다.
“앞으로 2주 내 전쟁이 끝나려면 실질적인 외교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양측 모두 현실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목도하는 양측 태도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상대방에 무조건적인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 당분간 전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석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을 미군이 점령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군을 투입할까.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 이란이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기습이 불가능하다. 하르그시(市)에는 8,000명 넘는 민간인이 거주한다. 땅이 비교적 평평하고 은폐물이 없는 데다 해안과 가까워 주둔 미군이 극단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작전의 위험성에 비해 전략적 이득은 크지 않다. 호르무즈해협 개방이나 휴전 동의를 이란에 강제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수감자·인질 교환 및 휴전 협상이 진행되던 지난해 10월 13일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연설을 위해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밀담을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실익이 없어 보이는 이 전쟁을 트럼프 대통령은 왜 시작했나.
“이스라엘에 의해 오도된 듯하다. 이스라엘은 그에게 이번 전쟁이 손쉬울 것이라는 확신을 심었다. 나흘 안에 끝날 것이며 그가 이란 정권을 뒤집거나 정권이 내부적으로 붕괴할 것이라고, 그러면 그는 영웅이 될 것이라고 유혹했다. 하지만 애초 항복은 이란의 선택지가 아니었다. 내 생각에 이스라엘은 이를 알면서도 자신들의 지정학적 목표를 이루려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을 선언하면 이스라엘은 받아들일까.
“미국의 지원 없이 이스라엘이 전쟁을 지속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란 미사일을 모두 요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종전의 관건은 이란의 의향이다.”
美 중동 패권 종언의 서막
-호르무즈해협의 미래는.
“선박들이 자유롭게 항행했던 과거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이란은 오만과 함께 해협을 통제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모든 통과 선박들한테 통행세를 징수하고 이를 이용해 과거 자국과 경제 관계를 맺었다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동참 압력에 이란 시장을 떠난 한국 같은 국가들과 복귀 협상을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관계를 재구축하는 데 해협 통제권을 활용할 수 있다.”
-미국이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걸프(페르시아만) 우방국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
“이번 전쟁이 지금 같은 양상으로 마무리된다면 그간 막대했던 미국의 중동 지배력이 쇠퇴하기 시작할 것이다. 유일한 안보 파트너였던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게 입증된 만큼 걸프 국가들이 안보 파트너 다변화를 모색하고 나설 수 있다.
아시아 국가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전쟁에 돌입하며 그로 인한 에너지 위기가 아시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사실, 아시아 동맹·우방국들의 국익에 무관심했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을 국가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한국은 어떻게 처신하는 게 좋을까.
“미국이 영원히 자국 안보를 책임져 줄 것이라는 전제 위에 안보 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명백한 실수다. 유럽이 그런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대가(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바레인·쿠웨이트·오만·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도 비슷한 실수를 했다. 아시아 국가들에는 반면교사다. 대미(對美) 안보 의존도 축소에 착수할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중국에 유리한 결과인가.
“미국의 약화가 반드시 중국에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 역량 강화가 끝나지 않은 중국은 중동 불안정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성직자가 주도해 온 이란 신정(神政) 체제에 군부가 결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시점 기준으로 이란 정권의 입지는 전쟁 발발 전보다 더 강해졌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사회 전반에 대한 정부 통제력을 강화했고, 반(反)정부 세력은 위축됐다. 정권 내부에서는 강경파가 득세하고 있다. 전쟁이 끝난 뒤 이란이 지금보다 더 억압적인 체제가 될까 봐 걱정된다.”
-핵 개발 차단이 미국의 이란 공격 명분이었지만 오히려 국제 핵 비확산 체제가 흔들렸다는 게 상당수의 분석이다.
“이번 사태로 핵확산금지조약(NPT)이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 번에 걸쳐 핵무기 보유국들(미국·이스라엘)이 비(非)보유국(이란)을 폭격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암살되며 핵무기 생산 및 사용을 금지하는 파트와(종교지도자의 칙령이나 이슬람 율법 해석)도 사라졌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 의지가 더 강해졌다. 미국이 자초한 일이다.”
트리타 파르시 퀸시연구소 부소장. 퀸시연구소 홈페이지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미국·이란 관계, 이란 외교 정책, 중동 지정학 전문가다. 세계적 석학 놈 촘스키가 “이란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학자 중 한 명”이라고 극찬했다. 이란 태생으로 전미이란계미국인위원회(NIAC) 회장을 지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싱크탱크 ‘책임 있는 국정 운영을 위한 퀸시연구소’의 공동 설립자이자 부소장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