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헌터스' 속 검은 갓이 전 세계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뒤, 조선 선비의 상징이던 전통 모자 '갓'이 다시 세계 무대의 조명을 받고 있다. 스크린 속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실제 갓의 제작 현장과 장인을 찾는 발걸음도 부쩍 늘었다.
최근 서울 명동에서 국가유산청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주관으로 열린 'K-헤리티지 아카데미'. '갓' 명인이 외국인들 앞에서 섬세한 갓 제작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클래스를 총괄하는 신숙 한국전통문화대학교 K-헤리티지 국제센터장은
릴게임예시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글로벌 리더 대상의 문화유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열린 수업"이라며 "(수업을 통해) 단순히 체험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문화유산의 특수성을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하는 외국인의 눈빛도 매우 진지했다. 대나무를 삶고, 종잇장처럼 얇게 훑어내며 한 올 한 올 형태를 잡는 손길이 이어진다
릴게임5만 . 국가무형유산 '갓일' 기능보유자 박창영 장인은 "갓은 곡선과 균형의 예술"이라며 "양태(챙)의 완만한 곡선을 잡는 '트집' 작업이 제대로 돼야 비로소 갓의 멋이 산다"고 설명했다.
갓 일은 조선시대 모자를 만드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기술로, 말총으로 몸통을 엮는 총모자장, 대나무로 챙을 만드는 양태장, 이를 하나로 완성하는 입자장으로
바다이야기사이트 나뉜다. 이 가운데 완성 기술을 온전히 구사할 수 있는 입자장은 전국에 단 두 명뿐이다. 박 장인은 그중 한 사람이다.
그의 집안은 150년 넘게 갓을 만들어왔다. 증조부 때부터 이어진 가업은 아버지를 거쳐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갓은 며칠 배워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최소 10년은 붙어서 봐야 하고, 평생을
신천지릴게임 해도 다 안다고 말할 수 없어요."
그는 2007년부터 아들에게 기술을 전하고 있다. 시대가 바뀌어 수요는 줄었지만, 맥이 끊어질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박 장인은 후학 양성을 위해 사회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이 많이 가고, 수익으로만 보면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그래서 국가와 사회
바다이야기부활 가 전통의 맥을 잇는 작업을 더 인정해주고, 밑에서 배우는 사람들이 계속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박 장인의 아들 박형박 갓 일 입자장 전수자 역시 이날 수업을 함께 진행했다. 박 전수자는 "군대 제대 후부터 아버지에게 배웠고 시대가 변해 현재는 소품과 전시 중심으로 갓을 선보이고 있다"며 "둘째 딸 덕분에 '케데헌' 애니메이션을 80번 넘게 봤다"고 웃었다.
갓의 세계화는 K-콘텐츠의 힘에서 불이 붙었다. '케데헌'에서 저승사자가 쓴 흑립은 '전통 소품'을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소비됐다.
세계의 반응도 뜨겁다. 지난해 베니스 전시를 시작으로, 프랑스 리옹 모자 비엔날레, 아시아·태평양 국제 행사(APEC) 연계 전시까지 초청이 이어졌다.
외국인 관람객들은 갓의 투명하면서도 그늘을 만드는 구조, 머리에 '눌러쓰는' 모자가 아닌 '얹는' 예모로서의 상징성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비나 햇빛을 가리는 도구가 아니라, 신분과 정신을 드러내는 모자라는 점이 세계 어디에도 없는 특징"이라는 게 박 장인의 설명이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외국인들은 실제 갓에 쓰이는 재료로 만든 '미니 갓'을 직접 만들어보고 "하나를 완성하는 데 몇 달이 걸린다는 사실에 놀랐다", "한국 문화가 왜 섬세하다고 하는지 알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갓은 시대에 따라 모습도 달라졌다. 조선 후기에는 높이가 20cm를 넘는 갓이 유행했고, 신분을 과시하기 위해 거북 등껍질로 만든 값비싼 갓끈을 달기도 했다. 사치가 심해 금지령이 내려진 뒤에는 대나무로 대체됐다.
이런 변화의 기록 하나하나가 오늘날 장인에게는 중요한 연구 자료다. 박 장인은 "유물을 직접 보고, 가능한 한 옛 방식에 가깝게 재현하려 한다"며 "그 과정이 전승의 힘이 된다"고 말했다.
K-팝과 드라마가 세계를 사로잡은 시대, 그 흐름 속에서 갓은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 진행형 문화로 다시 호흡하고 있다.
박 장인은 말한다.
"갓 일은 제게 천직입니다. 멋을 만드는 일이고, 이 맥을 잇는 게 제 목표예요."
<기획·제작총괄 : 김희선, 구성 : 민지애, 내레이션 : 유세진, 영상 : 박소라·김종석, 취재협조 : 국가유산진흥원 국가유산채널, 연출 : 김현주>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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